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물건이 범인에게서 나왔다는 연락을 받으면 바로 돌려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물건은 이미 수사기관의 손에 있습니다. 압수된 상태에서는 소유자라도 마음대로 가져올 수 없고,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형사소송법은 압수물 일반의 환부와 가환부, 그리고 피해자를 위한 장물 환부를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어느 단계에서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하는지, 판결이 난 뒤에는 어떻게 되는지를 조문의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압수된 물건은 언제까지 수사기관에 남아 있나
출발점은 제133조입니다.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피고사건이 끝나기 전이라도 결정으로 환부하여야 하고, 증거에 쓸 압수물은 소유자나 소지자, 보관자, 제출인의 청구에 따라 가환부할 수 있습니다.
제2항은 한 걸음 더 나갑니다. 증거로만 쓸 목적으로 압수한 물건 가운데 소유자나 소지자가 계속 사용해야 할 물건은 사진촬영이나 원형보존 조치를 한 뒤 신속히 가환부하여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영업에 쓰는 차량이나 장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돌려주는 방식이 두 가지라는 점을 먼저 구분하셔야 합니다.
환부와 가환부
환부는 압수를 풀고 물건을 완전히 돌려주는 처분입니다. 가환부는 압수의 효력을 남겨 둔 채 물건만 잠시 맡기는 처분이어서, 나중에 다시 제출을 요구받을 수 있고 함부로 처분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에게는 어떤 길이 따로 열려 있나
제134조가 피해자를 위한 조문입니다. 압수한 장물은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때에는 피고사건이 종결되기 전이라도 결정으로 피해자에게 환부할 수 있습니다.
열쇠는 명백이라는 두 글자입니다. 그 물건이 누구의 것인지, 어떤 경로로 범인의 손에 들어갔는지가 기록상 분명해야 합니다. 구입 영수증, 일련번호, 사진, 신고 당시의 진술이 이 명백함을 만드는 재료입니다.
절차상 보호 장치도 있습니다. 제135조는 환부나 가환부 결정을 하기 전에 검사, 피해자,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미리 통지하도록 정합니다. 피고인이 자기 물건이라고 다투는 경우 이 통지를 계기로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누구에게 청구하나
기소 전이라면 상대는 법원이 아니라 검사입니다.
제218조의2 제1항은 검사가 사본을 확보한 경우 등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과 증거에 사용할 압수물에 대하여, 공소제기 전이라도 소유자 등의 청구가 있으면 환부 또는 가환부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거부되면 제2항에 따라 그 검사의 소속 검찰청에 대응한 법원에 환부 결정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이 결정하면 검사는 따라야 합니다.
경찰이 압수한 물건도 같은 틀입니다. 제4항이 사법경찰관의 처분에 앞의 세 항을 준용하되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했습니다. 피해자 환부 조문인 제134조 역시 제219조의 준용 목록에 들어 있어 수사기관의 압수에도 적용됩니다.
| 단계 | 청구 상대 | 근거와 거부 시 대응 |
|---|---|---|
| 경찰 수사 중 | 사법경찰관 | 제218조의2 제4항, 검사 지휘 아래 처리 |
| 검찰 수사 중 | 검사 | 제218조의2 제1항, 거부 시 대응 법원에 결정 청구 |
| 기소 후 재판 중 | 법원 | 제133조, 제134조의 결정 |
| 판결 선고 | 법원 | 제333조의 환부 선고 |
판결이 나면 물건은 어떻게 처리되나
재판이 끝날 때까지 결정이 없었다면 제333조가 움직입니다. 압수한 장물로서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것은 판결로써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합니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입니다.
물건이 이미 팔려 없어졌다면 제2항에 따라 그 대가로 취득한 것을 피해자에게 교부하는 선고를 합니다. 제3항은 가환부한 장물에 대하여 별도의 선고가 없으면 환부 선고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정해, 잠시 맡아 두고 있던 물건이 판결과 함께 완전히 돌아오도록 했습니다.
몰수와의 관계도 짚어 두어야 합니다. 제332조는 압수한 물건에 몰수 선고가 없으면 압수를 해제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형법 제48조가 몰수 대상을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않는 물건으로 한정하고 있어, 피해자 소유가 분명한 장물은 애초에 몰수 대상이 아닙니다.
내 것이라는 점이 명백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형사 절차는 소유권 분쟁을 끝까지 가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제333조 제4항은 앞의 세 항이 이해관계인이 민사소송절차에 의하여 그 권리를 주장함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적었습니다. 환부 선고를 받았더라도 제3자가 자기 물건이라고 주장하면 민사에서 다시 다투어질 수 있고, 반대로 형사에서 환부를 받지 못했더라도 민사로 청구할 길은 남습니다.
범인이 훔친 물건을 중고 거래로 넘긴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현재 소지자가 사정을 모르고 값을 치렀다고 주장하면 명백함이 흔들립니다.
주의
가환부로 받은 물건을 팔거나 버리면 안 됩니다. 압수의 효력이 살아 있는 상태이므로 법원이나 검사가 다시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처분해 버리면 증거를 훼손한 것으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찾아가지 않고 두면 어떻게 되나
제486조가 답입니다. 환부를 받을 자의 소재가 불명하거나 다른 사유로 환부할 수 없으면 검사는 그 사유를 관보에 공고합니다. 공고한 뒤 3월 이내에 환부 청구가 없으면 물건은 국고에 귀속됩니다.
그 안에라도 가치 없는 물건은 폐기할 수 있고, 보관하기 어려운 물건은 공매하여 대가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이사를 했다면 담당 수사관에게 새 연락처를 알려 두셔야 합니다.
청구할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순서는 단순합니다.
- 압수조서와 압수목록에서 내 물건이 어떤 번호로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 구입 영수증, 보증서, 일련번호 사진, 신고 접수증처럼 소유를 보여 주는 자료를 모읍니다
- 단계에 맞는 상대에게 환부 또는 가환부 청구서를 냅니다
- 거부되면 제218조의2 제2항의 법원 결정 청구로 넘어갑니다
- 받을 때에는 물건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수령증에 서명합니다
확인할 것
· 압수목록에 적힌 물건의 번호와 명칭
· 소유를 증명할 영수증이나 일련번호
· 사건이 경찰, 검찰, 법원 중 어디에 있는지
· 가환부인지 환부인지, 결정문의 문구
· 공고 절차에 대비한 연락처 변경 신고
정리
압수물을 돌려받는 길은 세 갈래입니다.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어졌을 때의 제133조,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할 때의 제134조, 그리고 판결로 환부를 선고하는 제333조입니다.
기소 전에는 검사에게 청구하고, 거부되면 법원에 결정을 구합니다.
가환부는 압수의 효력이 남아 있으므로 처분해서는 안 되고, 소유가 명백하지 않은 다툼은 민사로 넘어갑니다. 공고 뒤 석 달을 넘기면 국고로 귀속되니 연락처를 남겨 두고 압수목록을 먼저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33조, 제134조, 제135조, 제218조의2, 제219조, 제332조, 제333조, 제486조 · 형법 제4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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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경찰서에서 물건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바로 가져올 수 있나요?
압수 상태라면 청구 절차가 필요합니다. 제218조의2 제4항에 따라 사법경찰관에게 환부나 가환부를 청구하고, 소유를 보여 주는 영수증이나 일련번호 자료를 함께 내시면 처리가 빨라집니다.
검사가 재판이 끝날 때까지 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증거로 계속 써야 한다는 뜻이면 가환부를 청구해 보십시오. 제133조 제2항은 계속 사용해야 할 물건을 사진촬영 뒤 신속히 가환부하도록 정하고 있고, 거부되면 대응 법원에 결정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범인이 이미 팔아 버렸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못 받나요?
제333조 제2항은 장물을 처분하였을 때 그 대가로 취득한 것을 피해자에게 교부하는 선고를 하도록 정합니다. 판매 대금이 압수되어 있다면 그것을 받을 수 있고, 나머지 손해는 민사로 청구합니다.
중고로 산 사람이 자기 물건이라고 주장합니다.
소유가 명백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형사 법원은 환부 결정을 미룰 수 있습니다. 제333조 제4항이 민사소송으로 권리를 주장할 길을 열어 두었으므로, 형사 기록을 확보한 뒤 민사로 반환을 구하는 방안을 검토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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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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