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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2일조회 0

보관 명령이 붙은 압류물, 내 것이라도 숨기면 죄

작은 금속가공 공장을 하는 사장님의 기계에 어느 날 압류 딱지가 붙었습니다. 집행관은 기계가 무거워 옮기기 어렵다며 사장님에게 그대로 맡겨 두고 갔습니다. 몇 주 뒤 큰 주문이 들어오자 사장님은 그 기계를 처남 공장으로 옮겨 돌리기로 합니다. 어차피 내 기계이니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형법에는 이런 상황을 겨냥한 조문이 따로 있습니다. 공무상 보관물의 무효죄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고, 압류된 물건을 맡은 사람이 어디까지 조심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내 물건인데 왜 죄가 되나

소유권이 아니라 공무소의 보관 명령을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142조는 공무소로부터 보관명령을 받았거나, 공무소의 명령으로 다른 사람이 관리하고 있는 자기의 물건을 손상하거나 숨기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사람을 처벌하며, 형은 최대 징역 5년이고 벌금으로는 700만원까지입니다.

이 조문은 공무방해에 관한 죄를 모아 둔 장에 들어 있습니다. 재산범죄가 아니라 국가가 걸어 둔 절차를 무력하게 만드는 행위를 벌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물건의 주인이라는 사실이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미수도 처벌됩니다. 트럭에 싣다가 들킨 경우처럼 옮기려다 멈춘 때에도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결과가 없었다는 말로 끝나지 않습니다.

보관 명령은 어떤 상황에서 생기나

대표적인 경로는 두 가지입니다. 민사 강제집행과 형사 절차의 압수입니다.

상황누가 맡게 되나어떻게 표시되나
유체동산 압류채권자가 승낙하거나 운반이 곤란하면 채무자에게 보관봉인이나 그 밖의 방법으로 압류물임을 명확히 함
수사 중 압수운반이나 보관이 불편하면 소유자 등의 승낙을 얻어 보관압수 목록과 보관 관련 서류
제3자 관리공무소의 명령으로 다른 사람이 관리관리를 맡긴 명령서

앞머리 사례는 첫 줄에 해당합니다. 집행관이 기계를 가져가지 않고 채무자에게 맡긴 순간, 그 기계는 여전히 사장님 소유이지만 공적인 보관 상태에 놓입니다. 압류 조서나 보관 관련 서류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압류 딱지를 떼는 죄와는 어떻게 다른가

가까운 조문이 두 개 더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셋이 한꺼번에 거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공무상비밀표시무효: 공무원이 직무상 실시한 봉인이나 압류 표시를 손상하거나 숨기거나 효용을 해한 경우입니다. 법정형은 제142조와 같습니다.
  • 강제집행면탈: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숨기거나 허위로 넘기는 등으로 채권자를 해한 경우입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 공무상 보관물의 무효: 보관 명령이 붙은 자기 물건 자체를 손상하거나 숨기는 경우입니다.

표시를 떼어 낸 뒤 물건을 옮겼다면 앞의 조문이, 표시는 그대로 두고 물건만 빼돌렸다면 뒤의 조문이 중심에 섭니다. 강제집행면탈은 목적과 채권자의 손해라는 요건이 따로 붙으므로 결이 다릅니다.

앞머리 사례에서 기계를 받아 준 처남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압류된 물건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장소를 내주고 운반을 도왔다면 공범으로 함께 조사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거래처에 부탁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어디까지인가

물건을 부수는 것만이 아닙니다.

집행관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옮기는 것,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기는 것, 부품을 떼어 내 값어치를 떨어뜨리는 것처럼 보관 명령이 지키려던 상태를 무너뜨리면 넓게 여기에 들어갑니다. 결국 나중에 매각 절차를 진행할 때 그 물건을 온전히 쓸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됩니다.

보관 장소에서 평소처럼 쓰는 것까지 곧바로 죄가 되는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보관 조건에 사용을 허락하는 내용이 있었는지, 사용으로 물건이 닳거나 망가질 성질인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습니다. 애매하다면 쓰기 전에 집행관에게 물어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럿이 몰려와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들고 이런 행위를 하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꼭 옮기거나 팔아야 한다면 어떻게 하나

절차를 거치면 됩니다. 몰래 움직이는 것만 피하면 길은 있습니다.

  1. 압류 조서와 보관 관련 서류를 확보해 어떤 물건이 어떤 조건으로 맡겨졌는지 확인합니다.
  2. 집행관 사무소에 연락해 장소 이전이나 사용이 가능한지 먼저 묻습니다.
  3. 채권자와 변제나 분할 상환을 협의해 집행 해제에 동의를 받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4. 집행 자체에 다툴 사유가 있다면 민사집행법이 정한 이의 절차를 밟습니다.
  5. 형사 압수물이라면 계속 써야 하는 물건인지 밝혀 가환부를 청구합니다.

어느 경우든 기록을 남겨 두십시오.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물었는지가 나중에 고의가 없었다는 사정으로 쓰입니다. 집행관과 통화했다면 날짜와 담당자 이름, 들은 답을 그날 바로 메모해 두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이미 옮겨 버렸다면 무엇부터 하나

원상회복이 먼저입니다. 물건을 원래 보관 장소로 돌려놓고, 손상이 생겼다면 그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두십시오.

주의
이 죄는 미수도 처벌되므로 물건을 다시 가져다 놓았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원상회복을 했는지, 집행 절차에 실제 차질이 생겼는지는 처분과 양형 단계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므로 빨리 움직일수록 유리합니다. 채권자나 제3자에게 물건의 소재를 거짓으로 설명하는 일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듭니다.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면 옮긴 경위와 시점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십시오. 주문 사정처럼 불가피했다고 느꼈던 이유도 함께 적어 두면 설명에 도움이 됩니다.

정리

압류되어 보관을 맡은 물건은 내 소유라도 마음대로 숨기거나 옮기거나 처분할 수 없습니다. 형법은 공무소의 보관 명령을 지키기 위해 이런 행위를 징역형이나 벌금형으로 처벌하고, 미수도 벌합니다.

몰래가 문제입니다.

집행관이나 채권자와 먼저 이야기하면 풀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이미 옮긴 뒤라면 원상회복과 경위 정리가 우선이고, 강제집행면탈이나 표시무효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으므로 어떤 순서로 풀어 갈지는 변호사와 함께 짜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140조, 제142조, 제143조, 제144조, 제327조 · 형사소송법 제130조, 제133조 · 민사집행법 제189조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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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압류 딱지는 그대로 두고 기계만 다른 공장으로 옮겼는데도 죄가 됩니까?

보관 명령을 받은 자기 물건을 숨기거나 그 효용을 해한 경우 공무상 보관물의 무효죄가 문제 됩니다. 집행관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옮겼다면 표시를 떼지 않았더라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원래 장소로 되돌려 놓고 경위를 정리하십시오.

보관 중인 압류물을 평소처럼 써도 됩니까?

보관 조건에 사용을 허락하는 내용이 있었는지와 사용으로 물건의 가치가 떨어지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판단이 어렵다면 쓰기 전에 집행관 사무소에 문의하고 그 답변을 기록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채무를 다 갚으면 압류물을 마음대로 처분해도 됩니까?

변제했다고 압류가 저절로 풀리지는 않습니다. 채권자의 해제 신청 등으로 집행이 해제된 것을 확인한 뒤에 처분해야 하며, 그 전에 처분하면 여전히 보관 명령을 어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압수한 뒤 제게 맡긴 물건을 써야 합니다. 방법이 있습니까?

증거로 쓰기 위해 압수한 물건 중 계속 사용해야 하는 물건은 사진 촬영 등 원형 보존 조치를 한 뒤 가환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유자나 보관자가 청구할 수 있으므로 사용해야 하는 사정을 밝혀 신청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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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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