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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10월 12일조회 0

텅 빈 가방을 턴 소매치기도 죄가 되나요?

Q. 질문 내용

동생이 지하철에서 옆 사람 가방 지퍼를 열고 손을 넣었다가 그 자리에서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가져간 물건이 없는데도 절도로 처벌받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훔칠 물건이 애초에 없던 가방에 손을 댄 행위가 절도의 미수로 처벌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방이 비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죄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형법은 절도 미수를 처벌하고, 대상이 없어 결과가 불가능했던 경우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되 형을 줄이거나 면제할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 손을 넣은 순간 무엇이 시작된 것으로 보나요

절도는 형법 제329조에서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로 정해져 있고, 법정형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물건을 손에 넣지 못했다면 남는 문제는 미수입니다. 제25조는 범죄의 실행에 착수했으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미수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했고, 제342조가 절도의 미수를 처벌 대상에 넣었습니다. 실무에서는 물건을 꺼내려고 남의 가방이나 주머니에 손을 넣은 때를 실행에 착수한 시점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퍼를 열고 손을 집어넣었다면 이미 그 단계를 지났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 가방이 비어 있었다는 사정은 어떻게 다뤄지나요

여기서 조문이 둘로 갈립니다. 하나는 제25조의 일반 미수로, 물건이 있었을 수도 있었는데 우연히 없었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다른 하나는 제27조의 불능범 규정입니다. 이 조문은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고 적었습니다. 빈 가방은 대상이 없어 결과가 불가능했던 경우에 가깝다는 주장이 이쪽에서 나옵니다. 어느 쪽으로 보든 처벌 대상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 두 조문의 차이는 어디서 드러나나요

형을 정하는 단계입니다. 제25조 제2항은 미수범의 형을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만 정했습니다. 반면 제27조 단서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적어 면제까지 열어 두었습니다. 감경이 이루어지면 제55조에 따라 유기징역은 형기의 2분의 1, 벌금은 다액의 2분의 1로 내려가므로 절도의 상한은 ① 징역 3년 ② 벌금 500만원이 됩니다. 같은 행위라도 어느 조문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다툴 수 있는 폭이 달라집니다.

■ 위험성이 없었다고 다툴 수 있나요

제27조는 위험성이 있을 때에만 처벌합니다. 그러나 남의 가방은 보통 무언가가 들어 있을 수 있는 물건이라, 손을 넣는 행위에 위험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쟁점은 따로 있습니다. ① 정말 물건을 가져가려는 뜻이 있었는지 ② 손이 가방 안에 들어간 것인지 겉에 닿았을 뿐인지 ③ 같은 수법의 전력이 있는지입니다. 상습으로 절도를 저질렀다면 제332조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으므로 전력 여부가 결과에 크게 작용합니다.

■ 조사 전에 무엇을 정리해야 하나요

① 당시 위치와 시각, 주변 혼잡도를 기억나는 대로 적어 둡니다. ② 지하철이나 상가의 폐쇄회로 영상은 보존 기간이 짧으므로 위치를 특정해 둡니다. ③ 피해자가 누구였는지, 현장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정리합니다. ④ 과거 같은 종류의 처벌 이력이 있다면 시기와 결과를 확인합니다. 빈 가방이었다는 사정은 형을 정할 때 고려될 수 있는 요소이지만, 진술이 흔들리면 그 효과가 줄어듭니다. 첫 조사 전에 변호인과 진술 방향을 맞추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5조, 제27조, 제55조, 제329조, 제332조, 제34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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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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