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선친 명의로 물려받은 임야에 모르는 집안의 묘 두 기가 있습니다. 개발을 하려면 치워야 하는데 연고자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제 땅이니 그냥 장비를 불러 정리해도 되는지, 혹시 형사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형법이 분묘와 시체를 어떤 층으로 나누어 보호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땅을 파헤친 것만으로 제160조가 성립하고, 유골이나 관 속 물건에까지 손을 대면 제161조 제2항으로 올라가 법정형이 두 배가 됩니다.
■ 파헤친 것만으로도 죄가 됩니까
제160조는 분묘를 발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한 줄로 적어 두었습니다. 벌금형이 아예 없다는 점을 먼저 보셔야 합니다. 무엇을 가져가거나 훼손하지 않았더라도, 봉분을 걷어 내고 매장된 층이 드러나는 정도에 이르면 그것으로 조문의 문언이 채워집니다. 땅의 소유자가 자기 땅이라는 이유로 파는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죄가 지키려는 것은 토지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사자에 대한 사회의 종교적 감정과 유족의 관리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 유골이나 관 속 물건을 건드렸다면 어떻게 됩니까
층이 올라갑니다. 제161조 제1항은 시체, 유골, 유발 또는 관 속에 넣어 둔 물건을 손괴하거나 유기, 은닉, 영득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여기에 제2항이 붙어 있습니다. 분묘를 발굴하여 제1항의 죄를 지은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무덤을 열고 유골을 옮기거나 부장품을 가져 나온 사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160조의 5년과 견주면 형의 상한이 두 배입니다. 세 조문 모두 징역형만 두고 있어 벌금으로 마무리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 하다가 그만두면 처벌을 면합니까
면하지 못합니다. 제162조가 전 2조의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장비를 대고 땅을 파기 시작했다가 인기척에 멈춘 경우라도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되면 미수로 문제됩니다. 함께 참고할 조문으로 제163조가 있는데, 변사자의 시체나 변사로 의심되는 시체를 은닉하거나 변경하여 검시를 방해한 경우를 7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장에 있지만 겨냥하는 국면이 다릅니다.
■ 우리 집안 묘를 옮기는 것도 문제가 됩니까
절차를 밟지 않으면 문제가 됩니다. 분묘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권한을 가진 사람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개장이라면 위법한 발굴로 보기 어렵지만, 그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부터 정리되어야 합니다. 형제 사이에 다툼이 있는 상태에서 한쪽이 먼저 파낸 사안이 고소로 이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여기에 더해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이미 설치된 분묘를 열어 옮길 때 관할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에게 개장 신고를 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신고 없이 진행하면 그 법률에 따른 제재가 형사 문제와 별도로 따라옵니다.
■ 남의 땅에 있는 묘는 어떻게 정리합니까
순서를 권해 드립니다. ① 등기사항증명서와 지적도로 분묘의 위치가 내 토지 안에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② 연고자를 찾아 개장에 관한 협의를 서면으로 남깁니다. ③ 연고자를 찾을 수 없는 무연분묘라면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공고와 신고 절차를 거칩니다. ④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분묘의 이장을 구하는 소송으로 판결을 받아 집행합니다. 관습상 인정되어 온 분묘기지권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어 소유권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절차를 건너뛰고 장비를 부르는 순간 민사 다툼이 형사 사건으로 바뀌므로, 착공 전에 변호사와 순서를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160조, 제161조, 제162조, 제163조 · 장사 등에 관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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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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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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