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 사기로 압수된 휴대전화가 석 달 만에 돌아왔을 때, 공소장에는 죄명이 하나 더 붙어 있었습니다. 분석 과정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대화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영장에는 분명히 사기라고만 적혀 있었는데 그 안에서 찾은 다른 사건의 대화가 법정에 증거로 나와도 되는지, 피고인은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답은 그 대화를 어떤 절차로 손에 넣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영장이 허락하는 범위와 그 밖에서 나온 증거의 운명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영장은 무엇까지 허락하나
적힌 만큼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14조는 압수·수색영장에 죄명,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신체·물건을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영장은 백지 위임장이 아니라 범위가 정해진 허가서입니다.
범위를 좁히는 문장은 하나 더 있습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된 제215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압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절차는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고,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하는 순서입니다.
개정으로 같은 조 제1항이 삭제되어, 이제 이 조문의 압수 주체는 사법경찰관 하나로 적혀 있습니다.
시간의 범위도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제114조 제1항 제6호는 영장의 유효기간과 그 기간이 지나면 집행에 착수할 수 없고 영장을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를 적도록 했습니다. 한 번 받은 영장으로 몇 달 뒤 같은 기기를 다시 뒤지는 일도 그래서 따져 볼 대상이 됩니다.
휴대전화 한 대에 다른 사건이 함께 들어 있다면
휴대전화는 수년 치 생활이 담긴 저장소입니다. 그래서 법은 기기를 통째로 가져가는 방식을 원칙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제219조가 사법경찰관의 압수에 준용하는 제106조 제3항은 정보저장매체의 경우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해 제출받도록 했습니다. 범위를 정하기가 불가능하거나 목적 달성이 현저히 곤란할 때에만 매체 자체를 압수할 수 있습니다. 기기를 가져갔더라도 그 안에서 골라낼 수 있는 것은 영장 범죄와 관계있는 정보까지입니다.
참여권도 같은 맥락입니다. 제121조와 제122조에 따라 피의자와 변호인은 집행에 참여할 수 있고 수사기관은 그 일시와 장소를 미리 알려야 합니다. 분석 과정에서 무엇을 고르는지 지켜볼 기회를 주라는 뜻입니다.
다른 범죄의 흔적이 보이면 수사기관은 어떻게 해야 하나
멈추고 새 영장을 받아야 합니다.
사기 영장으로 도박 사건의 대화를 계속 뒤지는 것은 영장이 허락하지 않은 수색입니다. 우연히 발견한 시점에서 탐색을 그치고, 그 범죄에 대해 따로 새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은 뒤에야 그 정보를 압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조문 구조에 맞습니다. 새 영장 역시 사법경찰관의 신청과 검사의 청구, 판사의 발부를 거칩니다.
다툼은 대개 그 사이에서 생깁니다. 발견 이후 새 영장이 나오기 전까지 탐색이 이어졌는지, 새 영장의 기재가 발견한 정보를 정확히 특정했는지가 기록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 단계 | 확인할 서류 | 따져 볼 점 |
|---|---|---|
| 첫 압수 | 압수·수색영장 사본 | 죄명,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의 범위 |
| 휴대전화 분석 | 선별 과정 기록, 참여 통지 | 영장 범죄와 관계있는 정보만 골라냈는지 |
| 다른 범죄 발견 후 | 두 번째 영장의 발부일 | 발견 시점과 새 영장 사이에 탐색이 계속되었는지 |
| 압수 종료 | 압수목록 | 목록에 적힌 파일과 공소장 증거목록이 일치하는지 |
절차를 건너뛴 증거는 법정에서 어떻게 되나
제308조의2는 짧고 단호합니다.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한 문장입니다.
제307조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정한 것과 맞물려, 배제된 증거는 그 증명의 재료에서 빠집니다. 영장 범위를 벗어나 얻은 대화가 도박 혐의의 핵심 증거였다면 그 혐의의 증명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별도 영장 없이 탐색해 얻은 다른 범죄 정보를 위법수집증거로 보아 배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배제를 주장하는 쪽이 절차의 흠을 구체적으로 짚어야 합니다. 막연히 위법하다는 주장으로는 부족합니다.
동의서에 서명했다면 사정이 달라지나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정 제218조는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사법경찰관이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조사실에서 휴대전화를 내주며 서명한 서류가 임의제출 동의서였다면 영장이 아닌 그 동의가 압수의 근거가 됩니다.
그때 따질 것은 두 가지입니다. 제출이 정말 자발적이었는지, 그리고 동의한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입니다. 사기 사건 자료만 보라는 취지로 내준 것이라면 그 밖의 정보까지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서명한 서류의 문구를 그대로 확보해 두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피의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 첫 영장과 두 번째 영장의 사본, 각각의 죄명과 발부일
- 제129조에 따라 교부받은 압수목록의 파일 단위 내역
- 참여 통지를 받았는지, 받지 못했다면 그 사유
- 임의제출 동의서의 문구와 서명 당시 상황
주의
위법수집증거라는 주장은 어느 단계에서 어떤 절차가 빠졌는지를 짚어야 받아들여집니다.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공판기일 전까지 영장, 압수목록, 분석 일지를 날짜순으로 대조해 빠진 고리를 정리해 두십시오.
정리
영장은 기재된 죄명과 물건, 그 사건과 관계있는 것까지만 허락합니다. 휴대전화에서 다른 범죄 정보를 발견하면 탐색을 멈추고 새 영장을 받아야 하며, 그 절차 없이 얻은 정보는 제308조의2에 따라 증거에서 배제될 수 있습니다. 임의제출 동의가 있었다면 동의의 자발성과 범위가 쟁점이 됩니다. 결국 어느 경우든 영장 사본, 압수목록, 동의서라는 세 장의 서류를 시간 순서로 맞춰 보는 데서 다툼이 시작됩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114조, 제121조, 제122조, 제129조, 제215조, 제218조, 제219조, 제307조, 제308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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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새 영장을 받았다면 그 증거는 무조건 쓸 수 있습니까?
새 영장이 있더라도 발견 이후 영장 발부 전까지 탐색이 계속되었다면 그 구간의 수집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분석 일지와 영장 발부일을 대조해 공백 기간에 무엇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하십시오.
압수 현장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다툴 수 있습니까?
제122조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한 때를 통지의 예외로 두었습니다. 그 의사가 어떤 범위의 절차에 대한 것이었는지가 쟁점이 되므로, 당시 서명한 서류의 문구를 먼저 확보하십시오.
위법하게 얻은 대화를 근거로 찾아낸 다른 증거도 배제됩니까?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를 배제합니다. 뒤따라 얻은 증거가 처음의 위법과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리므로, 증거마다 확보 경로를 따로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경찰이 휴대전화 전체를 복제해 갔다면 그 자체로 위법입니까?
제106조 제3항은 범위를 정해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그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때 매체 전체를 압수하도록 했습니다. 전체 복제의 사유가 기록에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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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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