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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7일조회 0

보석 때 낼 돈, 현금 대신 보증보험 증권으로

보석을 허가한다는 결정문을 받아 들고도 가족들이 한동안 말을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풀려날 길은 열렸는데 결정문 아래쪽에 적힌 보증금 액수를 당장 마련할 방법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금을 깨고 친척에게 연락을 돌리는 사이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은 보증금을 반드시 현금으로만 내라고 정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으로 갈음할 수 있는지, 그 대신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보증금은 꼭 현금으로 내야 하나

그렇지 않습니다.

제100조 제3항은 법원이 유가증권 또는 피고인 외의 자가 제출한 보증서로 보증금에 갈음하는 것을 허가할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현금 대신 종이 한 장으로 같은 역할을 하게 하는 길을 법이 처음부터 마련해 둔 셈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이 보증보험회사가 발행하는 보석보증보험증권이고, 가족이 보험료를 내고 증권을 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문언이 허가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증권을 내겠다고 알리기만 하면 끝나는 일이 아니고, 법원이 그 방식을 받아들여야 효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보석을 청구하는 단계에서 보증서로 갈음하게 해 달라는 뜻을 함께 밝혀 두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보증금에 갈음하는 보증서
피고인이 아닌 사람이 법원에 내는 서면으로, 정해진 보증금액을 언제든지 납입하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법원이 허가하면 현금 납입과 같은 자리에 섭니다.

보증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나

요건은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제출하는 사람이 피고인 본인이어서는 안 됩니다. 조문이 피고인 외의 자라고 못 박아 두었으므로 본인이 써낸 각서로는 이 조항을 쓸 수 없습니다. 보험회사, 가족, 지인처럼 피고인과 분리된 주체가 지급을 약속해야 합니다.

둘째,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보증서에는 보증금액을 언제든지 납입할 것이 적혀 있어야 합니다. 조건부로 내겠다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책임이 끝난다는 식의 문구가 섞여 있으면 법원이 갈음을 허가하기 어렵습니다. 보험증권을 고를 때 약관에 이 취지가 들어 있는지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보증금 자체를 다른 사람이 대신 내는 것은 별개의 길입니다. 제100조 제2항이 보석청구자 아닌 사람의 납입을 허가할 수 있게 해 두었으므로, 현금과 증권을 섞어 마련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액수가 형편에 비해 너무 크면 어떻게 하나

법원이 금액을 정할 때 따라야 하는 기준이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제99조 제1항이 꼽는 고려 요소는 넷입니다. 무슨 죄이고 내용이 어떤지, 증거가 얼마나 단단한지, 피고인의 이력과 형편과 재산, 그리고 피해 배상처럼 사건 뒤에 생긴 사정입니다.

더 직접적인 문장은 제2항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자금능력 또는 자산 정도로는 감당할 수 없는 조건은 정하지 못합니다. 증권을 쓰더라도 보험료와 심사 문턱이 있으니, 그마저 넘기 어렵다면 금액 자체를 다투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방법은 조건 변경 신청입니다. 제102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이나 제94조의 청구권자는 보석조건의 변경이나 일정 기간의 이행 유예를 구할 수 있습니다. 재산 목록, 소득 자료, 부양가족 현황을 묶어 내면 법원이 숫자를 다시 볼 근거가 생깁니다.

무엇을 마쳐야 실제로 풀려나나

결정이 났다고 곧바로 문이 열리지는 않습니다. 제100조 제1항은 제98조의 조건 가운데 몇 가지를 이행한 뒤가 아니면 보석허가결정을 집행하지 못한다고 정했습니다.

제98조 조건내용석방 전 이행
제1호출석과 증거 불인멸 서약서필요
제2호보증금 납입을 약속하는 약정서필요
제5호피고인 아닌 자의 출석보증서필요
제7호피해 회복을 위한 공탁 또는 담보필요
제8호보증금 납입 또는 담보 제공필요
제3·4·6·9호주거 제한, 접근 금지, 출국 제한 등법원이 따로 정한 경우

보증서로 갈음하는 경우라면 제8호의 이행이 곧 증권 제출입니다. 증권 발급이 하루 늦어지면 석방도 하루 늦어집니다.

그래서 순서를 미리 맞춰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증서로 냈는데 조건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

현금이든 증권이든 걸려 있는 금액은 같습니다. 보석이 취소되면 제103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은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취할 수 있고, 형이 확정된 뒤 집행을 위한 소환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거나 도망하면 제2항에 따라 몰취하여야 합니다.

증권으로 냈을 때 몰취가 결정되면 보험회사가 그 금액을 납입하게 됩니다. 이후 그 돈을 계약자나 연대보증인에게 다시 청구하는 것이 보증보험의 일반적인 구조이므로, 부담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보증보험은 돈을 대신 갚아 주는 상품이 아닙니다.

몰취와 별도로 제102조 제3항은 보석조건을 정당한 사유 없이 어긴 피고인을 상대로 따로 제재를 둡니다. 과태료는 1천만원까지, 감치는 20일까지입니다.

주의
증권은 현금을 묶어 두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을 뿐, 위반 시의 책임을 덜어 주지 않습니다. 몰취된 금액은 보험 계약에 따라 결국 가족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재판이 끝나면 언제 돌려받나

제104조가 기한을 정해 두었습니다. 구속 취소, 보석 취소, 구속영장의 효력 소멸 가운데 하나가 생기면 법원은 몰취되지 않은 보증금이나 담보를 청구일로부터 7일 안에 내주어야 합니다.

무죄, 형의 선고유예나 집행유예, 벌금형이 선고되면 제331조에 따라 구속영장은 그 자리에서 효력을 잃습니다. 같은 시점에 제104조의2 제1항에 따라 보석조건도 효력을 잃습니다. 남는 일은 환부 청구입니다.

증권으로 낸 경우에는 법원에서 증권을 돌려받거나 보증 책임이 끝났다는 확인을 받아 보험회사에 알리는 절차가 이어집니다. 청구하지 않으면 저절로 정리되지 않으니 판결 직후 챙기셔야 합니다.

  • 보석허가결정문과 보증서 제출 접수증 사본
  • 판결 선고일과 구속영장 효력 소멸 시점
  • 환부 청구서 제출일과 7일 기한의 만료일
  • 보험회사에 통지할 담당 부서와 증권 번호

정리

보석 보증금은 현금만이 답이 아닙니다. 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유가증권이나 피고인 아닌 사람의 보증서로 갈음할 수 있고, 그 보증서에는 언제든지 납입하겠다는 문구가 있어야 합니다.

금액이 형편을 넘는다면 조건 변경을 구할 근거가 제99조 제2항에 있습니다.

증권 발급 시점이 곧 석방 시점이 되고, 위반하면 몰취된 돈이 결국 가족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까지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청구서를 낼 때 갈음 방식과 금액에 관한 의견을 같이 담는 것이 좋으므로, 결정이 나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준비 순서를 맞추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94조, 제98조, 제99조, 제100조, 제102조, 제103조, 제104조, 제104조의2, 제33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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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보석보증보험증권은 누가 가입해야 합니까?

조문은 피고인 외의 자가 제출한 보증서를 요구합니다. 실무에서는 가족이 계약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자와 연대보증인을 누구로 할지 정한 뒤 신분증과 보석허가결정문 사본을 준비해 보험회사 창구를 찾으시면 됩니다.

현금 일부와 증권 일부를 섞어서 낼 수 있습니까?

제100조는 보증금 전부를 어느 한 방식으로만 내라고 정하지 않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갈음하는 구조입니다. 나누어 내고 싶다면 보석 청구서나 별도 신청서에 그 비율을 적어 법원의 허가를 받아 두시기 바랍니다.

보험료는 재판이 끝나면 돌려받습니까?

법원에 낸 보증금이 아니라 보험 계약의 대가이므로 제104조의 환부 대상이 아닙니다. 환급 여부는 약관에 따라 정해지니 가입할 때 해지와 환급 조건을 서면으로 확인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증금 액수를 줄여 달라고 다시 신청할 수 있습니까?

제102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과 제94조의 청구권자는 보석조건의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제99조 제2항이 자금능력으로 이행할 수 없는 조건을 금지하므로, 재산과 소득 자료를 붙여 구체적으로 소명하시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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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6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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