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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4일조회 0

외국어 증거 문서에는 번역문을 붙여 내야 한다

무역 대금을 둘러싼 사기 사건에서 피고인 쪽이 가장 믿는 자료는 베트남 거래처와 주고받은 이메일 묶음이었습니다. 대금을 늦게 주겠다고 상대가 먼저 양해했다는 문장이 거기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력해 온 종이는 전부 베트남어였고, 재판부는 그대로는 조사할 수 없다는 뜻을 비쳤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외국어로 된 서류나 메시지를 증거로 쓰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그 단계를 어떻게 밟고, 틀린 번역은 어떻게 다투는지 정리합니다.

외국어 문서를 원문 그대로 내면 왜 안 되나

형사소송법 제182조는 짧습니다. 국어 아닌 문자 또는 부호는 번역하게 하여야 한다는 한 문장이 전부입니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로 적혀 있어, 법원이 재량으로 건너뛸 수 있는 절차가 아닙니다.

이유는 증거조사 방식에서 드러납니다. 제292조는 신청에 따라 증거서류를 조사할 때 신청인이 그 내용을 낭독하도록 정했습니다. 판사와 검사, 상대 당사자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읽어 봐야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원문만으로는 증거가 법정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원문과 번역문은 한 쌍으로 움직입니다. 원문은 그 문서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근거가 되고, 번역문은 그 문서가 무슨 뜻이었는지를 재판부에 전합니다. 둘 중 하나만 있으면 증거로서 힘이 반쯤 빠집니다.

문자 또는 부호
제182조는 외국어 문자만 적지 않고 부호까지 함께 적었습니다. 외국어로 쓴 계약서와 이메일, 메신저 대화가 대표적이고, 일반인이 읽을 수 없는 약호나 기호로 기록된 장부처럼 풀이가 있어야 뜻이 통하는 기록도 같은 선상에서 검토됩니다.

번역문은 누가 준비하고 누가 맡나

실무에서는 증거를 내는 쪽이 번역문을 함께 붙여 제출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검사가 낸 외국어 자료라면 검사 쪽에서, 피고인이 낸 자료라면 피고인 쪽에서 번역을 마련합니다.

번역의 정확성이 다투어지면 법원이 나섭니다. 제294조 제1항은 검사, 피고인, 변호인이 번역인의 신문을 신청할 수 있다고 정했고, 제273조 제1항은 공판준비에 필요하면 공판기일 전에도 법원이 번역을 명할 수 있게 했습니다. 양쪽 번역이 엇갈릴 때 중립적인 번역인을 세우는 통로가 이것입니다.

수사 단계도 비어 있지 않습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된 개정 조문에서 제221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수사에 필요하면 감정, 통역, 번역을 위촉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압수한 외국어 장부가 수사기록에 붙어 올 때 그 번역이 어디서 나왔는지 확인해 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법원이 세운 번역인은 어떤 책임을 지나

제183조가 감정에 관한 규정을 통역과 번역에 준용합니다. 그래서 번역인도 감정인과 같은 틀 안에서 움직입니다.

단계근거내용
수사형사소송법 제221조 제2항사법경찰관이 번역을 위촉할 수 있음
공판 전제273조 제1항신청이 있으면 공판기일 전에 번역을 명할 수 있음
선서제183조, 제170조번역 전에 선서서로 선서
결과 제출제183조, 제171조경과와 결과를 서면으로 내고, 필요하면 설명
비용제183조, 제178조여비, 일당, 숙박료와 번역료 청구
허위 번역형법 제154조선서한 번역인의 허위 번역은 위증죄의 예로 처벌

무게가 실리는 줄은 마지막 칸입니다. 형법 제154조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번역인이 허위의 번역을 하면 위증죄의 예에 따른다고 정했습니다. 위증죄의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니, 선서한 번역은 가볍게 다룰 수 있는 작업이 아닙니다.

선서를 하지 않은 번역에는 이 조문이 그대로 닿지 않습니다. 당사자가 업체에 맡겨 만든 번역문은 그 자체로는 한쪽이 낸 자료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상대가 낸 번역이 틀렸다고 보이면

잠자코 있으면 그 번역이 기록에 그대로 남습니다. 다툼은 순서를 따라 진행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1. 문제가 되는 문장을 특정하고, 원문 단어와 상대 번역, 우리 쪽 번역을 나란히 적은 대조표를 만듭니다.
  2. 증거조사 단계에서 그 번역문의 정확성을 다툰다는 의견을 밝힙니다.
  3. 제294조 제1항에 따라 번역인 신문이나 법원의 번역 명령을 신청합니다.
  4. 법원이 지정한 번역인의 결과가 나오면 서면으로 의견을 냅니다.

단어 하나가 사건의 결론을 흔들기도 합니다. 지급을 미루겠다는 표현이 양해인지 통보인지에 따라 기망의 성립 여부가 달라지는 식입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길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습니다. 제420조 제2호는 원판결의 증거가 된 번역이 확정판결로 허위임이 증명된 때를 재심 사유로 적어 두었습니다. 다만 허위 번역 자체가 별도 재판에서 확정되어야 하므로 문턱이 높습니다.

일부만 번역해서 내도 되나

분량이 많으면 필요한 부분만 옮기고 싶어집니다. 수백 쪽짜리 계약서를 통째로 번역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발췌 번역 자체가 금지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빠진 부분에 반대 취지의 문장이 있다고 주장하면 결국 나머지까지 번역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부터 어느 쪽 몇 번째 줄을 옮겼는지 표시해 두면 다툼이 좁아집니다.

주의
메신저 대화를 번역할 때 이모티콘, 약어, 현지 속어를 빼 버리면 문맥이 바뀔 수 있습니다. 원문에 있는 표현은 번역문에 그대로 두고, 뜻을 괄호로 풀어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대화 시각도 현지 시간인지 한국 시간인지 밝혀 두십시오.

제출하기 전에 무엇을 갖춰 두나

번역문 한 장보다 그 번역이 믿을 만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장치가 더 중요합니다. 재판부가 원문과 번역을 맞춰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원문 사본과 번역문을 같은 쪽 번호 체계로 정리한 묶음
  • 번역한 사람의 이름, 경력, 해당 언어 자격을 적은 확인서
  • 사건의 핵심 단어를 따로 뽑은 용어 대조표
  • 이메일이나 메신저라면 원본 파일과 수신 시각이 드러나는 화면

번역 공증을 받아 두면 형식은 갖춰지지만, 공증은 번역인이 서명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뿐 내용의 정확성까지 보증하지는 않습니다.

내용은 결국 법정에서 검증됩니다.

정리

외국어 문서는 번역을 거쳐야 법정에서 증거로 조사됩니다. 제182조가 번역을 의무로 정해 두었고, 제183조를 통해 번역인에게는 선서와 서면 보고의 틀이 씌워집니다.

번역은 내는 쪽이 준비합니다.

상대 번역이 틀렸다고 보이면 대조표를 만들어 번역인 신문이나 법원의 번역 명령을 신청하는 것이 정석이고, 선서한 번역인의 허위 번역은 형법 제154조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핵심 증거가 외국어로 되어 있다면 번역 범위와 표현을 정하는 단계부터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70조, 제171조, 제178조, 제182조, 제183조, 제221조, 제273조, 제292조, 제294조, 제420조 · 형법 제152조, 제15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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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수사기관에서 만든 번역문을 그대로 믿어야 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위촉된 번역도 공판에서 정확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문제 되는 문장을 원문과 대조한 표를 만들어 증거 의견을 밝히고, 필요하면 번역인 신문이나 법원의 번역 명령을 신청하시면 됩니다.

가족이 번역한 문서도 제출할 수 있습니까?

제출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옮긴 번역은 상대방이 정확성을 문제 삼기 쉽습니다. 핵심 증거라면 해당 언어에 능숙한 제3자의 번역을 받고, 번역자의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함께 내는 편이 낫습니다.

영어 몇 단어가 섞인 문서도 번역이 필요합니까?

제182조는 국어 아닌 문자를 번역하게 하도록 정했습니다. 널리 쓰이는 외래어 정도는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그 단어가 사건의 쟁점과 맞닿아 있다면 뜻을 풀어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법원이 지정한 번역인의 번역료는 누가 냅니까?

번역인은 제183조와 제178조에 따라 여비, 일당, 숙박료와 번역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비용은 소송비용에 들어가며, 최종적으로 누가 부담하는지는 판결에서 소송비용 부담을 어떻게 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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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3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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