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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5일조회 0

남을 도구로 써서 죄를 짓게 하면 - 간접정범

손에 아무것도 묻히지 않고도 죄를 짓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심부름을 시키거나,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람을 앞세우는 방식입니다. 실행한 쪽은 처벌받지 않거나 가볍게 끝나는데 시킨 쪽만 빠져나간다면 법의 구멍이 생깁니다. 형법 제34조는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놓인 조문입니다. 조문이 어떤 상황을 그리고 있고 형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짚었습니다.

조문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제34조의 제목은 간접정범, 특수한 교사, 방조에 대한 형의 가중입니다. 이름이 길다는 것은 한 조문에 두 개의 제도가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제1항이 간접정범을 다룹니다. 문언은 이렇습니다.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 또는 과실범으로 처벌되는 자를 교사하거나 방조하여 범죄행위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사람은 교사 또는 방조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앞머리에 있습니다.

앞에 세운 사람이 그 행위로 처벌되지 않거나 과실범으로만 처벌되는 상태여야 이 조문이 작동합니다. 실행한 사람이 고의범으로 온전히 처벌되는 사안이라면 제34조가 아니라 공동정범이나 교사범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간접정범
스스로 실행에 나서지 않고 처벌되지 않는 사람이나 과실범으로만 처벌되는 사람을 움직여 결과를 만들어 낸 경우를 가리킵니다. 형법은 이를 제34조 제1항에 두고 교사 또는 방조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했습니다.

앞에 세운 사람이 처벌되지 않는 경우란

조문이 말하는 처벌되지 않는 자는 한 종류가 아닙니다. 이유가 여러 갈래로 갈립니다.

이유근거가 되는 조문장면의 예
사실을 몰랐다제13조 고의남의 물건인 줄 모르고 옮겨 준 직원
책임을 묻기 어렵다제9조, 제10조형사미성년자나 심신상실 상태의 사람
위법하지 않다제20조부터 제24조까지허위 신고로 정당한 직무집행을 끌어낸 경우
신분이 없다각칙의 신분범 조문공무원이 아닌 사람을 시켜 한 행위
과실범이 된다제14조 과실주의를 게을리해 결과를 낸 실행자

표의 마지막 줄을 눈여겨보십시오. 실행한 사람이 과실범으로 처벌되더라도 뒤에서 움직인 사람에게는 제34조가 적용됩니다.

둘이 함께 책임을 지는 구조이지 한쪽이 면제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교사 또는 방조의 예란 무슨 뜻인가

제1항의 마지막 구절이 형을 정합니다. 교사 또는 방조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는 문장입니다.

교사에 해당하면 제31조 제1항에 따라 실행한 사람과 동일한 형의 범위에서 처벌됩니다. 방조에 해당하면 제32조 제2항이 적용되어 형이 감경됩니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다툼은 관여의 무게로 옮겨 갑니다.

결심을 만들어 낸 쪽인지 이미 움직이던 일을 거든 쪽인지, 지시가 구체적이었는지 막연했는지, 실행자가 판단할 여지를 남겨 두었는지가 그 무게를 가늠하는 자료가 됩니다.

공동정범이나 교사범과는 어디서 갈리나

세 조문이 나란히 있습니다. 갈림길은 앞에 선 사람의 상태입니다.

제30조의 공동정범은 둘 이상이 함께 죄를 범한 경우입니다. 각자가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됩니다. 서로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역할을 나누어 맡은 그림입니다.

제31조의 교사범은 상대가 스스로 죄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없던 결심을 만들어 준 경우가 여기 듭니다.

제34조는 다릅니다. 앞에 선 사람이 온전한 책임을 지지 않는 상태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같은 지시라도 상대가 사정을 알았는지 몰랐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통째로 바뀝니다.

제2항은 왜 따로 붙어 있나

제34조 제2항은 성격이 전혀 다른 조항입니다. 간접정범의 설명이 아니라 가중 규정입니다.

문언은 자기의 지휘, 감독을 받는 자를 교사하거나 방조하여 제1항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를 겨냥합니다. 형은 두 갈래입니다. 교사라면 정범에게 정해진 형의 장기와 다액을 2분의 1까지 끌어올리고, 방조라면 감경 없이 정범의 형으로 처벌합니다.

방조 쪽을 특히 보셔야 합니다.

원래 방조는 형이 감경되는데, 지휘와 감독 관계가 있으면 그 감경이 사라지고 정범과 같은 형의 범위에서 다루어집니다. 회사의 상급자, 현장의 관리자, 조직의 윗선처럼 지시 계통이 분명한 관계에서 이 조항이 문제됩니다.

가중은 어떤 순서로 계산되나

제56조가 순서를 정해 두었습니다. 가중과 감경 사유가 여럿 겹칠 때를 위한 조문입니다.

  1. 각칙 조문에 따른 가중이 가장 먼저입니다
  2. 그다음이 제34조 제2항에 따른 가중입니다
  3. 누범 가중이 세 번째 자리에 옵니다
  4. 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감경이 뒤를 잇습니다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계산의 출발점이 고정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제34조 제2항이 두 번째 자리에 이름을 올린 것만 보아도 이 조항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유기징역을 가중할 때의 상한은 제42조 단서에 따라 50년입니다.

주의
사정을 모르고 심부름을 한 쪽도 조사를 받게 됩니다. 몰랐다는 점이 받아들여져야 처벌을 면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지시를 받은 경위와 당시 오간 연락을 지우지 마시고 그대로 두시는 편이 자신을 지키는 길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나

이 조문이 등장하는 장면은 몇 갈래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사정을 모르는 직원에게 서류 제출이나 자금 이체를 시킨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허위 자료를 넘겨 기관의 판단을 끌어낸 경우도 같은 틀로 다루어집니다.

신분범에서도 자주 문제됩니다.

공무원이나 특정 지위에 있는 사람만 저지를 수 있는 죄를 그 지위가 없는 사람을 통해 실현한 경우입니다. 다만 신분 없는 사람이 가담한 경우에 관하여는 제33조가 따로 있어, 사안에 따라 어느 조문으로 정리할지가 쟁점이 됩니다. 조사에서는 지시의 구체성, 반복 여부, 실행자가 받은 설명의 내용이 집중적으로 확인됩니다.

정리

제34조 제1항은 처벌되지 않는 사람이나 과실범으로 처벌되는 사람을 움직여 결과를 만든 경우를 다루고, 교사 또는 방조의 예에 따라 형을 정합니다.

앞에 선 사람의 상태가 갈림길입니다.

제2항은 지휘와 감독을 받는 사람을 상대로 한 경우에 형을 올립니다. 교사면 장기와 다액이 2분의 1까지 올라가고, 방조면 감경이 사라져 정범과 같은 범위에서 처벌됩니다. 제56조는 이 가중을 계산 순서의 두 번째 자리에 두었습니다.

지시 계통이 있는 조직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면 이 조문이 먼저 검토됩니다. 지시의 내용과 상대가 알던 범위를 기록으로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4조, 제30조, 제31조, 제32조, 제33조, 제13조, 제14조, 제56조, 제42조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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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직원에게 서류를 내라고만 시켰고 내용은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범이 됩니까?

직원이 사정을 몰라 처벌되지 않는 상태였다면 제34조 제1항이 검토됩니다. 지시의 구체성과 직원이 받은 설명의 범위가 핵심 자료가 되므로, 당시 오간 메신저와 결재 기록을 그대로 확보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제가 사정을 모르고 심부름만 했는데 왜 조사를 받습니까?

몰랐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처벌을 면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으니, 무엇을 어떻게 들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진술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하 직원을 시킨 경우와 모르는 사람을 시킨 경우가 다릅니까?

다릅니다. 지휘와 감독을 받는 사람을 상대로 한 경우에는 제34조 제2항이 적용되어 교사면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방조면 정범의 형으로 처벌됩니다. 지시 계통이 인정되는지가 먼저 확인됩니다.

실행한 사람이 과실범으로 처벌되면 저는 빠지게 되나요?

빠지지 않습니다. 제34조 제1항은 과실범으로 처벌되는 자를 움직인 경우도 대상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실행자와 지시자가 각각 다른 조문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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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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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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