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에 달린 콘센트에 휴대용 충전기를 꽂아 두고 올라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관리사무소 직원이 사진을 찍어 두었다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전기 몇 킬로와트에 무슨 절도냐고 되물었지만, 조사 통지는 실제로 왔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전기가 어떻게 훔치는 물건이 되는지, 금액이 작아도 조사가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통지를 받은 사람이 지금 무엇을 정리해야 하는지를 차례로 짚어 봅니다.
전기가 왜 재물로 취급되나
형법 제38장 절도와 강도의 죄 맨 끝에 한 문장짜리 조문이 있습니다. 제346조는 이 장의 죄에서 관리할 수 있는 동력은 재물로 간주한다고 적었습니다. 전기는 계량기로 재고 차단기로 끊을 수 있으니 관리할 수 있는 동력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래서 제329조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사람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전기라는 이유로 가볍게 보는 별도 조문은 없습니다.
물건의 모양이 아니라 누구의 것인지가 기준입니다.
관리할 수 있는 동력
전기처럼 형체는 없지만 사람이 생산하고 계량하고 차단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형법은 절도와 강도의 죄에서 이것을 재물로 보도록 정해 두었고, 사기와 공갈의 죄에서도 같은 취지의 조문이 준용됩니다.
공용 콘센트의 전기는 누구의 것인가
아파트 공용부분 전기요금은 입주자 전체가 관리비로 나누어 냅니다. 지하주차장 콘센트의 전기는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주체가 관리하는 전기이지, 꽂은 사람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본인도 관리비를 내는 입주민이니 내 몫이라는 생각은 조사 단계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다른 세대의 부담으로 한 세대의 차가 움직인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상가 외벽, 공원 화장실, 공공기관 주차장의 콘센트는 더 분명합니다. 건물 소유자나 지방자치단체가 청소 장비나 조명을 위해 둔 전기이고, 차량 충전을 위해 개방한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충전 전용으로 설치되어 요금을 따로 받는 충전기는 사정이 다릅니다. 결제 과정을 속였다면 절도가 아니라 다른 죄명이 검토됩니다.
얼마나 썼는지가 결론을 바꾸나
제329조는 금액의 하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완속 충전 한 번에 드는 전기요금이 몇천 원이라도 요건은 충족됩니다. 금액은 죄의 성립이 아니라 처리 방향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갈림길은 아래와 같이 나뉩니다.
| 상황 | 검토되는 조문 | 법정형 |
|---|---|---|
| 공용 콘센트 1회 충전 | 제329조 절도 |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플러그를 꽂다 발각, 충전 전 | 제342조 미수 | 같은 조문의 형 범위에서 감경 가능 |
| 수개월 반복, 동종 전력 | 제332조 상습범 |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
| 유기징역 선고 시 | 제345조 자격정지 병과 | 10년 이하 자격정지 추가 가능 |
표의 두 번째 줄을 눈여겨보십시오. 제342조는 제329조부터 제341조까지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적었으므로, 전기가 흐르기 전에 발각되어도 사건 자체는 열립니다.
잠깐 쓰고 말았다는 항변은 통하나
자동차를 잠시 타고 돌려놓은 경우처럼 돌려줄 생각이었다는 주장이 절도에서 다투어지기도 합니다. 전기는 그 논리가 서지 않습니다. 한 번 쓴 전기는 돌려줄 방법이 없고, 소비한 순간 없어지는 재물이기 때문입니다.
관리사무소에 미리 말했다거나 안내문이 없었다는 사정은 다릅니다. 콘센트 사용을 허락받았다면 타인의 의사에 반하는 취득이 아니므로 절취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허락의 흔적이 있는지가 가장 먼저 확인됩니다.
말로만 들었다면 증명이 어렵습니다.
충전을 허용한다는 공고문, 관리사무소와 주고받은 메시지,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 같은 자료가 있는지를 지금 찾아 두셔야 합니다. 안내문이 금지를 명시하고 있었다면 반대로 불리한 자료가 되므로 그 내용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절차는 어떻게 흐르나
관리사무소나 건물주가 경찰에 신고하면 사법경찰관이 조사를 시작합니다. 아파트 사건은 폐쇄회로 영상과 차량 번호로 당사자가 바로 특정되는 편입니다.
- 출석 요구를 받으면 날짜를 조정하더라도 반드시 응합니다.
- 조사 전에 충전 횟수, 시간대, 사용한 장비를 스스로 정리합니다.
- 해당 기간 공용 전기요금 자료를 관리사무소에 요청해 사용량을 가늠합니다.
- 피해 측에 요금 상당액을 변상하고 영수증이나 입금 내역을 남깁니다.
- 허락 여부를 보여 줄 공고문, 메시지, 회의록을 모아 제출합니다.
피해액이 작고 변상이 끝난 사건은 기소되지 않거나 약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것은 결과이지 권리가 아니므로, 변상과 사과를 조사 전에 마쳐 두는 편이 낫습니다.
주의
신고당한 뒤 같은 콘센트에 다시 충전하는 일이 가장 큰 실수입니다. 한 번은 몰라서 그랬다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신고 이후의 사용은 고의를 다툴 여지를 스스로 지우는 행동입니다. 반복 사용은 제332조의 상습 판단에도 자료가 됩니다.
가족이나 같은 집 식구 사이라면 어떻게 되나
형법 제344조는 친족 사이의 범행에 관한 제328조를 절도에 준용합니다. 2025년 12월 개정된 제328조 제1항은 피해자의 친족이 범행한 경우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바꾸었습니다. 예전처럼 형이 면제되는 구조가 아니라, 피해 가족이 고소하지 않으면 재판으로 가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공용 전기에는 이 조문이 닿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가족이 아니라 입주민 전체이거나 건물 소유자이기 때문입니다. 부모 명의의 단독주택 외부 콘센트를 쓴 것과 아파트 공용 콘센트를 쓴 것은 전혀 다른 사건입니다.
확인할 것
· 콘센트가 설치된 공간이 공용부분인지, 전기요금을 누가 부담하는지
· 충전 허용이나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의 존재와 게시 시점
· 충전 일시와 횟수, 사용한 충전기의 출력
· 관리사무소 또는 건물주와 주고받은 연락의 기록
· 변상한 금액과 그 산정 근거
정리
제346조가 전기를 재물로 보도록 정해 두었기 때문에 공용 콘센트의 전기를 허락 없이 쓰면 제329조 절도가 됩니다. 금액이 작다는 사정은 성립을 막지 못하고 처리 방향에만 영향을 줍니다.
허락의 유무가 사건의 축입니다.
충전 전에 발각되어도 미수로 사건이 열리고, 반복하면 상습이 검토되며, 신고 이후의 재사용은 가장 나쁜 자료가 됩니다. 요금 상당액의 변상과 허락 여부를 보여 줄 자료를 조사 전에 갖추는 것이 먼저이고, 그 순서를 변호사와 함께 정해 두시면 조사 한 번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28조, 제329조, 제332조, 제342조, 제344조, 제345조, 제346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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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전기요금이 몇천 원인데 정말 절도가 됩니까?
제329조는 재물의 가액에 하한을 두지 않았고, 제346조가 전기를 재물로 보도록 정했습니다. 금액은 성립이 아니라 기소 여부와 형의 양에 반영되므로, 사용량을 계산해 변상하고 그 내역을 조사 전에 제출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입주민이라 관리비를 내고 있는데도 남의 전기입니까?
공용부분 전기는 입주자 전체가 부담하는 전기이지 한 세대의 것이 아닙니다. 본인의 관리비 부담은 다른 세대도 똑같이 지는 것이므로, 허락 없이 한 세대의 차량 충전에 쓴 것은 타인의 재물을 취득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안내문이 없었으니 괜찮지 않습니까?
금지 안내문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허락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관리사무소가 충전을 허용했거나 묵인해 온 사실이 메시지나 회의록으로 확인되면 절취의 요건 자체가 흔들리므로, 그런 자료가 있는지 먼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플러그를 꽂았다가 바로 뽑았는데도 조사를 받습니까?
제342조가 절도의 미수를 처벌하도록 정해 두었으므로 전기가 흐르기 전에 중단했더라도 사건은 열릴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량이 없었다는 점은 처리 방향에 크게 반영되니 충전기 기록이나 영상으로 그 사실을 증명할 자료를 챙겨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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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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