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건축 부서의 7급 주무관은 증축 신고 서류를 검토하다가 구조기술사의 날인이 다른 서류에서 오려 붙인 것처럼 보인다는 점을 알아챘습니다. 과장에게 보고하자 돌아온 답은 짧았습니다. 신고는 반려하고 시정명령만 내리자, 고발까지 하면 일이 커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밤 그는 정말 이대로 넘어가도 되는지, 나중에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34조가 공무원에게 지운 고발 의무의 범위와 실제로 고발하는 방법을 짚어 봅니다.
일반인의 고발과 공무원의 고발은 무엇이 다른가
조문은 두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1항은 누구든지 범죄가 있다고 생각하면 고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시민에게는 권리일 뿐 의무가 아닙니다.
제2항은 어미가 다릅니다. 공무원은 그 직무를 행하면서 범죄가 있다고 생각하면 고발하여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사실을 알게 되어도 공무원이 업무 중에 알았다면 법이 요구하는 행동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고발
범죄의 피해자나 고소권자가 아닌 제3자가 수사기관에 범죄 사실을 알리고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입니다. 피해자가 하는 고소와 구별됩니다.
어떤 때에 의무가 생기나
요건은 둘입니다. 첫째는 직무를 행함에 있어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인허가 심사, 현장 점검, 세무 조사, 민원 처리처럼 맡은 일을 하다가 드러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휴일에 사적으로 목격한 일은 제1항의 영역으로 돌아갑니다.
둘째는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입니다. 유죄를 확신할 정도까지 요구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소문이나 막연한 짐작만으로 의무가 생긴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서류의 외관, 관련자 진술, 수치의 불일치처럼 객관적인 근거가 모일수록 고발해야 할 상황에 가까워집니다.
| 상황 | 적용되는 문장 | 고발 |
|---|---|---|
| 민원 처리나 점검 중 위조 서류를 발견 | 제234조 제2항 | 하여야 한다 |
| 퇴근 후 이웃의 폭행을 목격 | 제234조 제1항 | 할 수 있다 |
| 과태료만 정해진 행정법규 위반을 발견 | 어느 쪽도 아님 (범죄가 아님) | 고발 대상이 아님 |
| 위반 대상자가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 | 제235조, 제224조 | 하지 못한다 |
표의 세 번째 줄도 놓치기 쉽습니다. 과태료만 정해진 위반은 형벌을 부과하는 범죄가 아니어서 고발이 아니라 과태료 부과 절차로 처리합니다.
고발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나
형사소송법은 제234조 제2항을 어긴 공무원에 대한 벌칙을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정했습니다. 고발하지 않은 일이 이 조문에 해당하는지는 그 공무원의 직무 범위, 범죄를 인식한 정도, 고발하지 않은 이유를 함께 따져 판단됩니다. 징계 책임도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고발하지 않은 데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느냐입니다. 사실관계를 더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과, 알면서 덮은 것은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상사가 덮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제2항의 주어는 기관이 아니라 공무원입니다. 상사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개인의 판단 책임이 사라진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혼자 수사기관을 찾아가는 것이 언제나 최선도 아닙니다.
- 발견한 사실과 근거 자료를 날짜별로 적어 업무 기록으로 남깁니다.
- 보고 내용과 상사의 지시를 서면이나 전자결재로 남깁니다.
- 기관의 감사 부서나 법무 담당에 의견을 구합니다.
- 그래도 고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인 명의로 고발할지 판단합니다.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형법 제127조로 처벌되지만, 수사기관에 범죄를 알리는 것은 제234조 제2항이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으니, 고발을 망설이는 이유가 비밀 유지 걱정이라면 그 범위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디에, 어떤 형식으로 고발하나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 제237조는 고발을 서면이나 구술로 사법경찰관에게 하도록 정했습니다. 개정 전에는 검사에게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접수처가 경찰 쪽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말로 고발하면 사법경찰관이 서류를 작성합니다.
접수 뒤의 시간표도 새로 생겼습니다. 개정 제238조는 고발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기관 명의로 고발할 때는 고발장에 담당 부서와 연락 창구를 적어 두어야 이후 보완 요청에 빨리 응할 수 있습니다.
고발장에 담을 것
· 발견 경위와 일시, 담당 업무
· 범죄로 판단한 근거와 첨부 자료 목록
· 피고발인의 인적 사항(알 수 있는 범위)
· 기관 명의인지 개인 명의인지
정리
공무원이 업무 중에 범죄의 근거를 발견했다면 고발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형사소송법에 벌칙은 없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덮으면 직무유기와 징계 문제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상사의 지시가 있더라도 보고와 지시의 흔적을 남기고, 고발은 개정 조문에 따라 사법경찰관에게 합니다.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자료를 정리한 상태로 변호사와 고발 여부와 방식을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24조, 제234조, 제235조, 제237조, 제238조 · 형법 제20조, 제122조, 제127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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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공무원이 퇴근 후 사적으로 알게 된 범죄도 고발해야 합니까?
제234조 제2항은 직무를 행함에 있어 알게 된 범죄에 한해 의무를 지웁니다. 사적으로 알게 된 일은 제1항에 따라 일반 시민처럼 고발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고발 의무를 어기면 바로 직무유기죄가 됩니까?
형법 제122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거부하거나 유기한 때 성립합니다. 고발을 하지 않은 경위와 이유에 따라 판단이 갈리므로 곧바로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검사에게 직접 고발장을 낼 수 없습니까?
10월 2일 시행된 개정 제237조는 고소와 고발을 사법경찰관에게 하도록 정했습니다. 경찰서 민원실이나 담당 수사부서에 서면으로 내거나 구술로 할 수 있습니다.
고발 대상자가 제 부모님이면 어떻게 됩니까?
제235조가 제224조를 고발에 준용하므로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고발하지 못합니다. 이 경우 같은 부서의 다른 공무원이나 기관 명의로 처리되도록 보고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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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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