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서 나오는 판단은 판결만이 아닙니다. 보석을 받아 줄지, 압수한 물건을 돌려줄지, 감정을 위해 사람을 붙들어 둘지를 정하는 결정이 훨씬 자주 나옵니다. 그 결정에 불복하는 길이 항고이고, 항고는 다시 두 갈래로 나뉩니다. 이름이 비슷해 보이지만 기간과 집행에 미치는 힘이 전혀 다릅니다. 어느 쪽에 속하는지를 잘못 보면 하루 이틀 사이에 길이 닫힙니다.
항고는 무엇에 대해 하는 것인가
형사소송법 제402조가 문을 엽니다. 법원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항고를 할 수 있다는 한 줄입니다.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출발점은 넓지만 실제로는 다음 조문이 범위를 크게 좁힙니다.
대상이 결정이라는 점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판결에 대한 불복은 항소와 상고이고, 재판장이나 수명법관이 낸 명령성 재판에는 제416조의 준항고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기피신청을 기각한 재판, 구금과 보석, 압수나 압수물 환부에 관한 재판, 감정을 위해 피고인의 유치를 명한 재판이 그 대상으로 적혀 있습니다.
판결 전의 결정은 왜 대부분 막혀 있나
심리가 멈추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제403조 제1항은 법원의 관할 또는 판결 전의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는 특히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 경우 외에는 항고를 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증거 채택 여부나 기일 지정처럼 재판 진행 중에 나오는 판단마다 항고가 가능하다면 본안 심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판단에 대한 불만은 항소심에서 판결 전체를 다투며 함께 주장하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는 소송절차의 법령 위반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히는 방식이 됩니다.
다만 제2항이 예외의 문을 열어 둡니다.
제403조 제2항의 예외
구금, 보석, 압수나 압수물의 환부에 관한 결정, 그리고 감정하기 위한 피고인의 유치에 관한 결정에는 제1항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람의 신체와 재산에 직접 작용하는 처분이어서 판결을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이 담겨 있습니다.
두 항고는 어디에서 갈리나
갈림은 세 지점에 있습니다. 기간과 집행정지의 효력, 그리고 개별 조문에 명시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 구분 | 보통항고 | 즉시항고 |
|---|---|---|
| 허용 근거 | 제402조의 일반 규정 | 개별 조문에 즉시항고라고 적힌 때만 |
| 기간 | 제한 없음 (제404조) | 7일 (제405조) |
| 집행정지 | 없음 (제409조) | 당연히 정지 (제410조) |
| 실익이 사라진 뒤 | 할 수 없음 | 기간 자체가 짧음 |
제404조는 항고는 즉시항고 외에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시간 제한이 없다는 뜻이지만 단서가 따라붙습니다. 원심결정을 취소하여도 실익이 없게 된 때에는 예외라는 부분입니다. 압수물이 이미 환부되어 버렸다면 그 결정을 다툴 실익이 사라집니다. 늦게 낼수록 이 단서에 걸릴 위험이 커집니다.
즉시항고의 기간은 왜 7일이 되었나
과거에는 3일이었습니다.
2018년에 헌법재판소가 이 기간을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고, 그에 따라 2019년 12월 31일 법률 제16850호로 조문이 개정되어 제기기간이 7일로 늘었습니다. 사흘 안에 변호인을 만나고 기록을 살펴 항고장을 쓰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 받아들여진 결과입니다.
7일은 결정을 고지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셉니다. 기간의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까지로 밀립니다. 구치소에 있는 경우에는 기간 안에 소장에게 서면을 내면 제출한 것으로 봅니다.
짧은 기간이라는 사실은 여전합니다.
항고장은 어디에 내고 그다음에는
제406조가 제출처를 정합니다. 항고를 함에는 항고장을 원심법원에 제출하여야 합니다. 항고심 법원이 아니라 결정을 내린 법원입니다.
이후의 흐름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 원심법원이 방식 위반이나 항고권 소멸을 확인하면 제407조에 따라 결정으로 항고를 기각합니다. 이 기각에는 다시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 원심법원이 항고에 이유가 있다고 보면 제408조 제1항에 따라 스스로 결정을 바로잡습니다.
- 이유가 없다고 보면 항고장을 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의견서를 붙여 항고법원에 보냅니다.
- 항고법원은 제414조에 따라 기각하거나 원심결정을 취소하고 필요하면 직접 재판합니다.
원심법원이 스스로 고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에서 중요합니다. 새로운 자료를 붙여 내면 항고심까지 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결론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행이 멈추느냐가 실제로는 가장 크다
제409조는 보통항고에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결정에 불복해 다투는 동안에도 그 결정은 그대로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가 원심법원이나 항고법원이 결정으로 집행을 정지할 수 있게 열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보통항고를 할 때는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신청서에는 그대로 집행되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가 생긴다는 점을 적습니다.
즉시항고는 다릅니다. 제410조가 제기기간 내와 제기가 있는 때에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고 정하므로, 별도 신청 없이 멈춥니다.
주의
즉시항고 대상인지 보통항고 대상인지를 잘못 보면 7일이 지나 버립니다. 결정문을 받으시면 그 결정의 근거 조문을 먼저 찾아 즉시항고라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문구가 없는데 즉시항고로 냈다가 기간을 놓치는 경우보다, 있는데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훨씬 위험합니다.
항고법원의 결정에도 불복할 수 있나
길이 아주 좁아집니다. 제415조가 재항고를 정하는데,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이나 법률, 명령,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다시 봐 달라는 주장은 여기서 통하지 않습니다.
법령 위반이라는 틀 안에서 구성해야 합니다.
기간도 7일입니다. 재항고 역시 즉시항고의 형식이므로 제출과 동시에 집행이 멈춥니다.
정리
제402조가 원칙을 열고 제403조가 범위를 좁히며, 그 안에서 구금과 보석, 압수, 감정유치에 관한 결정만은 판결을 기다리지 않고 다툴 수 있습니다.
두 항고를 가르는 것은 개별 조문에 즉시항고라는 말이 적혀 있는지입니다. 적혀 있으면 7일이고 집행이 멈추며, 없으면 기간 제한은 없지만 집행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항고장은 결정을 내린 법원에 냅니다. 결정문을 받으신 날짜를 먼저 기록해 두시고, 어느 갈래인지부터 변호사와 확인한 뒤 서면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402조, 제403조, 제404조, 제405조, 제406조, 제407조, 제408조, 제409조, 제410조, 제414조, 제415조, 제41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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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보석이 기각되었는데 다툴 수 있습니까?
보석에 관한 결정은 제403조 제2항이 예외로 열어 둔 항목입니다. 다만 즉시항고인지 보통항고인지에 따라 기간과 집행정지 여부가 달라지므로, 결정문에 적힌 근거 조문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준비하셔야 합니다.
결정문을 받은 날도 7일에 포함됩니까?
고지받은 날은 넣지 않고 그다음 날부터 셉니다.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까지 밀립니다. 다만 하루를 다투는 기간이므로 여유를 두고 제출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항고장을 항고법원에 잘못 냈습니다.
제406조는 원심법원 제출을 정하고 있습니다. 잘못 낸 서면이 원심법원에 도달한 시점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알게 된 즉시 원심법원에 다시 제출하고 접수 경위를 소명하는 서면을 함께 내시기 바랍니다.
항고심에서도 졌는데 대법원까지 갈 수 있나요?
제415조의 재항고가 있지만 사유가 법령 위반으로 한정됩니다. 결정이 어떤 조문을 어떻게 잘못 적용했는지를 특정해야 하므로, 기록을 다시 보며 법률적 쟁점을 추려 내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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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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