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을 받아 들고 죄명이 생각보다 길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절도 앞에 상습이라는 두 글자가 붙어 있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 두 글자는 장식이 아니라 형의 범위를 통째로 끌어올리는 장치입니다. 형법은 몇몇 장에만 이런 조문을 따로 두었고, 붙는 조건과 올라가는 폭도 조문에 적어 두었습니다. 어떤 죄에 붙고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를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상습범 조문은 어디에 들어 있나
형법 총칙에는 상습범을 한꺼번에 다루는 조항이 없습니다. 각칙의 장마다 필요한 곳에 하나씩 놓여 있습니다.
재산범죄 쪽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은 두 개입니다. 절도와 강도의 장에 있는 제332조, 사기와 공갈의 장에 있는 제351조입니다.
두 조문은 문장 구조가 같아서, 상습으로 해당 범위의 죄를 범한 사람에게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니 상습이라는 표지가 붙었다면 먼저 확인할 것은 그 죄가 이 두 조문의 사정거리 안에 있는지입니다. 여기 없는 죄에는 이 방식의 가중이 붙지 않습니다.
상습범
같은 유형의 범행을 되풀이하는 성향이 행위자에게 있다고 평가될 때 적용되는 가중 유형입니다. 개별 범행의 결과가 아니라 행위자의 습벽을 근거로 삼는다는 점에서 일반 가중 사유와 성격이 다릅니다.
어떤 죄까지가 범위에 들어가나
조문이 번호로 범위를 지정해 두었습니다. 목록을 벗어난 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 근거 | 포함되는 죄 | 기본 법정형 |
|---|---|---|
| 제332조 | 제329조 절도 |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제332조 | 제330조 야간주거침입절도 | 10년 이하 징역 |
| 제332조 | 제331조 특수절도, 제331조의2 자동차등 불법사용 |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등 |
| 제351조 | 제347조 사기, 제347조의2 컴퓨터등 사용사기 | 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
| 제351조 | 제348조 준사기, 제349조 부당이득 | 20년 이하 또는 3년 이하 징역 등 |
| 제351조 | 제350조 공갈, 제350조의2 특수공갈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
제332조는 제329조부터 제331조의2까지를 묶어 두어, 자동차나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잠시 타고 다닌 행위까지 범위에 들어갑니다.
제351조는 제347조부터 제350조의2까지를 묶었습니다. 이 범위에는 사기뿐 아니라 준사기와 부당이득, 특수공갈이 함께 들어 있어 생각보다 넓습니다.
형은 실제로 얼마나 올라가나
계산은 단순합니다. 해당 죄에 정해진 형의 상한과 하한에 2분의 1을 더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절도를 예로 들면 6년 이하의 징역이 9년 이하로 늘어납니다. 사기는 20년 이하가 30년 이하가 됩니다. 공갈은 10년 이하에서 15년 이하로 올라갑니다.
상한선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제42조는 유기징역을 1개월 이상 30년 이하로 정하면서, 가중할 때에는 50년까지 올릴 수 있다고 단서를 붙였습니다. 여러 죄가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는 이 상한이 실제로 의미를 갖게 됩니다.
하한이 있는 죄라면 그 하한도 함께 움직입니다. 1년 이상으로 정해진 죄에서는 집행유예를 고려할 수 있는 구간 자체가 좁아집니다. 그래서 상습 표지가 붙은 사건은 양형 협상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습벽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
법원이 보는 것은 횟수 하나가 아닙니다.
범행의 간격, 수법이 얼마나 닮았는지, 같은 대상이나 같은 장소를 반복해 골랐는지, 앞선 사건의 처분을 받은 뒤 얼마 만에 다시 했는지를 함께 놓고 봅니다. 여기에 동기와 생활 형편이 더해집니다.
한 번의 사건에서 여러 건이 한꺼번에 드러난 경우도 있습니다. 전과가 없어도 짧은 기간에 같은 수법이 되풀이되었다면 습벽이 인정될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건수가 여럿이어도 동기와 수법이 제각각이면 하나의 성향으로 묶기 어렵습니다. 급전이 필요했던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가 뒤섞여 있다면 그 점도 자료가 됩니다.
전과가 있어야만 붙는 것인가
아닙니다. 이 지점에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제35조가 정한 누범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뒤 3년 안에 다시 죄를 지은 경우를 가리킵니다. 앞선 형의 집행이라는 객관적 사실이 출발점입니다.
상습범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행위자에게 그 유형을 되풀이하는 성향이 있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어도 붙을 수 있고, 전력이 있어도 성향이 인정되지 않으면 붙지 않습니다.
두 가중이 한 사건에서 겹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56조는 가중과 감경 사유가 겹칠 때의 순서를 정해 두었는데, 각칙 조문에 따른 가중이 먼저이고 누범 가중은 그 뒤입니다.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붙나
사기와 공갈 쪽에는 명문이 있습니다. 제352조가 미수범을 처벌하는 대상에 제351조를 직접 적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즉 상습으로 사기를 시도했다가 재물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정은 형을 정할 때 고려될 뿐이고 조문의 적용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절도 쪽은 제342조가 미수범 처벌 범위를 따로 정하고 있으니 공소장에 적힌 조문을 그대로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실무에서 다투는 자리는 어디인가
상습 표지를 떼어내는 다툼은 대개 다음 항목을 놓고 벌어집니다.
- 여러 건의 수법과 동기가 실제로 같은 갈래인지
- 범행 사이의 간격이 성향을 말할 만큼 촘촘한지
- 앞선 사건이 어떤 처분으로 끝났고 그 시점이 언제인지
- 생활 형편의 급변처럼 일회적 사정이 있었는지
- 치료나 상담을 받고 있다면 그 경과 기록이 남아 있는지
- 피해 회복이 몇 건에서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졌는지
기록을 모으는 방향이 분명해야 합니다. 개별 건을 부인하기 어려운 사건일수록 묶음 자체를 다투는 쪽이 실익이 큽니다.
진단서나 상담 확인서처럼 시간의 흐름이 드러나는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정리
상습범 가중은 각칙의 장마다 따로 놓여 있고, 재산범죄에서는 제332조와 제351조가 그 자리입니다. 두 조문 모두 해당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올립니다.
범위가 번호로 특정되어 있습니다.
절도는 9년 이하, 사기는 30년 이하로 상한이 움직이고 제42조의 단서가 가중 시 50년까지를 허용합니다. 판단의 근거는 전과가 아니라 되풀이하는 성향이며, 누범과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공소장을 받으셨다면 어느 조문으로 묶였는지부터 확인하시고 건별 사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32조, 제351조, 제329조, 제330조, 제331조, 제331조의2, 제347조, 제350조, 제352조, 제42조, 제35조, 제56조, 제342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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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전과가 한 번도 없는데 공소장에 상습이 붙었습니다. 가능한 일입니까?
가능합니다. 상습범 조문은 앞선 처벌 전력을 요건으로 적어 두지 않았습니다. 짧은 기간에 같은 수법이 반복되었다면 한 번의 사건에서 드러난 여러 건만으로도 습벽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상습절도로 기소되면 형이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올라가나요?
제329조 절도의 6년 이하 징역이 제332조에 따라 9년 이하로 올라갑니다. 다만 야간주거침입절도나 특수절도가 섞여 있으면 기준이 되는 법정형 자체가 달라지므로 공소장에 적힌 조문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누범 가중과 상습범 가중이 한 사건에 같이 붙기도 합니까?
요건이 각각 갖추어지면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제56조가 순서를 정해 두었고, 각칙 조문에 따른 가중이 먼저이며 누범 가중은 그다음 자리입니다.
상습성을 다투려면 어떤 자료가 도움이 됩니까?
건별로 동기와 수법이 다르다는 점, 범행 사이의 간격이 길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가 중심이 됩니다. 질환이나 급격한 생활 변화가 있었다면 진단서와 상담 기록처럼 시기가 드러나는 서류를 함께 준비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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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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