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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21일조회 4

업무상비밀누설죄가 적용되는 직역의 범위

일을 하다 보면 남의 사정을 알게 되는 직업이 있습니다. 그 사정을 밖으로 옮기는 순간 형사처벌이 따라붙는 자리가 형법 제317조입니다. 그런데 이 조문은 모든 직업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처벌 대상이 되는 사람의 이름을 조문이 직접 열거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누가 여기에 들어가고 어떤 정보가 비밀이며, 왜 고소가 있어야 재판이 열리는지를 차례대로 짚었습니다. 증언거부권 조문과 목록이 다르다는 점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조문은 무엇을 벌하고 형은 어느 정도인가

제317조 제1항의 구조는 간단합니다. 열거된 직역에 있는 사람이 직무처리중 지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면 처벌한다는 것입니다.

형은 세 갈래로 적혀 있습니다.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7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자격정지가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십시오. 면허나 자격으로 일하는 직업을 겨냥한 조문이라는 사실이 형에서 드러납니다.

보호하려는 것은 비밀의 주인이 가진 이익입니다. 그 사람이 믿고 맡겼기 때문에 알게 된 정보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우연히 알게 된 남의 사정은 이 조문의 대상이 아닙니다.

업무상비밀누설죄
조문에 이름이 적힌 직역이 직무를 처리하면서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알린 경우에 성립합니다. 신분이 없는 사람이 같은 정보를 옮긴 경우에는 이 조문이 아니라 다른 법률의 적용 여부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누가 조문 안에 있고 누가 밖에 있나

제1항이 적은 이름을 묶어 보면 이렇습니다.

구분제317조가 적은 범위
의료·약무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 약제사, 약종상, 조산사
법률·회계변호사와 변리사, 공인회계사, 공증인, 대서업자
보조자위 직역의 직무상 보조자
퇴직자그 직에 있던 사람도 같게 봅니다
제2항종교의 직에 있는 사람과 있던 사람

보조자가 들어 있다는 점이 실무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병원의 접수 직원, 법률사무소의 사무직원처럼 자격은 없지만 업무를 돕는 사람도 같은 조문의 주체가 됩니다.

반대로 이름이 없는 직업은 이 조문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금융기관 직원, 보험설계사, 학원 강사, 심리상담사가 그렇습니다. 그 경우에는 다른 법률에 처벌 규정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세무사와 간호사가 제1항의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는 점도 짚어 둡니다. 형사소송법 제149조의 증언거부권 목록과 구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조문을 같은 것으로 보시면 결론이 어긋납니다.

종교의 직을 왜 항을 나누어 두었나

제2항은 문장을 따로 세웠습니다. 종교의 직에 있는 자 또는 있던 자가 그 직무상 지득한 사람의 비밀을 누설한 때에도 제1항의 형과 같다는 내용입니다.

제1항이 업무를 전제로 하는 것과 달리 여기서는 직무상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종교 활동의 성격상 위탁이라는 틀로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기 때문입니다.

고해나 상담처럼 신뢰를 전제로 오간 이야기가 여기에 들어옵니다.

어떤 정보가 비밀에 해당하나

세 가지를 함께 봅니다.

  • 아직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일 것
  • 본인이 알리고 싶어 하지 않을 만한 내용일 것
  • 직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을 것

이미 언론에 보도되었거나 판결문으로 공개된 사실은 첫 번째 조건에서 빠집니다. 반대로 이름이나 연락처처럼 그 자체로는 사소해 보이는 정보라도, 어떤 사건의 당사자라는 사정과 결합되면 비밀이 됩니다.

병명, 치료 이력, 상담 내용, 사건의 진행 상황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본인이 동의한 범위 안에서 전달한 경우는 다릅니다. 동의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가 다툼의 핵심이 되므로 서면으로 남겨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디까지가 누설인가

누설은 비밀을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는 행위입니다.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말로 전한 경우뿐 아니라 서류를 건네거나 화면을 보여 준 경우도 포함됩니다. 고의가 필요하므로 실수로 흘린 정보는 이 조문으로 다루기 어렵지만, 알면서 방치한 것과 실수는 종이 한 장 차이여서 다툼이 자주 생깁니다.

요즘 문제되는 장면은 대체로 이런 것들입니다.

확인할 것
· 단체 대화방에 사건이나 환자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는지
· 업무 자료를 개인 계정이나 외부 저장장치로 옮긴 적이 있는지
· 퇴직하면서 고객 명부나 기록을 가지고 나왔는지
· 가족이나 지인에게 사례를 말하며 특정이 가능한 정보를 덧붙였는지
· 열람 권한이 없는 동료에게 자료를 보여 준 적이 있는지

고소가 없으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다

제318조가 이 장의 죄를 친고죄로 정합니다. 본장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한 문장입니다.

그래서 비밀의 주인이 고소하지 않으면 기소에 이르지 못합니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인지해 조사를 시작하는 것까지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문이 닫혀 있는 구조입니다.

고소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형사소송법이 친고죄의 고소기간을 별도로 두고 있어, 알게 된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가 결론을 가르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시점을 기록으로 남겨 두십시오. 조사를 받는 쪽이라면 고소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부터 살피는 것이 순서입니다.

다른 법률과 함께 문제되는 경우

같은 행위에 여러 법률이 걸리는 일이 흔합니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개인정보 보호법의 벌칙이 함께 검토됩니다. 의료인의 경우 의료법이, 변호사의 경우 변호사법이 각각 비밀유지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회사의 영업 관련 정보라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어느 법률이 먼저 적용되는지는 정보의 성격과 신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민사 책임도 별개로 남습니다. 형사 사건이 고소 취소로 끝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는 그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합의 문안에 그 부분을 어떻게 담을지가 중요합니다. 두 갈래를 한꺼번에 정리해야 뒤탈이 없습니다.

정리

제317조는 처벌 대상을 열거해 두었고, 그 직에 있던 사람과 직무상 보조자까지 포함합니다. 목록에 없는 직업은 이 조문으로 다루지 못합니다.

제2항은 종교의 직을 따로 세웠습니다.

비밀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정보로서 직무를 처리하다가 알게 된 것이어야 하고, 누설은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동의를 받은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가 자주 쟁점이 됩니다.

제318조가 친고죄로 정해 두어 고소가 소추의 조건이 됩니다. 어느 쪽에 서 계시든 알게 된 시점과 전달 경로를 먼저 정리하신 뒤에 대응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17조, 제318조 · 형사소송법 제14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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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병원 접수 담당인데 환자 이야기를 밖에서 했습니다. 면허가 없어도 처벌되나요?

제317조 제1항은 열거된 직역의 직무상 보조자를 함께 적고 있습니다. 면허가 없더라도 그 업무를 돕는 지위에서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을 누설했다면 같은 조문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퇴사한 뒤에 전 직장 고객 이야기를 한 경우도 해당합니까?

조문이 그 직에 있던 사람까지 포함하고 있어 재직 여부와 무관합니다. 다만 그 정보가 직무처리중 알게 된 타인의 비밀에 해당하는지는 따로 판단됩니다.

상대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도 하지 않나요?

제318조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할 뿐입니다. 수사기관이 조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막히지는 않으나, 고소가 없으면 기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세무사나 간호사도 이 조문으로 처벌되나요?

제317조 제1항의 열거에는 두 직역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49조의 증언거부권 목록과 구성이 달라 혼동하기 쉬우므로, 해당 직역을 규율하는 개별 법률의 벌칙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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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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