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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2일조회 0

숨진 이를 위한 재심, 본인 불출석으로 진행된다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유품을 정리하다가 서랍 맨 아래에서 오래된 유죄 판결문과 손으로 쓴 메모 몇 장을 찾았습니다. 메모에는 당시 법정에서 증언했던 사람이 훗날 그 말이 거짓이었다고 털어놓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본인이 이미 세상에 없는데 재판을 다시 열 수 있느냐는 물음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형사소송법은 이런 사건을 위해 재심 심판의 규칙 몇 가지를 따로 바꾸어 두었습니다. 피고인이 법정에 서지 않아도 재판은 진행되고, 그 대신 변호인이 반드시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고인이 받은 유죄 판결도 다시 열 수 있나

열 수 있습니다.

재심은 확정된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만 청구하는 절차입니다. 제424조는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을 네 부류로 나누었는데, 제4호가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 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를 적어 두었습니다. 자녀와 손자녀, 부모가 직계친족에 들어갑니다.

세월의 벽도 생각보다 낮습니다. 제427조는 형의 집행을 마쳤거나 집행을 받지 않게 된 때에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했으므로, 복역을 다 마친 뒤 돌아가신 경우라도 길이 닫히지 않습니다. 청구서를 내는 곳은 제423조에 따라 원판결을 한 법원입니다.

다만 이유 없는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제420조가 일곱 가지 사유를 열거하는데, 가족이 마주치는 사안은 대개 증언이나 증거서류가 다른 확정판결로 허위나 위조로 밝혀진 경우, 또는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경우입니다.

청구서를 낸 뒤에는 어떤 단계를 거치나

재심은 관문을 두 번 지납니다. 먼저 재판을 다시 열지를 정하고, 열기로 확정되면 그때 사건 자체를 새로 심판합니다.

  1. 원판결 법원에 재심청구서와 재심이유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냅니다.
  2. 방식 위반이나 청구권 소멸이 명백하면 제433조에 따라 기각됩니다.
  3.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되면 제435조의 재심개시 결정이 내려집니다.
  4. 개시 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은 제438조 제1항에 따라 그 심급에 맞추어 다시 심판합니다.
  5. 새 판결이 선고되고, 무죄라면 공시 절차로 이어집니다.

가장 오래 걸리는 곳은 세 번째 단계입니다.

피고인이 없는데 재판이 어떻게 성립하나

보통의 형사재판이라면 두 군데에서 멈춥니다.

하나는 제328조 제1항 제2호입니다. 피고인이 사망하면 법원은 결정으로 공소를 기각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제306조 제1항으로,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라면 그 기간 동안 공판절차를 정지해야 합니다. 그대로 두면 재심은 시작하자마자 끝납니다.

제438조 제2항이 이 매듭을 풉니다. 사망자나 회복할 수 없는 심신장애인을 위해 재심을 청구한 때, 그리고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이 재심 판결 전에 사망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심신장애인이 된 때에는 두 규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 경우 피고인이 출정하지 않아도 심판할 수 있다고 이어 적었습니다.

구분보통의 공판사망자 등을 위한 재심
피고인이 사망한 경우결정으로 공소기각 (제328조 제1항 제2호)공소기각 규정을 적용하지 않음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그 기간 공판절차 정지 (제306조 제1항)정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음
피고인 출석출석하지 않으면 개정하지 못함 (제276조)출정하지 않아도 심판 가능
변호인 출석필요적 변호 사건 등에서 요구변호인이 출정하지 않으면 개정 불가

심판 도중에 본인이 숨진 경우도 포함됩니다.

변호인이 빠지면 왜 재판이 열리지 않나

피고인의 자리를 대신 지킬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438조 제3항 단서는 변호인이 출정하지 아니하면 개정하지 못한다고 정했습니다. 고인이 하지 못하는 신문과 진술을 변호인이 떠안는 구조입니다.

가족이 변호인을 구하지 못했다고 절차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재심을 청구한 사람이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으면 재판장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임해야 합니다. 청구 단계에서 이미 선임해 둔 변호인이 있다면 제426조 제2항에 따라 그 선임은 재심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 효력을 유지합니다.

직권 선임은 개정 요건을 채워 줄 뿐입니다. 청구 단계부터 기록을 읽어 온 사람이 계속 맡는 편이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재심에서 형이 더 무거워질 수도 있나

그럴 일은 없습니다. 제439조는 재심에서 원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정했습니다.

유족이 가장 오래 망설이는 대목이 이것입니다. 다시 재판을 열었다가 고인의 이름에 더 나쁜 기록이 남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인데, 조문이 그 길을 처음부터 막아 두었습니다. 결과는 무죄이거나, 더 가벼운 죄가 인정되거나, 원판결과 같은 결론이 다시 나오는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세 번째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새 증거가 원판결을 흔들 만큼 명백한지가 심판 단계에서 다시 저울에 오르기 때문입니다.

무죄가 나오면 그 사실은 어떻게 알려지나

제440조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면 그 판결을 관보와 법원 소재지의 신문에 실어 공고하도록 했습니다. 고인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되돌리는 장치입니다.

원하지 않으면 공고하지 않습니다. 가족이 제424조 제4호에 따라 청구한 사건에서는 재심을 청구한 그 사람이 공고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공고가 생략됩니다. 선고 전에 가족끼리 뜻을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고인이 구금되었던 기간이 있다면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 청구도 상속인이 따져 볼 수 있습니다. 기한이 따로 있으니 판결문을 받는 즉시 확인하십시오.

청구를 준비하는 가족은 무엇부터 모아야 하나

오래된 사건일수록 서류가 흩어져 있고, 보존 기간이 지나 일부가 남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확인할 것
· 고인의 유죄 확정 판결문과 확정 일자
· 청구인과 고인의 관계를 보여 주는 가족관계 서류
· 당시 증언이나 증거가 허위·위조로 확정된 판결이 있다면 그 판결문
· 새로 찾은 자료의 원본과 손에 들어온 경위
· 연락이 닿는 당시 증인과 관계인의 목록

새 자료는 언제, 어디서, 누구를 거쳐 왔는지가 함께 적혀 있어야 힘을 얻습니다. 발견한 날짜와 장소를 그날 바로 메모로 남겨 두십시오.

자료의 이력이 곧 설득력입니다.

정리

숨진 사람을 위한 재심에서는 공소기각과 공판절차 정지 규정이 빠지고, 피고인 없이 심판이 진행됩니다.

빈자리는 변호인이 채웁니다.

변호인이 출정하지 않으면 법정을 열 수 없고, 가족이 선임하지 않으면 재판장이 직권으로 선임합니다. 형이 무거워질 위험은 없으며, 무죄가 나오면 공고 여부는 청구한 가족이 정할 수 있습니다.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 줄 변호사와 함께 청구가 가능한 사건인지부터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76조, 제306조, 제328조, 제420조, 제423조, 제424조, 제426조, 제427조, 제433조, 제435조, 제438조, 제439조, 제44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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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어머니가 재심 진행 중에 돌아가셨습니다. 재판이 그대로 끝나나요?

재심개시 결정이 확정된 뒤의 심판 단계였다면 제438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재판은 이어지고, 피고인 출정 없이 변호인이 출정한 상태로 심판합니다. 개시 결정 이전 단계였다면 가족이 청구인으로 이어 갈 방법을 변호인과 먼저 검토하셔야 합니다.

배우자가 살아 있는데 형제자매가 재심을 청구해도 되나요?

제424조 제4호는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를 나란히 적었을 뿐 순위를 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뜻이 갈리면 공고 여부 같은 결정에서 다툼이 생기니 미리 의견을 모아 두십시오.

변호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우면 재심을 포기해야 하나요?

청구한 사람이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으면 제438조 제4항에 따라 재판장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임해야 합니다. 다만 개시 결정 전의 자료 정리는 청구인 몫입니다.

무죄가 나와도 신문에 공고되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막을 수 있나요?

제440조 단서에 따라 가족이 청구한 사건에서는 재심을 청구한 사람이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공고하지 않습니다. 선고 전에 재판부에 그 의사를 서면으로 분명히 밝혀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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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1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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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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