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 사흘째 아침, 재판장이 자리에 앉자마자 배심원 한 명이 해임되었다고 알립니다. 피고인석의 사람은 그 배심원이 어제 증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얼굴이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빈 의자는 곧 다른 사람으로 채워집니다. 그 사람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지, 그가 지금까지의 증거를 모르는 채로 평의에 들어가도 되는지가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법은 이때를 위해 예비배심원과 공판절차의 갱신이라는 두 장치를 미리 마련해 두었습니다.
예비배심원은 처음부터 왜 법정에 앉아 있나
법원은 배심원의 결원에 대비해 5인 이내의 예비배심원을 둘 수 있습니다. 예비배심원은 선정기일에 배심원과 함께 뽑히고, 공판기일 통지도 같이 받으며, 법정에서도 배심원석에 나란히 앉습니다.
예비배심원이 두 사람 이상이면 선정 단계에서 순번을 정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법원은 누가 배심원이고 누가 예비배심원인지를 본인들에게 알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기가 평의에 들어갈지 모르는 사람은 증거를 흘려듣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기석이 아니라 같은 자리입니다.
배심원에 관한 규정은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예비배심원에게도 준용되므로 선서를 하고 법정에서의 의무도 똑같이 집니다. 처음부터 같은 증인과 같은 증거를 보고 들은 사람이 옆에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실익입니다.
배심원 자리는 어떤 경우에 비게 되나
빈자리는 대부분 법원의 해임 결정에서 생깁니다.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검사나 피고인,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 다음 사유가 있는 배심원을 해임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사유 |
|---|---|
| 선서 | 정해진 선서를 하지 않은 때 |
| 법정 의무 | 심리 중 법정을 떠나거나, 평의 전에 의견을 밝히거나, 재판 밖에서 사건 정보를 찾아본 때 |
| 출석 | 출석 의무를 어겨 계속 맡기기 적당하지 않은 때 |
| 자격 | 결격, 제척, 면제 사유가 드러났거나 불공평한 판단이 우려되는 때 |
| 선정 과정 | 질문표에 거짓을 적었거나 질문에 거짓으로 답한 것이 밝혀진 때 |
| 진행 방해 | 재판장의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폭언 등으로 진행을 방해한 때 |
| 사임 | 본인이 사임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 |
해임 결정 전에 법원은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묻고, 법정에 나온 그 배심원에게도 진술할 기회를 줍니다. 결정이 나면 불복할 수 없습니다. 휴정 시간에 배심원이 휴대전화로 사건 기사를 찾아보는 모습을 봤다면 그날 바로 변호인에게 알리셔야 합니다.
빈자리는 누가, 어떤 순서로 채우나
제34조 제1항이 답을 정해 두었습니다. 해임이나 사임으로 배심원이 모자라게 되면 예비배심원이 미리 정한 순서에 따라 배심원이 됩니다. 결원이 생긴 그날 법원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는 구조가 아니라, 선정기일에 뽑아 둔 순번이 그대로 집행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예비배심원이 이미 모두 올라섰거나 애초에 두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때는 배심원을 추가로 선정합니다. 새로 뽑힌 사람은 그날까지의 증인신문도, 법정에서 조사한 서류와 사진도 보지 못했습니다.
공판 갱신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비배심원도 없으면 남은 사람만으로 갈 수 있나
갈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리가 상당히 진행되어 새 사람을 들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남은 배심원만으로 재판을 계속하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몇 명이 빠졌느냐에 따라 거쳐야 하는 절차가 다릅니다.
| 부족한 배심원 | 법원이 거쳐야 하는 절차 | 한계 |
|---|---|---|
| 1명 |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음 | 남는 인원이 5명 이상일 것 |
| 2명 이상 |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동의를 받음 | 남는 인원이 5명 이상일 것 |
| 남는 인원 5명 미만 | 남은 사람만으로 진행할 수 없음 | 추가 선정 등 다른 길을 찾아야 함 |
의견과 동의는 무게가 다릅니다. 한 명이 빠졌을 때는 피고인이 반대 의견을 내도 법원이 진행을 결정할 수 있지만, 두 명 이상이 빠졌다면 동의가 없으면 그 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배심원 9명 재판이라면 4명까지 빠져도 남은 인원으로 갈 여지가 있지만, 처음부터 5명으로 꾸린 재판은 한 명만 빠져도 이 길이 막힙니다. 동의 여부는 남은 배심원 구성과 재판 일정을 함께 놓고 변호인과 판단하셔야 합니다.
공판 갱신은 무엇을 다시 한다는 뜻인가
공판절차가 시작된 뒤 새로 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원이나 예비배심원이 있으면 법원은 공판절차를 갱신하여야 합니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공판절차의 갱신
새로 들어온 배심원이 그때까지의 쟁점과 조사한 증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앞선 심리의 내용을 다시 거치는 절차입니다. 국민참여재판법은 그 부담이 과중하지 않도록 하라는 한계도 함께 정했습니다.
조문은 증거조사를 처음부터 모두 반복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 있게 하라는 목적과 과중하지 않게 하라는 한계를 나란히 적었을 뿐입니다. 무엇을 다시 보여 주고 무엇을 요약으로 대신할지는 법정에서 정해집니다.
추가 선정으로 들어온 배심원은 갱신 대상이라는 데 다툼이 없습니다. 순번에 따라 올라선 예비배심원은 첫날부터 같은 법정에서 심리를 지켜본 사람이므로, 실무에서는 갱신의 폭을 좁게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그 자리에서 무엇을 챙겨야 하나
결원은 갑자기 알려지고 결정은 그날 바로 이어지므로, 순서를 미리 정해 두어야 의견을 낼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 해임이나 사임의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결정 전에 의견을 낼 기회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남은 배심원만으로 진행하자는 안이 나오면 부족 인원에 따라 의견인지 동의인지부터 가립니다.
- 갱신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의견을 냅니다. 다툼이 큰 증인의 진술과 핵심 증거는 요약이 아니라 원래 형태로 보여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합니다.
- 공판정 녹음이나 속기록 사본을 청구해 두면 갱신 범위를 다툴 때 근거가 됩니다. 비용은 신청하는 쪽이 부담합니다.
검사 측 요약만으로 갱신이 끝나면 새 배심원은 공소사실의 줄거리부터 기억하게 됩니다. 피고인의 주장이 그 요약에 어떻게 담겼는지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침묵하면 그대로 진행됩니다.
정리
배심원이 빠지면 먼저 정해 둔 순번에 따라 예비배심원이 그 자리를 잇고, 예비배심원이 없으면 배심원을 추가로 뽑습니다. 심리가 많이 진행됐다면 남은 배심원만으로 갈 수도 있지만 한 명이 빠졌을 때는 의견을, 두 명 이상이면 동의를 거쳐야 하고 다섯 명 아래로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있으면 공판 갱신은 의무입니다.
갱신의 방식과 범위에는 정해진 틀이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중요한 증거가 새 배심원에게 어떤 모양으로 전달될지는 그날 법정에서 내는 의견에 달려 있습니다. 참여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결원이 생겼을 때의 대응까지 변호사와 함께 미리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4조, 제31조, 제32조, 제33조, 제34조, 제38조, 제40조, 제41조, 제45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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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배심원 해임 결정에 피고인이 불복할 수 있습니까?
해임 결정에는 불복할 수 없습니다. 대신 법원은 결정 전에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물어야 하므로, 해임 신청이 들어왔다는 말을 들으면 그 자리에서 찬반과 이유를 분명히 밝혀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심원이 몇 명까지 빠져도 재판을 계속할 수 있습니까?
남은 배심원만으로 진행하려면 남는 인원이 5명 이상이어야 합니다. 9명 재판이면 4명까지, 7명 재판이면 2명까지 빠져도 그 결정의 여지가 있고, 2명 이상 빠진 때에는 검사와 피고인 측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갱신 절차에서 이미 나온 증인을 다시 불러 달라고 할 수 있습니까?
조문은 새 배심원이 쟁점과 증거를 이해하도록 하되 부담이 과중하지 않게 하라고만 정했습니다. 다시 신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면 그 증언이 왜 핵심인지와 녹음 재생 같은 대안을 함께 제시해 요청하는 편이 받아들여질 여지가 큽니다.
예비배심원은 자신이 몇 번째 순번인지 알 수 있습니까?
순번은 선정할 때 정해지지만, 법원은 누가 배심원으로 선정되었는지를 본인들에게 알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비배심원도 끝까지 배심원과 똑같은 자세로 심리에 참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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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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