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이삿짐을 옮기다 계단에서 상자를 놓쳐 아래층 이웃이 발목을 다쳤습니다. 전치 3주 진단이 나왔고 이웃은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사고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받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본인 사안은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한 사고에서 피해자의 의사가 처벌 여부에 어떤 힘을 갖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 과실치상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기소할 수 없는 죄라 합의가 사실상 결론을 정하지만, 업무상 과실이나 중대한 과실로 평가되면 합의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 과실치상은 피해자 의사에 반해 기소하지 못합니다
형법은 과실로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을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하면서, 이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가 시작되는 친고죄와는 다릅니다. 고소장이 들어오지 않아도 경찰이 사건을 조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다친 사람이 가해자를 벌하지 말아 달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순간 재판에 넘길 방법이 없어집니다. 이웃이 고소하겠다고 말하는 지금이 오히려 대화를 시작할 시점입니다.
■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은 언제까지 유효한가요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이미 기소된 뒤라도 1심 선고 전에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합니다. 반대로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한 번 처벌 의사를 철회한 피해자는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도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로서는 치료비와 배상이 정리된 뒤에 서명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니, 가해자 쪽이 이 순서를 먼저 받아들이고 협의를 시작하는 편이 원만합니다.
■ 업무상 과실이나 중과실이면 달라집니다
같은 사고라도 업무로 하던 일 중에 생겼거나 부주의의 정도가 매우 컸다면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죄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이 훨씬 무겁고, 피해자 의사에 따라 기소가 막힌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유리한 사정이 될 뿐입니다. 본인이 직접 이사하던 중의 사고라면 단순 과실로 볼 여지가 크지만, 이삿짐 운반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면 과실치사로 넘어가고, 이 역시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 합의서에는 이 네 가지를 넣으십시오
① 치료비, 휴업 손해, 위자료를 포함한 합의금 액수와 지급일 ②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문구 ③ 이후 민사상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범위 ④ 양쪽 서명과 피해자 신분증 사본. 처벌불원서는 합의서와 별도로 한 장 더 받아 두면 경찰이나 법원에 바로 낼 수 있습니다. 합의금을 나눠 주기로 했다면 전액 지급 전에 처벌불원서를 받을 수 있는지도 미리 정해 두어야 나중에 다툼이 없습니다.
■ 처벌과 배상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형사 절차가 끝나도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은 따로 남습니다. 처벌불원서만 받고 민사 청구 포기 문구가 없으면 피해자는 나중에 치료비나 위자료를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형사 합의에서 민사까지 한꺼번에 정리해 두면 분쟁을 한 번에 끝낼 수 있습니다. 가입한 보험에 일상생활 배상책임 특약이 있다면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먼저 해 두고, 진단서와 치료비 영수증은 사본을 받아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66조, 제267조, 제268조 ·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27조 · 민법 제7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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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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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7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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