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지게차 사고로 동생을 잃은 형은 업체 관리자의 형사재판이 벌금형으로 끝났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습니다. 이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해야 하는데, 사고 당시 동료들이 수사기관에서 무엇이라고 진술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형사재판의 당사자가 아니었으니 기록을 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확정된 사건의 기록은 일정한 목적이 있으면 누구든지 열람이나 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10월 2일부터 바뀐 신청처와 거절 사유, 불복 방법을 정리합니다.
당사자가 아닌데도 기록을 볼 수 있나
볼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59조의2 제1항은 신청인을 누구든지라고 적었습니다. 피고인이나 피해자로 한정하지 않았으니 유족, 같은 사고의 다른 피해자, 연구자, 기자도 신청 자격이 있습니다.
대신 목적이 붙습니다. 조문은 권리구제, 학술연구, 공익적 목적 세 가지를 듭니다. 민사소송이나 보험금 청구를 위해 사고 경위를 확인하려는 경우는 권리구제에 해당하고, 판결 경향을 분석하는 논문 준비는 학술연구에 해당합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려는 목적은 여기에 들지 않습니다.
재판확정기록
판결이 확정된 형사사건에서 수사와 공판 과정에 쌓인 서류 전체를 말합니다. 피의자신문조서, 참고인 진술조서, 실황조사서, 공판조서 같은 자료가 모두 포함됩니다.
신청서는 법원에 내나, 공소청에 내나
소송기록은 법원이 아니라 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공소청에 신청합니다.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 조문은 신청처를 공소청, 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과 그 지청으로 적었습니다. 개정 전에는 검찰청이었던 자리입니다.
판결문만 필요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59조의3은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와 증거목록을 보관하는 법원에서 열람·복사할 수 있게 하고, 목적 요건을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두 제도를 섞어 쓰면 엉뚱한 기관을 찾아가게 됩니다.
| 구분 | 소송기록 (제59조의2) | 판결서등 (제59조의3) |
|---|---|---|
| 대상 | 확정 사건의 소송기록 전체 (조서·진술서·증거서류 등) | 판결서, 증거목록, 제출 서류·물건의 명칭과 목록 |
| 신청처 | 기록을 보관하는 각급 공소청 또는 지청 | 판결서등을 보관하는 법원 |
| 목적 요건 | 권리구제·학술연구·공익적 목적 | 따로 정하지 않음 |
| 제한 판단 | 검사 | 법원사무관등 법원공무원 |
| 불복 | 대응 법원에 취소·변경 신청 | 그 법원에 취소·변경 신청 |
실무에서는 판결문으로 사건번호와 쟁점을 먼저 확인한 뒤 필요한 진술조서를 특정해 공소청에 신청하는 순서가 시간을 아낍니다.
검사는 어떤 경우에 거절할 수 있나
제59조의2 제2항은 검사가 전부 또는 일부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를 7가지로 정했습니다.
- 심리가 비공개로 진행된 경우
- 국가안전보장, 선량한 풍속, 공공질서, 공공복리를 현저히 해할 우려
- 사건관계인의 명예, 사생활의 비밀, 생명·신체의 안전, 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할 우려
- 공범 등의 증거인멸·도주를 쉽게 하거나 관련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
- 피고인의 개선이나 갱생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
- 사건관계인의 영업비밀을 현저하게 침해할 우려
- 당해 소송관계인이 공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마지막 사유가 실무에서 자주 걸립니다.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거절 통지가 오기도 합니다.
이때 기댈 곳이 같은 항 단서입니다. 소송관계인이나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위 사유가 있어도 제한하지 못합니다. 유족이 손해배상 소송에 쓰려는 경우라면 신청서에 소송 준비 상황과 필요한 서류를 구체적으로 적어 이 단서를 겨냥해야 합니다.
거절되면 이유는 알려 주나, 원본도 볼 수 있나
제3항에 따라 검사는 제한할 때 신청인에게 그 사유를 명시하여 통지해야 합니다. 어느 호에 해당한다는 것인지 적혀 있어야 다음 단계에서 다툴 지점이 생깁니다.
원본 대신 등본을 보여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4항은 기록 보존을 위해 필요하면 등본을 열람·등사하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원본 확인이 필요한 경우는 예외로 두었습니다. 필적이나 서명을 다투는 사건이라면 원본이 필요한 이유를 미리 밝혀 두는 편이 좋습니다.
검사의 거절에 불복하려면
제6항은 기록을 보관하는 공소청이나 지청에 대응한 법원에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신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제7항이 준용하는 제418조에 따라 이 신청은 서면으로 관할 법원에 냅니다.
- 거절 통지서에 적힌 제한 사유와 근거 호를 확인합니다.
- 정당한 사유를 보여 줄 자료(소장 사본, 보험 청구 서류, 연구계획서 등)를 모읍니다.
- 대응 법원에 처분 취소·변경 신청서를 서면으로 제출합니다.
- 일부만 허용되면 남은 부분을 특정해 다시 다툴지 판단합니다.
불복 기간을 조문이 따로 정하지 않았더라도 통지를 받은 뒤 지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열람한 내용은 어디까지 써도 되나
기록을 본 뒤의 책임도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제5항은 열람·등사로 알게 된 사항을 이용해 공공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해하거나, 피고인의 개선과 갱생을 방해하거나,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해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주의
민사소송 준비라는 목적으로 받은 진술조서를 인터넷 게시판이나 단체 대화방에 올리면 신청 목적을 벗어난 사용이 됩니다. 명예훼손 같은 별도의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소송 서류 외에는 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리
확정된 형사사건의 기록은 당사자가 아니어도 권리구제·학술연구·공익 목적이 있으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처는 법원이 아니라 기록을 보관하는 각급 공소청과 지청이고, 판결문만 필요하면 법원에서 따로 열람할 수 있습니다. 두 창구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거절되면 사유를 확인한 뒤 대응 법원에 불복할 수 있습니다. 어떤 서류가 왜 필요한지를 처음 신청서에서부터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가장 확실한 준비이니, 소송 계획과 함께 변호사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59조의2, 제59조의3, 제418조, 제41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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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피고인이 기록 공개에 동의하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까?
제59조의2 제2항 제7호가 제한 사유이긴 하지만, 같은 항 단서에 따라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면 제한하지 못합니다. 신청서에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관건입니다.
신청은 어느 공소청에 해야 합니까?
그 사건의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각급 공소청이나 지청입니다. 보통 1심 재판을 담당한 법원에 대응하는 곳이므로 판결문의 사건번호와 법원명을 먼저 확인하시면 찾기 쉽습니다.
기록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볼 수도 있습니까?
검사는 전부 또는 일부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반대로 필요한 부분만 특정해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범위를 좁히면 제한 사유에 걸릴 가능성도 함께 줄어듭니다.
판결문은 공소청이 아니라 법원에서 받습니까?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와 증거목록은 제59조의3에 따라 보관하는 법원에서 열람·복사합니다. 소송기록 전체가 필요할 때만 제59조의2의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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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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