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건축과 사무실에 수사관들이 영장을 들고 들어섭니다. 몇 해 전 인허가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특혜를 받았다는 고발 사건입니다. 담당 과장은 캐비닛의 서류철 몇 권을 가리키며 직무상 비밀이 담긴 문서라 상급 기관의 승낙 없이는 내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수사관은 영장이 있다고 하고, 과장은 법에 조항이 있다고 맞섭니다. 그 서류가 있어야 억울함을 풀 수 있는 피의자도 어딘가에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11조가 무엇을 막고 무엇은 막지 못하는지, 양쪽의 시선으로 나누어 봅니다.
영장이 있어도 가져가지 못하는 서류가 있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셋 붙습니다.
첫째, 공무원이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소지하거나 보관하는 물건이어야 합니다. 둘째, 본인이나 그 공무소가 그 물건이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것이라고 신고해야 합니다. 셋째, 이 두 가지가 갖춰지면 소속 공무소나 감독 관공서의 승낙이 있어야 압수할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신고입니다. 아무 말 없이 서류를 내주면 이 조문은 작동하지 않고, 일반적인 압수 절차가 그대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비밀이라고 생각하는 공무원은 그 자리에서 분명히 신고 의사를 밝혀야 하고, 수사기관은 그 신고를 기록에 남겨야 합니다.
퇴직한 공무원이 집에 보관하던 업무 수첩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의외로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승낙을 거부하면 끝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제111조 제2항은 소속 공무소나 감독 관공서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정했습니다.
비밀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문서가 외부에 알려지면 부서가 곤란해진다거나, 업무 관행이 드러난다는 이유는 이 기준에 닿기 어렵습니다. 거부할 수 있는 폭이 처음부터 좁게 짜여 있는 셈입니다. 결국 이 조항이 하는 일은 압수를 막는 것이 아니라, 비밀 여부를 수사관 혼자 판단하지 않고 기관의 판단을 한 번 거치게 하는 것입니다.
군사 시설은 별도의 조항이 있습니다.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나 수색을 할 수 없고, 책임자 역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가 아니면 승낙을 거부하지 못합니다. 물건이 아니라 장소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공무상 비밀, 군사상 비밀, 업무상 비밀은 어떻게 다른가
세 조문은 나란히 붙어 있지만 막는 방식이 다릅니다.
| 조문 | 보호 대상 | 압수 요건 | 막을 수 없는 경우 |
|---|---|---|---|
| 제110조 |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 | 그 장소 책임자의 승낙 |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지 않으면 거부 불가 |
| 제111조 | 공무원이 소지하거나 보관하는 물건 중 비밀 신고가 된 것 | 소속 공무소나 감독 관공서의 승낙 |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지 않으면 거부 불가 |
| 제112조 | 변호사, 의사, 세무사 등이 업무상 위탁받아 보관하는 타인의 비밀 물건 | 보관자가 압수를 거부할 수 있음 | 그 타인의 승낙이 있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을 때 |
제110조와 제111조는 승낙 구조입니다. 기관이 판단하고, 그 판단에 한계를 둡니다. 제112조는 보관자 개인에게 거부권을 준 구조입니다. 구청 사건에서 제112조를 끌어올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경찰의 압수에도 똑같이 적용되나
적용됩니다. 제110조부터 제112조까지는 법원의 압수에 관한 조문이지만, 10월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 제219조가 이를 사법경찰관의 압수, 수색, 검증에 준용합니다.
공무소 안에서 영장을 집행할 때는 그 책임자에게 참여하라고 통지해야 합니다. 영장은 처분을 받는 사람에게 반드시 보여 주어야 하므로, 현장의 공무원은 영장에 적힌 압수 대상과 장소부터 확인하십시오.
비밀 신고가 있었는데 승낙 없이 서류를 가져갔다면 그 처분에 불복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압수 처분에 대해서는 직무집행지의 관할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준항고가 그 통로입니다. 승낙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집행을 멈춰야 한다면, 수사관은 그 장소를 폐쇄하거나 간수자를 둘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관공서 자료를 받아 내려면
이 조문을 반대편에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무원이 가진 서류가 무죄를 보여 줄 열쇠인 경우입니다.
- 필요한 문서를 최대한 특정합니다. 문서 이름, 작성 부서, 작성 시기, 결재 단계까지 적을수록 좋습니다.
- 재판 단계라면 법원에 공무소 조회와 보관서류 송부 요구를 신청합니다. 피고인과 변호인도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이를 기각할 때에는 결정으로 해야 합니다.
- 송부가 지연되면 법원에 해당 문서의 제출명령이나 압수를 구하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 재판 전이고 서류가 폐기되거나 바뀔 우려가 있다면 판사에게 증거보전으로 압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무소가 비밀을 이유로 거절하면 쟁점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그 문서가 정말 국가의 중대한 이익과 연결되는지, 아니면 일부만 가리고 제출할 수 있는지입니다.
공무원 본인이 조심해야 할 것
신고는 절차이고, 숨기는 것은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하면 증거인멸 등의 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서류를 개인 차량으로 옮기거나 파일을 지우는 일은 제111조의 보호 밖입니다.
반대 방향의 걱정도 있습니다.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됩니다.
현장에서 확인할 것
· 영장에 적힌 압수 대상에 그 서류가 들어 있는지
· 직무상 비밀이라는 신고를 누가, 언제 했는지 기록되었는지
· 소속 공무소나 감독 관공서에 승낙 요청이 전달되었는지
· 압수된 서류의 목록을 받았는지
판단이 애매하면 혼자 결정하지 말고 신고 절차를 밟아 기관의 판단을 받는 편이 공무원 개인을 지키는 길입니다.
정리
공무원이 가진 서류라도 비밀 신고가 있으면 소속 공무소나 감독 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승낙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가 아니면 거부할 수 없으므로, 이 조문은 압수를 막는 벽이라기보다 한 번 거치는 관문에 가깝습니다.
경찰의 압수에도 같은 규칙이 적용됩니다.
수사를 받는 기관이든, 그 서류가 필요한 피고인이든 어느 쪽에 서 있는지에 따라 써야 할 조문과 시점이 달라지므로 영장 집행 직후나 공판 준비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대응 순서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110조, 제111조, 제112조, 제118조, 제123조, 제127조, 제184조, 제218조, 제219조, 제272조, 제417조 · 형법 제127조, 제155조
법무법인 대한중앙은 부산 해운대 사무소를 거점으로 영남권·제주 사건을 전담 처리합니다.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도 가능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밀이라고 신고하면 그 서류는 끝까지 압수되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신고가 있으면 소속 공무소나 감독 관공서의 승낙이 필요해질 뿐이고, 그 기관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가 아니면 승낙을 거부하지 못합니다.
퇴직한 공무원이 집에 보관하던 업무 자료도 해당합니까?
제111조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소지하거나 보관하는 물건도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본인이나 원래 소속 공무소가 직무상 비밀이라고 신고하면 그 기관의 승낙이 있어야 압수할 수 있습니다.
비밀 신고를 했는데도 수사관이 서류를 가져갔다면 어떻게 다툽니까?
수사기관의 압수 처분에 대해서는 직무집행지의 관할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준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신고 시점과 내용, 받은 압수목록을 정리해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압수 대신 필요한 부분만 사본으로 낼 수도 있습니까?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으므로, 공무소가 필요한 부분을 골라 사본으로 제출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이때 무엇을 냈고 무엇을 가렸는지 목록으로 남겨 두어야 뒤에 다툼이 줄어듭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0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형사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