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호회 단톡방에 매주 금요일마다 추첨권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한 장에 만 원, 번호 여섯 개를 고르면 주말에 추첨해 맞힌 사람에게 모인 돈의 절반을 준다는 방식이었습니다. 재미 삼아 몇 달 동안 스무 장 남짓 샀는데, 어느 날 운영하던 선배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더니 저에게도 출석해 달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나는 산 것뿐인데 왜 부르느냐는 생각이 먼저 드실 겁니다. 형법은 허가 없는 복표를 판 사람만이 아니라 그것을 산 사람에게도 벌금형을 정해 두었습니다.
어떤 추첨권이 문제가 되나
형법이 말하는 복표는 흔히 생각하는 로또와 모양이 비슷합니다. 번호가 적힌 표를 여러 사람에게 팔아 돈을 모으고, 추첨처럼 우연에 기대는 방법으로 일부에게 이익을 몰아주며, 나머지 사람은 낸 돈을 잃는 구조로 일반적으로 이해됩니다.
이런 구조 자체가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라 발행되는 복권, 국민체육진흥법에 근거한 체육진흥투표권처럼 법령에 발행 근거가 있는 것은 합법입니다. 문제는 그 근거가 없는 경우입니다.
친목 모임의 추첨권, 온라인 단체방의 번호 뽑기, 가게에서 돈을 받고 파는 자체 추첨표가 여기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름을 무엇으로 붙였는지보다 돈을 모아 우연으로 나누는 구조인지가 기준입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형은 얼마나 다른가
형법 제248조는 복표에 관여한 사람을 역할에 따라 셋으로 나누고 형의 무게도 저마다 달리 정했습니다.
| 역할 | 법정형 | 덧붙는 것 |
|---|---|---|
| 발매한 사람 |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1천만원 이하 벌금 병과 가능 |
| 발매를 중개한 사람 |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없음 |
| 복표를 취득한 사람 | 1천만원 이하 벌금 | 없음 |
산 사람에게는 징역형이 없습니다. 벌금형 하나만 정해져 있으니 처벌 수위는 셋 중 가장 가볍습니다. 그래도 벌금은 전과로 남습니다. 몇 장 샀다는 이유로 수사기관 기록에 이름이 오르는 일을 가볍게 넘기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운영자 쪽은 징역형과 벌금형 중 하나를 받으면서 별도의 벌금이 더 붙을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크고 기간이 길수록 이 차이는 더 커집니다. 매주 추첨을 열어 온 운영자라면 수사기관이 전체 회차의 판매 장부를 확보하려 할 것입니다.
도박죄와는 무엇이 다른가
둘 다 우연에 돈을 건다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그러나 조문 구조는 꽤 다릅니다.
도박죄는 참가자끼리 재물을 걸고 승패를 겨루는 모습을 전제로 하고, 일시오락 정도에 그치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복표 취득에는 그런 예외 문구가 없습니다. 판돈이 작았다는 사정이 도박 사건에서처럼 곧바로 처벌을 막는 논리로 쓰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또 복표는 발매하는 쪽이 따로 있고, 그 사람이 돈을 모아 나눠 주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수사도 대개 운영자를 중심으로 시작되고, 구매자는 판매 장부나 송금 내역에서 드러나 뒤따라 불려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머리 사례에서 출석 요구 문자가 온 것도 이런 경로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인 몫까지 대신 사 줬다면 어떻게 되나
여기서 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동료 몇 명에게 돈을 걷어 운영자에게 한꺼번에 보내고 번호를 받아 전달해 줬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발매를 중개한 행위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중개는 징역형까지 있는 죄입니다. 수고비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중개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주의
조사에서 누가 돈을 모았는지, 누구 계좌로 보냈는지, 번호를 누가 전달했는지를 자세히 묻는다면 중개 여부를 따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기억이 흐릿한 부분을 추측으로 채워 말하지 말고, 송금 내역을 확인한 뒤 답하겠다고 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기 몫만 산 사람과 남의 몫을 모아 준 사람은 같은 단톡방에 있었더라도 처지가 다릅니다. 본인이 어느 쪽인지부터 정리해 두어야 진술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당첨금을 받았다면 돌려줘야 하나
형법은 범죄행위로 생기거나 얻은 물건을 몰수할 수 있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값을 추징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당첨금이 이미 생활비로 쓰였다면 금액으로 추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몰수와 추징은 할 수 있다는 규정이라 사건마다 판단이 갈리지만, 당첨 사실을 숨겼다가 나중에 장부에서 드러나면 그때부터는 진술 전체의 신뢰가 흔들립니다.
당첨 횟수와 금액,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적어 두십시오. 산 금액과 받은 금액을 나란히 놓으면 실제로 얼마를 잃고 얻었는지가 한눈에 보이고, 처분을 정할 때 참고 자료가 됩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무엇부터 하나
벌금형만 있는 사건은 정식 재판 없이 약식명령으로 끝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검사가 여러 정상을 보아 아예 기소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가는지는 조사 단계의 진술과 자료가 좌우합니다.
- 은행 앱에서 운영자에게 보낸 송금 내역을 날짜별로 뽑아 장수와 금액을 맞춥니다.
- 단톡방 공지와 대화 가운데 본인이 쓴 메시지를 캡처해 둡니다.
- 다른 사람 몫을 대신 보낸 적이 있는지, 있다면 몇 번인지 정리합니다.
- 당첨금을 받은 날짜와 금액, 사용처를 적어 둡니다.
- 출석 일정이 맞지 않으면 담당 수사관에게 미리 연락해 조정합니다.
운영자와 친분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 사정을 대신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이 한 일만 사실대로, 자료에 맞춰 말하면 됩니다. 운영 방식이나 수익 규모를 추측으로 보태면 오히려 본인이 깊이 관여한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
· 추첨권에 법령상 발행 근거가 있었는지
· 본인이 산 장수와 총 금액
· 남의 몫을 모아 보낸 일이 있었는지
· 당첨금 수령 여부와 금액
· 운영자에게서 받은 안내 메시지
정리
법령에 근거 없는 복표는 파는 쪽만 처벌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는 것만으로도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되고, 남의 몫을 모아 보냈다면 중개로 평가되어 징역형까지 거론될 수 있습니다.
산 사람의 책임은 가볍습니다.
그래도 가벼운 만큼 대응이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구매와 중개의 경계, 당첨금 추징 여부, 약식명령이나 기소유예 가능성은 조사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출석 전에 송금 내역을 정리하고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46조, 제248조, 제249조, 제48조 · 형사소송법 제247조, 제448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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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로또처럼 정부가 발행한 복권을 산 것도 문제가 됩니까?
법령에 근거해 발행된 복권은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형법이 벌하는 것은 법령에 의하지 아니한 복표이므로, 복권 및 복권기금법 같은 근거 법률에 따라 정식으로 판매되는 것을 산 경우에는 이 조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몇 장만 샀고 금액도 작은데 그래도 벌금이 나옵니까?
복표 취득죄에는 도박죄와 달리 일시오락 예외 문구가 없어 금액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이 당연히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검사가 여러 정상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구매 경위와 규모를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료 대신 돈을 모아 보낸 것이 한 번뿐이어도 중개가 됩니까?
횟수만으로 정해지지는 않고, 운영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봅니다. 한 번이라도 돈을 모아 전달하고 번호를 나눠 준 사정이 있다면 중개로 다퉈질 수 있으므로 그 경위를 자료와 함께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당첨금을 이미 다 썼으면 어떻게 됩니까?
범죄로 얻은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습니다. 당첨금을 써 버렸더라도 금액만큼 추징될 수 있으므로 받은 날짜와 금액을 숨기지 말고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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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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