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옆 테이블 손님을 밀쳤고, 상대는 전치 2주 진단서를 냈습니다. 조사를 마칠 무렵 벌금으로 약식 처리될 것 같다는 말을 들어 서류 한 장이면 끝나리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3주 뒤 도착한 것은 약식명령이 아니라 공소장 부본과 공판기일 소환장이었습니다.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해도 판사가 그 방식이 맞지 않는다고 보면 정식 공판을 열게 되어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고, 소환장을 받은 사람은 무엇이 달라지는지 차례로 짚어 봅니다.
약식명령은 원래 어떤 절차인가
약식명령은 검사의 청구가 있을 때 지방법원이 공판을 열지 않고 서면만으로 벌금, 과료 또는 몰수를 정하는 재판입니다. 추징 같은 부수 처분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공소 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청구하면, 판사는 기록을 읽고 범죄사실, 적용법령, 형, 그리고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안내를 적은 약식명령을 보냅니다.
피고인이 법정에 한 번도 가지 않고 끝나는 것이 이 절차의 장점입니다. 다만 판사가 이 방식으로 처리해도 된다고 판단했을 때만 그렇습니다.
판사가 공판으로 돌리는 두 갈래는 무엇인가
형사소송법은 약식명령 청구가 있어도 그 사건이 약식명령으로 할 수 없거나, 약식명령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면 공판절차로 심판하라고 정합니다. 실무에서는 흔히 공판절차 회부라고 부릅니다.
- 할 수 없는 경우: 약식명령은 벌금·과료·몰수만 정할 수 있으므로, 징역형만 있는 죄이거나 벌금보다 무거운 형이 필요하다고 보이면 이 절차에 담을 수 없습니다.
- 할 수 없는 경우: 약식명령은 형을 정하는 재판이라 무죄나 면소, 공소기각을 할 사건으로 보이면 공판을 열어 판단해야 합니다.
- 적당하지 않은 경우: 피고인이 혐의를 다투는 기색이 기록에 보이거나, 증인을 불러 들어 봐야 할 쟁점이 있는 때입니다.
- 적당하지 않은 경우: 피해가 크거나 전과 관계상 청구된 벌금액이 가볍다고 판단되는 때입니다.
회부 이유를 적은 결정문이 따로 오지는 않는 경우가 많아, 피고인은 소환장만 보고 이유를 짐작해야 합니다.
내가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와 무엇이 다른가
결과만 보면 둘 다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지만, 출발점이 다르면 보호 장치도 달라집니다.
| 구분 | 피고인의 정식재판 청구 | 판사의 공판절차 회부 |
|---|---|---|
| 시작 | 약식명령을 받은 뒤 피고인이 청구 | 약식명령 없이 판사가 직권으로 |
| 기한 |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 해당 없음 |
| 형의 종류 | 약식명령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 불가 | 법정형 안에서 제한 없음 |
| 더 무거운 벌금 | 가능하나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적어야 함 | 일반 사건과 같음 |
가장 큰 차이는 셋째 줄입니다. 피고인이 스스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공판절차 회부에는 이 형종 상향 금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해죄는 법정형에 7년 이하의 징역이 있습니다. 회부된 사건에서는 벌금 대신 징역형이 선고될 여지가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법정에는 꼭 나가야 하나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나오지 않으면 재판을 열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소환장을 받았다면 출석이 기본입니다.
예외는 법정형이 가벼운 사건에 한정됩니다. 법정형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료뿐인 사건은 출석하지 않아도 되고 대리인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장기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해당하는 사건은 불출석 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첫 기일에 이름과 주거 등을 묻는 인정신문 절차와 판결을 선고하는 날에는 나가야 합니다.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어서 허가 신청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사례처럼 상해죄로 기소되었다면 이 예외에 들지 않으니 매 기일 출석해야 합니다.
소환장을 받았다면 무엇부터 하나
첫 기일까지 보통 몇 주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 기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 공소장 부본의 공소사실과 죄명을 읽고,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눕니다.
- 검사가 증거로 낼 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해 어떤 진술이 기록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았다면 사과와 배상 방안을 다시 정리합니다.
- 재직증명서, 가족관계, 반성의 자료처럼 형을 정할 때 참고될 서류를 모읍니다.
- 첫 기일 전에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주의
벌금 사건이던 것이 왜 재판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며 첫 기일에 준비 없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부 자체가 판사가 사건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벌금 약식 때와 같은 태도로 대하지 마십시오.
공판 회부가 꼭 나쁜 소식이기만 한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약식명령은 기록만으로 결론을 냅니다. 상대가 먼저 멱살을 잡았다는 사정이나 진단서의 부위가 실제 다툼과 맞지 않는다는 점은 서면 절차에서는 드러날 기회가 없습니다. 공판에서는 증인을 신청하고 피해자 진술의 모순을 짚을 수 있습니다. 합의가 늦게라도 이루어지면 그 결과를 판결 직전까지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다툴 것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말할 자리가 생긴 셈입니다. 판사 앞에서 직접 사정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서면 절차에는 없던 기회입니다. 다툴 것이 없는 사람이라면 선처의 근거를 충실히 채워 약식명령에서 예상하던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됩니다.
정리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해도 판사가 그 사건은 약식으로 할 수 없거나 적당하지 않다고 보면 공판절차로 넘깁니다. 이때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와 달리 형의 종류가 올라가는 것을 막는 장치가 없고, 출석 의무도 일반 사건과 같습니다.
소환장은 준비를 시작하라는 신호입니다.
공소사실 가운데 무엇을 다툴지, 합의와 양형 자료를 어떻게 채울지에 따라 결론이 벌금과 징역 사이에서 갈릴 수 있으니 첫 기일 전에 변호사와 함께 기록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276조, 제277조, 제448조, 제449조, 제450조, 제451조, 제453조, 제457조의2 · 형법 제257조, 제260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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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공판에 회부되면 벌금보다 무거운 형이 나올 수도 있습니까?
판사가 직권으로 공판에 회부한 사건에는 형종 상향 금지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법정형 안에서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와 가장 크게 다른 점입니다.
회부된 이유를 법원에 물어볼 수 있습니까?
이유를 적은 서면이 따로 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록을 열람하거나 첫 기일에서 재판부와 검사의 입장을 들으면 쟁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회사 때문에 매번 출석하기 어려우면 어떻게 합니까?
법정형이 장기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해당하는 사건이면 불출석 허가를 신청할 수 있지만, 판결을 선고하는 기일에는 출석해야 합니다. 그보다 무거운 죄라면 매 기일 출석이 원칙입니다.
공판 중에 피해자와 합의하면 다시 약식으로 돌아갑니까?
약식절차로 되돌아가는 규정은 없고 공판에서 판결로 끝납니다. 다만 합의 사실은 형을 정할 때 중요한 사정이 되므로 합의서를 판결 선고 전에 제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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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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