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의 공소제기 결정문이 고소인에게 도착했습니다. 1년 가까이 매달린 끝에 얻은 결과인데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처음에 무혐의라고 판단한 쪽이 바로 그 검사였기 때문입니다. 법정에 서게 된 피고인 쪽에서는 거꾸로 기대를 겁니다. 원래 기소할 생각이 없던 검사라면 공소를 거둬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이 질문에 한 줄로 답해 두었습니다. 그 한 줄이 양쪽에 무엇을 뜻하는지 차례로 살펴봅니다.
보통 사건에서 검사는 공소를 언제까지 거둘 수 있나
비교의 출발점은 일반 사건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55조는 공소를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유를 적은 서면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고, 공판정에서는 말로도 할 수 있습니다.
취소가 들어오면 법원은 제328조에 따라 결정으로 공소를 기각합니다. 사건은 거기서 끝납니다. 다시 기소하려면 제329조가 요구하는 대로 취소 뒤 그 범죄사실에 관한 다른 중요한 증거가 새로 나와야 합니다.
기소한 기관이 스스로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공소취소 제도의 기본 모습입니다.
새 증거 없이 같은 사건을 다시 기소하면 어떻게 될까요. 제327조는 제329조를 위반한 공소를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따로 적어 두어, 취소와 재기소를 되풀이하며 피고인을 붙잡아 두는 일을 막고 있습니다.
재정결정으로 열린 재판은 무엇이 다른가
재정신청 사건은 기소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고등법원이 신청에 이유가 있다고 보면 제262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공소제기를 결정하고, 결정서는 관할 지방공소청장이나 지청장에게 가고, 그쪽은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곧바로 사건을 맡을 검사를 정해야 합니다. 지정된 검사에게는 공소를 제기할 의무가 생깁니다.
그다음이 제264조의2입니다. 검사는 이 결정에 따라 공소를 제기한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습니다. 조문은 이 한 문장이 전부이고 예외를 두지 않았습니다.
| 구분 | 검사가 스스로 기소한 사건 | 공소제기 결정에 따른 사건 |
|---|---|---|
| 기소하게 된 계기 | 검사의 판단 | 고등법원의 결정 |
| 공소취소 | 1심 선고 전까지 가능(제255조) | 불가(제264조의2) |
| 기소 단계 불복 | 재판에서 다툼 | 결정 자체에 불복 불가(제262조 제4항) |
| 공소시효 기준일 | 공소 제기일 | 결정이 있는 날(제262조의4 제2항) |
왜 이렇게까지 막아 두었나
이유는 구조에서 나옵니다.
재정신청은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판단을 법원이 다시 들여다보는 장치입니다. 법원이 기소해야 한다고 결론을 냈는데 그 사건을 맡은 검사가 재판 도중 공소를 거둘 수 있다면, 고등법원의 결정은 하루 만에 뒤집힐 수 있습니다. 처음 불기소를 했던 기관의 판단이 공소취소라는 형식으로 다시 살아나는 셈이고, 고소인이 거친 항고와 재정신청 절차가 모두 의미를 잃습니다.
그래서 법은 기소 여부에 관한 마지막 말을 법원 결정에 두고, 그 뒤로는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리도록 길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피고인 입장에서는 공소취소로 사건이 사라질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다고 보고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공소시효 쪽도 같은 방향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재정신청이 들어가면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시효가 멈추고, 공소제기 결정이 나면 제262조의4 제2항에 따라 결정일을 공소 제기일로 간주합니다. 담당 검사를 지정하고 공소장을 쓰는 데 며칠이 걸려도 그 사이 시효가 끝날 걱정은 없습니다.
취소가 막혀도 재판이 유죄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공소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은 재판을 끝까지 진행한다는 뜻일 뿐, 결론이 정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무죄도, 공소기각도, 면소도 똑같이 열려 있습니다.
검사의 역할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제302조에 따라 증거조사가 끝나면 검사는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한 의견을 진술해야 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소장을 변경하는 절차도 일반 사건과 같이 적용됩니다.
반의사불벌죄라면 사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법원은 제327조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합니다. 이것은 검사가 공소를 거두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소송 조건을 판단하는 것이므로 제264조의2와 부딪히지 않습니다.
주의
재정신청은 고등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만 취소할 수 있고(제264조 제2항), 취소한 사람은 다시 신청할 수 없습니다. 공소제기 결정이 난 뒤에 합의가 이루어져도 신청을 거두는 방식으로 사건을 끝낼 수는 없습니다.
피고인이 된 쪽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제262조 제4항은 공소제기 결정을 다툴 수 없는 결정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결정 단계에서 다툴 길이 닫혀 있으니 처음부터 공판 준비로 넘어가야 합니다.
- 공소장을 받는 대로 공소사실이 결정문의 범죄사실과 어디까지 같은지 대조합니다.
- 수사 단계에서 불기소 이유가 된 사정과 증거를 다시 정리합니다. 한 번 검사를 설득했던 자료는 법정에서도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 재정신청 심리 중 고등법원이 증거조사를 했다면 그 기록을 확인합니다.
-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이 가능한 사건인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지 따져 봅니다.
불기소를 받았던 사건이라고 방심하기 쉬운데, 법원은 이미 한 번 기소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상태입니다.
고소인은 재판에서 무엇을 할 수 있나
재정신청인은 기소를 이끌어 냈지만 재판의 당사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공소 유지는 지정된 검사의 몫입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294조의2는 피해자가 신청하면 법원이 원칙적으로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하고, 피해가 어떠했는지와 피고인을 어떻게 처벌하기를 바라는지 말할 기회를 주도록 정했습니다. 재정신청서에 담았던 사실관계와 증거를 담당 검사에게 정리해 전달하는 일도 공소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재판이 길어지면 지치기 쉽습니다. 기일마다 출석하기 어렵다면 진술을 원하는 기일만 정해 미리 신청해 두고, 출석통지를 받고도 이유 없이 나가지 않으면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는 점을 기억해 두십시오.
정리
보통 사건이라면 검사는 1심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재정신청에 따른 공소제기 결정으로 기소된 사건은 다릅니다.
제264조의2가 취소를 막습니다.
피고인은 공소취소를 기대하기보다 공판에서 다툴 준비를, 고소인은 진술권과 자료 전달로 공소 유지를 돕는 쪽을 택해야 합니다.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각자의 다음 단계를 정해야 하니 결정문과 수사 기록을 들고 변호사와 함께 일정부터 맞춰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55조, 제262조, 제262조의4, 제264조, 제264조의2, 제294조의2, 제302조, 제327조, 제328조, 제329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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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공소제기 결정이 나면 검사가 반드시 기소합니까?
제262조 제6항에 따라 결정서가 도착하면 공소청은 담당 검사를 정하고, 그 검사에게는 공소를 제기할 의무가 생깁니다. 기소 여부를 다시 저울질할 여지는 없습니다.
공소제기 결정에 피의자가 항고할 수 있습니까?
제262조 제4항은 기각 결정에만 즉시항고를 열어 두고, 공소제기 결정에는 불복 수단을 두지 않았습니다. 다툼은 기소된 뒤 공판에서 유무죄를 가리는 방식으로 하게 됩니다.
재판 중에 고소인과 합의하면 사건이 끝납니까?
공소취소는 제264조의2로 막혀 있습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라면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에 따라 법원이 제327조의 공소기각 판결을 할 수 있고, 그 밖의 죄에서는 합의가 양형 자료로 반영됩니다.
검사가 재판에서 무죄 쪽 의견을 낼 수도 있습니까?
제302조는 증거조사가 끝나면 검사가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하도록 정했을 뿐, 그 내용을 미리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소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재판을 끝내는 길은 막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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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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