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형사 단독 재판부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고 나온 날, 집에 오자마자 항소장 양식을 내려받았습니다. 2심이니 부산고등법원으로 보내면 된다고 생각해 봉투에 주소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그 봉투는 부치지 않는 편이 맞습니다. 항소장은 방금 판결을 선고한 1심 법원에 내는 서면이고, 단독판사 사건의 2심은 애초에 고등법원이 맡지도 않습니다. 제출처를 한 번 틀리면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그대로 흘러가 버립니다.
항소장을 왜 2심이 아니라 1심 법원에 내나
형사소송법은 항소를 하려면 항소장을 원심법원에 제출하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원심법원은 판결을 한 법원, 즉 선고를 들은 바로 그 법원입니다.
항소장을 받은 1심 법원은 먼저 서면이 방식에 맞는지, 기간 안에 들어왔는지를 봅니다. 어느 하나라도 어긋난 것이 명백하면 기록을 넘길 것도 없이 스스로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합니다. 이 결정에는 즉시항고로 불복할 수 있습니다.
이상이 없으면 1심 법원은 항소장을 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소송기록과 증거물을 항소법원으로 보냅니다. 기록을 쥐고 있는 곳이 1심이니, 항소장도 그리로 모았다가 한꺼번에 올려 보내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판결문 첫머리에 적힌 법원만 알면 되고, 2심 법원의 이름까지 알아 둘 필요는 없습니다.
내 사건의 2심은 어느 법원이 맡나
항소장을 내는 곳과 항소심이 열리는 곳은 다릅니다. 둘을 나란히 놓아 보면 헷갈릴 일이 줄어듭니다.
| 불복하려는 판결 | 심리하는 법원 | 서면을 내는 곳 |
|---|---|---|
| 지방법원 단독판사의 1심 판결 |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 | 판결한 1심 법원 |
| 지방법원 합의부의 1심 판결 | 고등법원 | 판결한 1심 법원 |
| 항소심 판결 (상고) | 대법원 | 판결한 항소심 법원 |
마지막 열을 보십시오. 어느 줄이든 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제출처입니다. 상고도 같은 원리여서, 대법원에 가려는 사람은 상고장을 대법원이 아니라 항소심 법원에 냅니다.
단독인지 합의부인지 모르겠다면 1심 법원 형사과에 사건번호를 대고 물어보면 됩니다.
일주일은 언제부터 어떻게 세나
항소할 수 있는 기간은 7일이고, 판결을 선고한 날부터 진행합니다. 날로 세는 기간은 첫날을 넣지 않으므로 선고 다음 날이 1일째가 됩니다.
- 수요일에 선고되었다면 다음 주 수요일이 마지막 날입니다.
-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날은 셈에서 빠지고 다음 평일로 넘어갑니다.
- 금요일인 10월 2일에 선고된 경우, 7일째인 9일이 한글날이고 이어서 주말이라 마지막 날은 12일 월요일이 됩니다.
우편으로 보낼 생각이라면 마지막 날에 부치는 것은 위험합니다. 구치소에 있는 사람에게만 소장에게 낸 때를 기준으로 삼는 특칙을 따로 두었다는 것은, 거꾸로 보통은 법원에 들어간 때를 본다는 뜻입니다. 등기우편이라도 하루 이틀 여유를 두십시오.
엉뚱한 법원에 보냈다면 어떻게 되나
고등법원이나 다른 법원으로 항소장을 보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잘못 받은 법원이 서류를 원심법원으로 넘겨 주기도 하고, 실무에서는 그 서류가 원심법원에 도착한 때를 기준으로 기간 준수를 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법원 사이에 서류가 오가는 데 며칠이 걸리는 동안 7일이 지나 버리면, 원심법원은 기간이 지난 항소로 보고 기각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때 떠올리는 제도가 상소권회복입니다. 본인이나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놓쳤을 때,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7일 안에 원심법원에 서면으로 청구하면서 항소도 함께 제기하는 절차입니다. 다만 제출처를 잘못 안 것은 본인 쪽 사정으로 보기 쉬워 받아들여지리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주의
엉뚱한 곳에 보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돌려받기를 기다리지 말고, 같은 내용의 항소장을 원심법원에 곧바로 다시 내십시오. 기간 안에 원심법원에 들어간 서면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것으로 항소는 제기된 것입니다.
항소장에는 무엇을 적고, 이유서는 언제 내나
항소장은 길 필요가 없습니다. 사건번호와 피고인 이름, 원심 판결의 선고일과 주문, 그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다는 뜻이 담기면 됩니다.
본격적인 주장은 다음 단계인 항소이유서에서 펼칩니다. 이 서면은 원심이 아니라 항소법원에 냅니다. 제출처가 중간에 바뀐다는 점이 가장 많이 틀리는 대목입니다.
- 선고 다음 날부터 7일 안에 원심법원에 항소장을 냅니다.
- 원심법원이 14일 안에 기록과 증거물을 항소법원으로 보냅니다.
- 항소법원이 기록을 받았다는 통지를 항소인에게 보내고,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으면 변호인에게도 보냅니다.
-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냅니다.
- 상대방은 이유서 부본을 받은 날부터 10일 안에 답변서를 낼 수 있습니다.
이유서를 기간 안에 내지 않으면 항소가 결정으로 기각될 수 있습니다. 항소장에 이유가 적혀 있으면 이 기각의 예외가 되므로, 항소장에 '형이 너무 무겁다'거나 '사실을 잘못 인정했다'는 이유를 한 줄이라도 써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 두 가지, 곧 양형부당과 사실오인은 법이 정한 항소이유에 들어 있습니다.
구치소에 있거나 가족이 대신 낼 때는
구속된 채 선고를 받아 민원실에 갈 수 없다면 기간 안에 항소장을 구치소장이나 교도소장에게 내면 됩니다. 그러면 기간 안에 항소한 것으로 보고, 글을 쓰기 어려운 사정이면 소장이 소속 공무원에게 대신 쓰게 해야 합니다.
가족이 나설 수도 있습니다. 피고인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와 원심의 변호인은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분명하게 반대한다면 그 뜻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확인할 것
· 판결을 선고한 법원 이름과 사건번호
· 선고일과 7일째 날, 그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인지
· 항소장에 적을 불복 이유 한 줄
· 원심법원 접수 사실을 보여 줄 접수증
· 2심에서도 같은 변호인에게 맡길지, 선임서를 새로 낼지
접수증은 꼭 챙겨 두십시오.
정리
항소장은 판결을 선고한 법원에 냅니다. 2심이 지방법원 합의부이든 고등법원이든, 상고라서 대법원으로 가든 첫 서면의 제출처는 늘 방금 판결한 곳입니다. 항소이유서만 항소법원으로 갑니다.
주소 한 줄이 판결을 확정시킬 수 있습니다.
선고 다음 날부터 7일, 마지막 날이 휴일이면 다음 평일까지라는 계산을 먼저 끝내 두고, 무엇을 다툴지는 판결문을 놓고 변호사와 함께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이유서 기간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따로 흐르니 그 통지서도 잃어버리지 마십시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66조, 제341조, 제343조, 제344조, 제345조, 제346조, 제353조, 제357조, 제358조, 제359조, 제360조, 제361조, 제361조의2, 제361조의3, 제361조의4, 제361조의5, 제368조, 제37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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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피고인만 항소했는데 2심에서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까?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이나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에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검사도 함께 항소했다면 이 제한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므로 상대 쪽 항소 여부를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등기우편으로 항소장을 보내도 됩니까?
우편 제출도 가능합니다. 다만 기간 안에 원심법원에 도착해야 하므로 마지막 날에 부치면 늦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곳이라면 법원 민원실에 직접 내고 접수증을 받는 방법이 가장 확실합니다.
항소를 했다가 마음이 바뀌면 거둘 수 있습니까?
항소는 취하할 수 있고, 서면으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취하서는 항소법원에 내지만 기록이 아직 항소법원에 넘어가지 않았다면 원심법원에 낼 수도 있습니다.
항소이유서를 기간 안에 못 내면 어떻게 됩니까?
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항소법원이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할 수 있습니다. 항소장에 이유를 적어 두었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살펴야 할 사유가 있으면 예외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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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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