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를 횡령으로 고소한 지 1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검사는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했고, 항고마저 기각 통지가 왔습니다. 남은 길은 고등법원에 재판에 넘겨 달라고 직접 청하는 재정신청뿐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대형 로펌을 선임했다는 소문과 함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 변호사 비용을 고소인이 물어 줄 수도 있다는 말이 들려옵니다. 겁을 주려는 말인지 실제로 그런 규정이 있는지, 조문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재정신청은 누가, 언제 낼 수 있나
재정신청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통지했을 때 고소한 사람이 관할 고등법원에 그 판단이 옳은지 가려 달라고 청하는 제도입니다. 고발인은 원칙적으로 신청권이 없고, 형법의 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폭행가혹행위·피의사실공표 같은 일부 공무원 범죄에서만 고발인도 낼 수 있습니다.
바로 낼 수는 없습니다. 먼저 공소청법에 따른 항고를 거쳐야 하고, 항고기각 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10일 안에 지방공소청장이나 지청장에게 신청서를 내야 합니다.
항고를 건너뛸 수 있는 경우도 셋 있습니다. 항고 뒤 재기된 사건에서 다시 불기소 통지를 받은 때, 항고하고 3개월이 지나도록 처분이 없을 때, 공소시효 만료 30일 전까지 검사가 기소하지 않을 때입니다. 마지막 경우는 시효 만료일 전날까지 신청서를 낼 수 있습니다.
신청이 기각되면 무엇을 물게 되나
변호사비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다만 범위와 조건이 정해져 있습니다.
신청이 기각되었거나 신청인이 도중에 거둬들였다면, 법원은 결정으로 그 절차에 들어간 비용을 신청인에게 전부 혹은 일부 떠안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직권으로 또는 피의자의 신청에 따라 피의자가 재정신청 절차에서 부담했거나 부담할 변호인 선임료 등 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신청인에게 지급하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
두 조문 모두 할 수 있다는 형태입니다. 기각되었다고 자동으로 청구서가 날아오는 구조가 아니고, 법원이 사정을 보아 부담 여부와 범위를 정합니다. 구체적인 지급 범위와 절차는 대법원규칙에 맡겨져 있어 금액을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재정 결과 | 신청인 비용 부담 |
|---|---|
| 공소제기 결정 | 비용 부담 규정 적용 없음, 결정에 불복할 수도 없음 |
| 기각 결정 | 신청 절차 비용, 피의자의 변호인 선임료 등 전부나 일부 부담 가능 |
| 결정 전 신청 취소 | 기각과 같이 비용 부담 가능, 같은 신청은 다시 못 함 |
비용 결정이 나오면 다툴 수 있나
다툴 수 있습니다. 신청 절차 비용 부담 결정과 피의자 변호인 비용 지급 결정 모두 즉시항고 대상입니다. 제기 기간은 7일입니다.
항고할 때는 왜 신청이 무리한 것이 아니었는지를 보여 주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불기소 이유서의 판단이 어디서 어긋났다고 보았는지, 어떤 증거를 근거로 신청했는지, 피의자 쪽 변호인이 실제로 한 일이 무엇인지를 정리해 두십시오. 금액이 과하다고 본다면 선임 계약 내용과 재정 절차에서 제출된 서면의 분량을 비교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기각 결정 자체에 대한 불복은 별도입니다.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지만, 재판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할 때로 한정됩니다.
비용 부담을 줄이려면 신청서를 어떻게 쓰나
법은 재정신청서에 어떤 범죄사실을 문제 삼는지, 무슨 증거가 있는지처럼 신청을 뒷받침할 근거를 적도록 요구합니다. 불기소가 억울하다는 호소만 담긴 신청서는 방식 위반이나 이유 없음으로 기각되기 쉽고, 비용 부담 결정에서도 불리하게 비칠 수 있습니다.
- 불기소 이유서를 받아 검사가 어떤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는지 문장 단위로 짚습니다.
- 그 판단과 어긋나는 증거를 목록으로 붙입니다. 계좌 내역, 문자, 회계 장부처럼 객관적인 것일수록 좋습니다.
- 수사에서 조사되지 않은 증인이나 자료가 있다면 이름과 입증 취지를 적습니다.
- 감정적인 표현과 상대방 인신공격은 빼고, 사실과 증거의 연결에 집중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고등법원이 사건을 보는 동안에는 기록을 들여다보거나 복사할 길이 막혀 있고, 재판부가 직접 증거를 조사하며 만든 서류를 허가해 주는 정도가 예외입니다. 쓸 자료는 신청서를 내기 전에 손에 쥐고 있어야 합니다.
신청 뒤에는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
- 지방공소청장이나 지청장은 신청서를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의견서와 수사 기록을 붙여 고등법원에 보냅니다.
- 기록이 도착하면 고등법원은 열흘 안에 피의자에게 재정신청이 들어왔다고 알려 줍니다.
- 결정 시한은 기록을 넘겨받은 때부터 3개월입니다. 결론은 기각 아니면 공소제기 결정이고, 그사이 증거를 조사할 수도 있으며 심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비공개입니다.
- 공소제기 결정이 나면 담당 검사가 지정되어 공소를 제기합니다.
신청이 있으면 재정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공소시효 진행이 멈춥니다. 시효가 임박한 사건에서 이 효과는 작지 않습니다.
취소하면 부담이 사라지나
그렇지 않습니다. 재정신청은 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취소할 수 있지만, 취소도 비용 부담 규정이 적용되는 사유에 들어 있습니다.
주의
취소한 사람은 다시 재정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기각 결정이 확정된 사건도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가 아니면 소추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과 합의가 오가는 중이라면 취소 시점과 비용 부담 문제를 함께 정리해 두십시오.
공동 고소인이 여럿이면 한 사람의 신청이 전원을 위해 효력이 있고, 한 사람의 취소는 다른 사람에게 미치지 않습니다.
정리
재정신청이 기각되거나 취소되면 법원은 신청 절차 비용과 피의자의 변호인 선임료 등을 신청인에게 부담시킬 수 있습니다. 반드시 부과되는 것은 아니고, 결정에는 7일 안에 즉시항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신청서의 질이 관건입니다.
불기소 이유서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증거를 붙인 신청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비용 부담을 피할 명분도 함께 키웁니다. 항고기각 통지를 받았다면 10일 기간이 흐르고 있으니 변호사와 함께 기록을 검토해 신청 여부부터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60조, 제261조, 제262조, 제262조의2, 제262조의3, 제262조의4, 제264조, 제405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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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재정신청이 기각되면 상대방 변호사비를 반드시 물어야 합니까?
반드시는 아닙니다. 법원이 직권이나 피의자의 신청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명할 수 있는 구조이므로, 사건의 사정에 따라 부담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항고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재정신청을 할 수 있습니까?
원칙은 항고를 거쳐야 합니다. 다만 재기 뒤 다시 불기소된 경우, 항고 후 3개월이 지나도록 처분이 없는 경우, 공소시효 만료 30일 전까지 기소하지 않는 경우에는 바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재정신청 중에 수사 기록을 볼 수 있습니까?
재정 심리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기록 열람과 복사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재판부가 증거를 조사하면서 새로 만든 서류만 허가 대상이 될 수 있으니 필요한 자료는 미리 챙겨 두셔야 합니다.
비용 부담 결정을 받았는데 금액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비용 부담 결정과 지급 명령 모두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고 기간은 7일입니다. 신청의 근거와 상대방 변호인의 실제 업무 범위를 정리해 항고 이유로 제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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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7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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