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와 수색에는 영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체포되는 그 자리에서 수사관이 주머니를 뒤지고 휴대전화를 가져가는 장면은 영장 없이 벌어집니다. 형사소송법이 체포라는 상황에 한정해 예외를 열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예외는 장소와 시간, 사후 절차라는 세 겹의 테두리를 두르고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허용된 범위이고 어디서부터 위법이 되는지, 제216조부터 제218조까지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어떤 체포에 붙는 예외인가
제216조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제200조의2, 제200조의3, 제201조 또는 제212조에 따라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두 가지 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네 개의 조문은 각각 영장에 의한 체포, 긴급체포, 구속영장의 집행, 현행범 체포입니다. 즉 이 예외는 체포라는 사건에 딸려 있는 것이지 수사 일반에 열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체포가 없으면 이 조문도 없습니다.
제2항은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할 때에도 체포현장의 압수, 수색, 검증 규정을 준용합니다.
영장주의의 예외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압수와 수색에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요구합니다. 제216조부터 제218조까지는 체포 현장, 긴급체포 뒤 스물네 시간, 범행 직후의 장소, 임의제출이라는 네 상황에서만 이 원칙을 비켜 가도록 허용한 조문입니다.
체포 현장에서 무엇까지 할 수 있나
제1항이 허용하는 처분은 둘입니다.
첫째는 제1호의 피의자 수색입니다.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 안에서 피의자를 찾는 행위입니다. 다만 단서가 있습니다. 영장에 의한 체포와 구속의 경우에는 미리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때로 한정됩니다. 2018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2019년 12월에 덧붙여진 문장입니다.
둘째는 제2호의 체포현장에서의 압수, 수색, 검증입니다. 피의자의 몸과 그 직접 지배 아래에 있는 범위가 대상입니다. 체포된 방의 서랍은 들어갈 수 있어도, 다른 층의 창고나 주차장의 차량까지 현장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현장의 범위가 다툼의 한복판입니다.
긴급체포 뒤에는 시간이 따로 주어지나
제217조 제1항이 긴급체포에만 붙는 특칙입니다. 제200조의3에 따라 체포된 자가 소유,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포한 때부터 스물네 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 수색, 검증을 할 수 있습니다.
제216조와 다른 점은 장소입니다. 체포 현장이 아니어도 되고, 피의자가 소유하거나 보관하는 물건이면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것도 대상이 됩니다. 대신 시간이 스물네 시간으로 잘려 있습니다.
영장에 의한 체포나 현행범 체포에는 이 조항이 없습니다. 긴급체포는 영장 없이 이루어진 체포이므로 그 뒤의 압수도 사후 통제를 전제로 폭을 넓힌 구조입니다.
| 근거 | 상황 | 범위와 시간 | 사후 절차 |
|---|---|---|---|
| 제216조 제1항 | 모든 유형의 체포, 구속 | 체포 현장, 피의자 수색 | 계속 압수 시 48시간 내 영장 청구 |
| 제216조 제3항 | 범행 중, 범행 직후의 장소 | 긴급을 요할 때 | 사후에 지체 없이 영장 |
| 제217조 제1항 | 긴급체포된 자 | 소유, 소지, 보관 물건, 스물네 시간 | 계속 압수 시 48시간 내 영장 청구 |
| 제218조 | 유류물, 임의제출물 | 체포와 무관 | 영장 불요 |
가져간 물건을 계속 가지고 있으려면
여기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입니다.
제217조 제2항은 제1항 또는 제21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압수한 물건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지체 없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그 청구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때에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하도록 했습니다.
두 시간을 헷갈리지 마십시오. 스물네 시간은 긴급체포 뒤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는 시간이고, 48시간은 그렇게 압수한 물건을 계속 가지기 위해 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영장 청구가 없었거나 기각되었는데도 물건이 남아 있다면 그 압수는 근거를 잃습니다. 그 물건에서 나온 증거의 능력이 다투어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범행 직후의 장소는 어떻게 다루나
제216조 제3항은 체포와 무관한 세 번째 예외입니다.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 없이 압수, 수색, 검증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사후에 지체 없이 영장을 받아야 합니다.
피의자가 그 자리에 없어도 됩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범인이 달아난 뒤라도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를 곧바로 보전할 수 있게 한 조문입니다. 대신 사후 영장이 의무로 붙어 있습니다.
제220조는 제216조의 처분을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하는 경우 제123조 제2항의 주거주 참여와 제125조의 야간집행 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스스로 낸 물건은 어떻게 되나
제218조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 기타인의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체포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건네 달라는 요구에 응했다면 이 조문으로 처리됩니다. 임의라는 말이 조건입니다.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낸 것인지, 거부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처럼 말한 것은 아닌지가 나중에 다투어집니다.
제출은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 제출한 물건의 명칭과 수량이 적힌 압수목록을 받아 두십시오
- 휴대전화라면 어떤 범위의 정보를 보는 데 동의하는지를 분명히 하십시오
-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 그 사실을 조서에 남기도록 요구하십시오
- 제출 뒤에는 제218조의2에 따라 환부나 가환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
임의제출은 영장 청구 의무가 붙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체포 현장에서 임의제출 형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고 싶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분명히 거부하고, 낸다면 범위를 말로 한정해 두는 것이 뒤의 다툼에서 자료가 됩니다.
정리
체포 현장의 압수와 수색은 제216조 제1항이 여는 예외이고, 대상은 피의자의 몸과 직접 지배 범위입니다. 긴급체포에는 제217조가 스물네 시간의 시간을 더 주되 장소의 제한을 풉니다.
계속 가지려면 48시간 안에 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못 받으면 즉시 돌려주어야 합니다.
범행 직후의 장소는 제216조 제3항이, 스스로 낸 물건은 제218조가 맡습니다. 이 조문들은 2026년 10월 2일 시행을 앞둔 개정으로 문언이 손질될 예정이지만 시간과 범위의 뼈대는 그대로입니다. 압수된 날짜와 시각, 영장 청구 여부를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217조, 제218조, 제218조의2, 제220조, 제200조의2, 제200조의3, 제201조, 제21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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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현행범으로 체포되면서 차 안까지 뒤졌습니다. 괜찮은 겁니까?
제216조 제1항 제2호의 체포현장은 피의자의 몸과 직접 지배 아래 있는 범위로 이해됩니다. 체포된 자리에서 떨어진 차량까지 현장에 포함되는지는 거리와 상황에 따라 다투어지므로, 체포 장소와 차량의 위치를 정확히 기록해 두셔야 합니다.
긴급체포된 다음 날 집에 와서 컴퓨터를 가져갔습니다.
제217조 제1항은 체포한 때부터 스물네 시간 이내에만 영장 없는 압수를 허용합니다. 체포 시각과 압수 시각을 대조해 스물네 시간을 넘겼다면 그 압수는 이 조문의 근거를 잃고, 별도의 영장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압수당한 휴대전화를 며칠째 돌려주지 않습니다.
계속 압수하려면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발부받지 못하면 즉시 반환해야 합니다. 영장이 발부되었는지를 확인하고, 발부되었더라도 제218조의2에 따라 환부나 가환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무서워서 휴대전화를 그냥 건넸습니다. 임의제출이 되나요?
제218조의 임의제출은 자유로운 의사로 낸 것이어야 합니다. 거부할 수 있다는 설명이 없었거나 불이익을 암시하는 말이 있었다면 임의성이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당시의 대화 내용과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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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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