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사람에 대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퍼지면 남은 가족은 손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또 같은 말이라도 술자리에서 한 것과 신문 기사로 낸 것이 같은 무게일 리 없다는 생각도 자연스럽습니다. 형법 제33장은 이 두 가지 직관을 각각 조문으로 받아 두었습니다. 죽은 사람을 위한 칸과 매체를 통한 유포를 위한 칸입니다. 두 조문이 기본 조문과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했습니다.
기본 조문은 무엇을 정하고 있나
제307조가 바탕입니다.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어 남의 명예를 떨어뜨린 경우이고, 형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제2항은 드러낸 내용이 거짓일 때이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거워집니다.
진실을 말해도 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 조문의 특징입니다.
다만 제310조가 출구를 둡니다. 앞 조문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이면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벌하지 않는다는 규정입니다. 거짓을 말한 제2항에는 이 출구가 열리지 않습니다.
공연성도 늘 다투어집니다. 한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퍼질 가능성이 있었다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사실의 적시
구체적인 사건이나 상태를 가리켜 말하는 것을 뜻합니다. 좋고 싫음을 드러낸 평가에 그치면 명예훼손이 아니라 제311조의 모욕 쪽에서 검토됩니다. 두 조문은 법정형도 고소 요건도 다릅니다.
죽은 사람의 명예도 보호되나
제308조가 그 칸입니다. 공연히 거짓 사실을 드러내어 세상을 떠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합니다.
산 사람의 경우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있습니다.
허위라는 요건이 조문에 박혀 있다는 점입니다. 제307조 제1항은 진실을 말해도 성립하지만, 고인에 대해서는 진실한 이야기가 아예 구성요건 밖으로 나갑니다. 역사적 평가와 학문적 논의를 위축시키지 않으려는 배려로 읽힙니다.
법정형은 제307조 제1항과 같은 수준입니다. 허위를 요구하면서도 형을 올리지 않은 셈입니다.
누가 고소할 수 있나
제312조 제1항을 보셔야 합니다. 제308조와 제311조의 죄는 고소가 없으면 기소할 수 없는 죄로 적혀 있습니다. 친고죄입니다.
그렇다면 고인을 대신해 누가 고소하는지가 문제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27조가 답을 두고 있습니다.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에 대하여는 그 친족 또는 자손이 고소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본인이 없는 죄이므로 고소권자를 따로 적어 둔 것입니다.
기간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은 친고죄의 고소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여섯 달 안에 하도록 묶어 두었습니다. 기사를 뒤늦게 발견했다면 그 시점이 언제인지가 쟁점이 되므로 발견 경위를 남겨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출판물을 통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제309조가 가중 칸입니다. 매체로 신문과 잡지, 라디오 기타 출판물이 적혀 있고, 여기에 남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더해져야 합니다.
제1항은 앞 조문 제1항의 죄를 그렇게 범한 경우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7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제2항은 거짓 사실이었던 경우이며 7년 이하 징역이나 10년 이하 자격정지, 1천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기본 조문과 견주면 상한이 한 단계씩 밀려 올라간 모양입니다.
두 단계가 함께 올라갑니다. 매체를 이용했다는 점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비방할 목적은 별도의 주관적 요건이어서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보도였다면 그 목적이 부정되는 방향으로 작용하므로, 제309조 사건에서는 목적의 존부가 가장 큰 다툼거리가 됩니다.
| 조문 | 요건 | 법정형 | 소추 요건 |
|---|---|---|---|
| 제307조 제1항 | 사실 적시 | 징역 2년 또는 벌금 500만원 한도 | 반의사불벌 |
| 제307조 제2항 | 허위사실 적시 | 징역 5년 또는 벌금 1천만원 한도 | 반의사불벌 |
| 제308조 | 사자에 대한 허위사실 | 징역 2년 또는 벌금 500만원 한도 | 친고죄 |
| 제309조 제1항 | 비방 목적, 출판물, 사실 | 징역 3년 또는 벌금 700만원 한도 | 반의사불벌 |
| 제309조 제2항 | 비방 목적, 출판물, 허위사실 | 징역 7년 또는 벌금 1천500만원 한도 | 반의사불벌 |
제312조 제2항은 제307조와 제309조를 다르게 다룹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기소할 수 없는 유형입니다. 고소가 없어도 수사는 시작되지만 그 의사표시 하나로 절차가 멈춥니다.
두 조문이 겹치는 자리
고인에 관한 허위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면 어느 조문이 적용될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제309조는 제307조의 죄를 출판물로 범한 경우를 가중하는 구조입니다. 문언이 제307조의 두 항만 가리키고 있어 제308조는 그 안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고인에 관한 허위 사실을 출판물로 퍼뜨린 경우에도 적용 조문은 제308조가 됩니다.
매체를 이용했다는 사정은 조문을 바꾸지 못하고 양형에 반영되는 데 그칩니다. 고소장에 죄명을 잘못 적는 일을 줄이실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
· 문제 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평가인지
· 적시된 내용이 허위인지 진실인지
· 고인에 관한 것이라면 고소권자가 친족이나 자손인지
·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월이 지나지 않았는지
· 게시물의 주소와 화면을 날짜가 보이게 저장했는지
실무에서 먼저 할 일
증거를 남기는 일이 가장 급합니다.
기사나 게시물은 삭제되면 복원이 어렵습니다.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항목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주소와 작성자, 작성 시각이 함께 보이는 화면 전체
- 같은 내용이 퍼진 다른 게시물의 주소
- 본인이나 고인을 특정할 수 있게 한 표현 부분
- 해당 표현을 읽은 사람이 있었음을 보여 주는 조회수나 댓글
공증이나 내용증명으로 시점을 고정해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다음이 조문 선택입니다.
진실한 사실이라면 제310조의 적용 여부가 향방을 정합니다. 표현의 동기와 전체 맥락을 보여 줄 자료를 함께 준비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허위임을 증명할 자료가 있다면 제307조 제2항이나 제308조로 방향을 잡게 됩니다.
정리
제307조가 기본이고 제310조가 그 출구입니다. 제308조는 고인에 대한 허위 사실만을 처벌하며 친고죄이고, 고소권자는 형사소송법 제227조에 따라 친족 또는 자손입니다.
제309조는 비방할 목적과 출판물이라는 두 요건을 더해 형을 올립니다.
다만 제309조의 가중은 제307조를 대상으로 하므로 고인에 관한 사안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친고죄의 고소 기간은 여섯 달로 묶여 있습니다. 사실인지 평가인지, 진실인지 허위인지, 산 사람인지 고인인지 이 세 갈래를 먼저 정리하십시오. 고소장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죄명을 확정해 두면 뒤에 바로잡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07조, 제308조, 제309조, 제310조, 제311조, 제312조 · 형사소송법 제227조, 제230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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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허위 글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고소할 수 있습니까?
형사소송법 제227조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에 관하여 친족이나 자손에게 고소권을 인정합니다. 형법 제308조는 제312조 제1항에 따라 고소 없이는 기소가 불가능한 친고죄이므로 이 통로를 쓰셔야 합니다.
고인에 대한 내용이 사실이면 어떻게 됩니까?
형법 제308조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만 처벌 대상으로 적고 있습니다. 진실한 사실이라면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내용의 진위가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인터넷 카페 글도 출판물에 해당해 제309조가 적용되나요?
제309조는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을 열거하고 있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가 다투어집니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공개 게시는 별도 법률의 명예훼손 규정으로 의율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게시 매체를 먼저 특정하셔야 합니다.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면 무죄가 됩니까?
제309조는 비방할 목적을 구성요건으로 두고 있어 그 목적이 부정되면 이 조문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제307조의 성립 여부는 별도로 검토되므로 목적 부정만으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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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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