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 과장이 조용히 불러 경찰서에서 공문이 왔다고 말합니다. 지난 석 달 치 출퇴근 기록과 근무 부서를 알려 달라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며칠 뒤에는 다니던 정형외과 원무과에서도 비슷한 연락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본인은 아직 경찰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는데 주변에서 먼저 자기 이야기가 오가는 셈입니다. 수사기관이 병원이나 회사에 무엇을 물을 수 있고, 어디부터는 영장이 있어야 하는지를 나누어 보면 지금 할 일이 보입니다.
공문 한 장으로 무엇을 물어볼 수 있나
형사소송법은 수사에 필요하면 공무소나 공사단체에 조회해 필요한 사항을 보고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실무에서 사실조회라고 부르는 것이 이것입니다. 병원과 회사는 여기서 말하는 공사단체에 들어갑니다.
핵심은 요구라는 단어입니다.
이 조항에는 회신을 강제하는 수단이나 거절했을 때의 제재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같은 조문 첫머리가 수사는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되 강제처분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을 때만, 그것도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하라고 못 박아 두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조회는 받은 쪽의 협조를 전제로 한 임의수사입니다.
조회 대상도 민간에 그치지 않습니다. 구청이나 다른 공공기관도 같은 조항으로 조회를 받습니다. 결국 이 공문은 수사기관이 본인을 직접 부르기 전에 주변 사실을 먼저 맞춰 보는 도구로 자주 쓰입니다.
세 가지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수사기관이 병원이나 회사에서 자료를 얻는 길은 대체로 셋입니다. 무게가 서로 다릅니다.
| 방식 | 상대가 거절할 수 있나 | 자료가 넘어가는 모습 |
|---|---|---|
| 사실조회 공문 | 가능 (협조 요청) | 회신서로 필요한 사항만 답함 |
| 임의제출 | 가능 (스스로 낼 때만) | 제출한 물건이나 사본이 영장 없이 압수됨 |
| 압수·수색영장 | 불가 | 판사가 정한 범위의 자료를 강제로 확보 |
임의제출은 소유자나 보관자가 스스로 내주면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공문에 답하는 것과 달리 제출한 순간 압수물이 됩니다. 병원이나 회사가 원본 파일이나 CCTV 저장장치를 통째로 건넸다면 이 단계로 넘어간 것입니다.
영장은 경찰이 검사에게 신청하고 검사가 판사에게 청구해 발부받습니다. 10월 2일 시행된 개정법에서 검사가 영장을 받아 직접 압수·수색하던 조항이 삭제되어, 수사 단계의 영장은 이 경로로 정리되었습니다.
병원 진료기록은 공문만으로 넘어가나
대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의료법이 환자 기록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거나 내주는 일을 원칙적으로 막고 있어서, 병원은 공문만 받고서는 진료기록 사본을 내주지 않고 영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병원이 회신하는 내용이 늘 진료기록 전체인 것은 아닙니다. 특정 날짜에 내원했는지, 어느 과에서 진료를 받았는지 같은 사실 확인에 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디까지 답했는지는 병원마다 다르므로, 궁금하다면 원무과에 본인 자료가 누구에게 어떤 근거로 나갔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진료기록이 영장으로 압수되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그때는 영장에 적힌 범위가 기준입니다.
반대로 본인이 피해자라서 다친 정도를 인정받아야 하는 처지라면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병원에서 진단서와 진료기록 사본을 직접 발급받아 담당 수사관에게 내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본인 기록은 본인이 떼는 데 제한이 없습니다.
회사 인사기록과 출입 기록은 어떤가
회사에는 진료기록처럼 강한 비밀 규정이 따로 없는 자료가 많습니다. 출퇴근 기록, 출입카드 내역, 근무표, 업무용 메일 같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공문을 받은 회사가 협조 차원에서 비교적 쉽게 회신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회사가 무엇이든 내줘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넘기는 일은 개인정보 보호법의 제한을 받으므로, 회사는 제공이 허용되는 경우인지 검토한 뒤 회신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신중한 회사는 공문에 적힌 항목만 좁게 답하거나 영장을 달라고 요청합니다.
금융거래 정보와 통신 기록은 별도의 법률이 영장이나 법원 허가를 요구합니다. 회사 계좌나 휴대전화 기록까지 공문으로 받아 가는 구조는 아닙니다.
CCTV는 따로 챙겨야 합니다. 건물 영상은 보관 기간이 짧아 금세 지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영상이 오히려 본인에게 유리한 자료라면 회사에 보존을 서면으로 요청하고, 수사관에게도 확보해 달라고 말해 두십시오.
내 정보가 조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무엇을 하나
먼저 기록부터 남겨야 합니다. 누가 언제 연락을 받았는지, 어떤 항목을 요청받았는지를 들은 그대로 적어 두십시오.
- 회사나 병원에 공문 접수 일자, 요청 기관, 요청 항목을 확인합니다.
- 무엇을 어떤 형태로 회신했는지, 원본을 넘겼는지 사본만 보냈는지 묻습니다.
- 영장에 따른 압수였다면 영장 사본이나 압수목록을 확인할 수 있는지 봅니다.
- 본인이 피의자로 입건되었는지 담당 수사관에게 확인합니다.
회사나 병원이 모든 걸 알려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요청 항목만 알면 수사의 방향이 짐작됩니다. 출퇴근 기록이라면 특정 날짜의 알리바이가, 진료 사실이라면 상해 정도가 쟁점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습니다. 회사에 회신하지 말라고 압박하거나 동료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캐묻는 행동은 수사를 방해하려 한 정황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확인은 담당 부서에 한 번, 정중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절차를 벗어나 넘어간 자료는 어떻게 되나
형사소송법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영장이 필요한 자료를 공문 하나로 받아 갔다면 재판에서 그 자료의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
· 자료가 넘어간 근거가 공문인지, 임의제출인지, 영장인지
· 임의제출이라면 제출한 사람이 그 자료를 낼 권한이 있었는지
· 영장이라면 넘어간 자료가 영장에 적힌 범위 안인지
· 전자정보를 넘겼다면 범위를 정해 복제했는지, 매체째 넘겼는지
전자정보를 복제해 받는 방식이었다면 수사기관은 정보주체에게 그 사실을 지체 없이 알려야 하니, 그런 통지를 받았다면 날짜와 문서를 그대로 보관해 두십시오.
이 다툼은 기록을 받아 봐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소된 뒤 증거목록과 함께 자료 출처를 따져 보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정리
경찰은 공문으로 병원과 회사에 필요한 사항을 물을 수 있지만, 그것은 협조를 구하는 수준입니다. 거절해도 제재는 없습니다. 진료기록처럼 비밀이 두텁게 보호되는 자료나 금융, 통신 정보는 영장이나 법원 허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변이 먼저 연락을 받았다면 수사가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요청받았는지 확인해 두면 어떤 혐의를 두고 무엇을 보려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출석 요구가 오기 전에 그 내용을 들고 변호사와 진술 방향을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15조, 제218조, 제308조의2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회사가 경찰 공문을 받고 제 근무기록을 보냈습니다. 불법 아닌가요?
공문에 따른 회신 자체가 곧바로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회사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만 제공할 수 있으므로 어떤 항목을 보냈는지 확인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병원이 경찰에 진료기록을 넘기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의료법이 환자 기록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므로 공문만으로는 내주지 않고 영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장으로 압수되었다면 그 범위 안에서만 넘어갑니다.
사실조회를 받은 회사가 회신을 거절해도 됩니까?
사실조회는 강제력이 없는 요청이라 형사소송법상 거절에 대한 제재는 없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영장을 신청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영장 없이 넘어간 자료로 기소되면 다툴 수 있습니까?
영장이 필요한 자료를 적법한 절차 없이 받아 갔다면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자료가 넘어간 경위를 먼저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3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형사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