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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22일조회 0

해외 인신매매 조직, 국적 불문 한국 법정에

화물선을 타고 부산항에 들어온 외국인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여권 사진 수십 장과 송금 기록이 나왔습니다. 동남아의 한 도시에서 일자리를 미끼로 여성들을 모아 이웃 나라 업소에 넘긴 조직의 연락책이었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한국인은 없었고, 범행 장소도 모두 외국이었습니다. 그래도 수사기관은 그를 한국 형법으로 입건했습니다. 범인도 피해자도 범행지도 한국과 무관한데 어떻게 우리 법정에 세울 수 있는지, 그 근거와 처벌 범위를 정리합니다.

외국인이 외국에서 저지른 일에 한국 형법이 왜 닿나

형법의 적용 범위는 원래 좁습니다.

국내에서 벌어진 범죄, 한국인이 해외에서 저지른 범죄가 기본이고, 외국인이 해외에서 저지른 범죄는 내란·통화·문서 위조처럼 제5조가 꼽은 몇 가지나 한국 또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경우(제6조)로 한정됩니다. 그중 제6조에는 범행지 법률로 범죄가 되지 않거나 소추가 면제되면 적용하지 않는다는 단서까지 붙어 있습니다.

이 틀로만 보면 앞의 연락책은 어디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2013년 형법은 약취·유인과 인신매매의 장 끝에 제296조의2를 새로 넣었습니다. 제287조부터 제292조까지, 그리고 미수범 처벌 조항인 제294조는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도 적용한다는 내용입니다.

세계주의
범인의 국적, 피해자의 국적, 범행 장소와 관계없이 자국 형법을 적용하는 원칙입니다. 제296조의2에는 제6조와 같은 범행지 법률 단서가 없습니다.

매매의 목적에 따라 형은 어떻게 달라지나

제289조는 사람을 사고파는 행위를 목적별로 네 단계로 나눕니다. 아래 표는 기본 형과, 매매된 사람이 다치거나 숨진 경우의 가중 조항을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

조항행위법정형
제289조 제1항사람을 매매7년 이하 징역
제289조 제2항추행·간음·결혼·영리 목적 매매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제289조 제3항노동력 착취·성매매와 성적 착취·장기적출 목적 매매2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제289조 제4항국외 이송 목적 매매, 매매된 사람의 국외 이송제3항과 같음
제290조매매된 사람을 상해 / 상해에 이르게 함3년 이상 25년 이하 / 2년 이상 20년 이하
제291조매매된 사람을 살해 / 사망에 이르게 함사형·무기·7년 이상 / 무기·5년 이상

앞의 사례처럼 업소에 넘길 목적이었다면 성적 착취 목적으로 제3항에 해당하고, 다른 나라로 옮기는 과정이 있었으니 제4항도 함께 문제 됩니다. 어느 쪽이든 하한이 2년입니다.

직접 팔지 않은 조직원도 처벌되나

조직에서는 사람을 모으는 사람, 차에 태워 국경까지 옮기는 사람, 도착한 사람을 숙소에 숨겨 두는 사람처럼 역할이 잘게 나뉩니다.

제292조가 이 빈틈을 메웁니다. 제1항은 매매된 사람을 넘겨받거나 숨긴 사람을, 제2항은 매매 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을 모집·운송·전달한 사람을 처벌하고, 형은 모두 7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제296조의2가 제292조까지 묶어 두었으므로 이런 역할을 해외에서 맡은 외국인에게도 한국 형법이 적용됩니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경우도 빠져나갈 수 없는데, 제294조가 매매죄와 제292조 제1항의 미수범을 처벌하고 이 미수 조항 역시 세계주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296조의 예비·음모는 세계주의 조항의 목록에 없습니다. 해외에서 범행을 준비만 한 외국인은 이 조항으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벌금이 함께 붙거나 형이 줄어드는 경우는

제295조는 제288조부터 제291조까지, 제292조 제1항의 죄와 그 미수범에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징역과 함께 물릴 수 있게 했습니다. 인신매매가 돈을 노리는 범죄라는 점을 반영한 규정입니다.

반대로 형을 줄일 길도 있습니다. 제295조의2에 따르면 매매되거나 이송된 사람을 안전한 장소로 풀어준 때에는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임의적 감경이라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재판이 열리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제296조의2는 한국 형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근거일 뿐, 범인을 데려오는 장치는 아닙니다. 범인이 한국에 들어오거나 신병이 확보되어야 실제 기소와 재판이 이어집니다. 해외에서 벌어진 일을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 피해자의 진술과 출입국 기록, 항공권·승선 기록
  • 모집 광고, 메신저 대화, 계약서처럼 목적을 보여 주는 자료
  • 송금 내역과 계좌, 대금이 오간 흐름
  • 숙소·업소 위치와 사진, 함께 있던 다른 피해자의 연락처

피해자나 가족이 한국에 있다면 이런 자료를 지우지 말고 원본 그대로 보관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리

형법 제296조의2는 인신매매와 약취·유인 관련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 범행지가 외국이고 피해자가 외국인이어도 한국 형법을 적용하게 합니다. 형은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중 성적 착취나 국외 이송 목적이면 하한 2년의 징역에 벌금이 함께 붙을 수 있습니다.

모집·운송·은닉을 맡은 조직원과 미수범도 대상이지만 예비·음모는 빠져 있습니다. 피해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자료를 보존한 채 변호사와 함께 고소와 진술 준비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5조, 제6조, 제289조, 제290조, 제291조, 제292조, 제294조, 제295조, 제295조의2, 제296조, 제296조의2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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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가 모두 외국인이어도 한국에서 처벌할 수 있습니까?

형법 제296조의2는 제287조부터 제292조까지와 제294조를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도 적용합니다. 피해자 국적을 요건으로 두지 않으므로 외국인 피해자 사건도 대상이 됩니다.

범행 국가에서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면 어떻게 됩니까?

제6조에는 범행지 법률로 범죄가 되지 않으면 적용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지만, 제296조의2에는 그런 단서가 없습니다. 인신매매 관련 죄는 범행지 법률과 관계없이 한국 형법이 적용됩니다.

사람을 실어 나르기만 한 운전기사도 처벌됩니까?

매매 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을 운송했다면 제292조 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대상입니다. 목적을 알고 했는지가 다툼의 핵심이 되므로 지시받은 내용과 경위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피해자를 풀어 주면 형이 줄어듭니까?

제295조의2는 매매되거나 이송된 사람을 안전한 장소로 풀어준 때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감경 여부는 법원이 정하므로 풀어준 장소와 시점, 경위가 양형 자료로 다투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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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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