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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30일조회 0

허위 감정과 통역에 붙는 형

법정에 서는 사람은 피고인과 증인만이 아닙니다. 필적을 감정하는 사람, 진료기록을 읽어 주는 사람, 외국어 진술을 옮기는 사람도 재판의 한 축을 맡습니다. 이들의 판단 하나가 결론을 뒤집기도 합니다. 형법 제154조는 그 자리에서 거짓을 내놓았을 때의 형을 정해 두었는데, 조문이 한 문장뿐이라 무엇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선서를 했는지가 왜 갈림길이 되는지, 감정촉탁은 왜 사정이 다른지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조문이 왜 이렇게 짧게 적혀 있나

앞선 조문을 그대로 빌려 쓰기 때문입니다.

제154조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감정인과 통역인, 번역인이 허위의 감정이나 통역, 번역을 한 때에는 전2조의 예에 의한다고만 적었습니다. 전2조는 제152조와 제153조입니다. 형을 새로 정하지 않고 위증죄의 틀을 통째로 가져온 구조입니다.

그래서 실제 형은 제152조에서 읽어야 합니다. 제1항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의자 또는 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범한 때에는 제2항이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올립니다.

제2항에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허위의 감정, 통역, 번역
법률에 따라 선서한 감정인이나 통역인, 번역인이 자신의 판단이나 옮긴 말을 사실과 다르게 내놓은 경우를 말합니다. 진술을 하는 증인이 아니라 전문적 판단이나 언어 변환을 맡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위증죄와 자리가 다릅니다.

선서를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나

이 죄로는 묻지 못합니다. 선서가 관문입니다.

조문이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이라는 한정을 앞에 달아 두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감정을 명할 때에는 제170조에 따라 감정 전에 선서를 시킵니다. 선서는 선서서에 의하고, 그 선서서에는 양심에 따라 성실히 감정하고 만일 거짓이 있으면 허위감정의 벌을 받기로 맹서한다는 문언이 들어갑니다. 재판장이 그 문언을 읽게 하는 절차 자체가 처벌의 전제를 만드는 셈입니다.

반대로 선서 없이 이루어진 판단에는 이 조문이 닿지 않습니다. 물론 사안에 따라 다른 죄명이 검토될 수는 있습니다.

감정촉탁은 왜 사정이 다른가

선서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179조의2는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공무소와 학교, 병원, 그 밖에 상당한 설비가 있는 단체나 기관에 감정을 촉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선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기관 자체에 맡기는 방식이라 개인에게 선서를 시키는 구조가 들어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촉탁으로 나온 감정서가 부실하더라도 제154조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그 기관이 지정한 사람을 불러 감정서의 설명을 하게 할 수 있고, 다툼은 대개 그 자리에서 이루어집니다.

수사 단계에서 수사기관이 의뢰한 감정도 같은 결을 갖습니다.

허위라는 말은 어디까지를 담나

여기가 이 죄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결론이 나중에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서 곧바로 허위가 되지는 않습니다. 감정은 본래 판단이 갈릴 수 있는 영역이고, 자료의 한계 안에서 최선의 의견을 내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는 감정인이 자신의 소견과 다른 내용을 알면서 적었는지를 중심에 둡니다.

그래서 조사는 결론이 아니라 과정을 향합니다. 어떤 자료를 받았고, 어떤 기법을 썼으며, 중간 수치와 최종 의견 사이에 설명되지 않는 간격이 있는지를 봅니다.

제171조가 이 검증을 가능하게 합니다. 감정의 경과와 결과는 서면으로 제출하게 하여야 하고, 그 결과에는 판단의 이유를 명시하여야 합니다. 이유가 비어 있으면 그 자체가 다툼의 실마리가 됩니다.

통역과 번역도 같은 줄에 서나

같은 줄에 섭니다. 조문이 준용으로 이어 두었습니다.

제180조는 국어에 통하지 아니하는 자의 진술에 통역인을 두도록 했고, 제181조는 듣거나 말하는 데 장애가 있는 사람의 진술에 통역인을 둘 수 있게 했습니다. 제182조는 국어 아닌 문자나 부호를 번역하게 하도록 정했습니다. 제183조가 앞 장의 감정 규정을 통역과 번역에 준용하므로 선서 절차도 그대로 따라옵니다.

통역에서 다투어지는 것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원래 진술에 없던 내용이 더해졌는지, 그리고 있던 내용이 빠졌는지입니다.

녹음이 남아 있으면 확인이 어렵지 않지만, 남아 있지 않으면 사실상 재현이 어렵습니다.

확정 전에 바로잡으면 달라지나

달라집니다. 제153조가 그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그 진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합니다. 제154조가 전2조의 예에 의한다고 했으므로 감정인과 통역인, 번역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중요한 것은 시점입니다. 확정 뒤에 바로잡으면 이 조항의 혜택은 사라지고 양형 사정으로만 남습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본인이 낸 감정서나 통역 내용 가운데 사실과 다른 부분을 특정합니다.
  2. 그 부분이 결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합니다.
  3. 해당 사건의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었는지 조회합니다.
  4. 확정 전이라면 자백이나 자수의 방식과 창구를 정합니다.
  5. 정정 서면과 함께 착오의 경위를 밝히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확인할 것
· 선서를 했는지, 선서서에 서명한 기록이 남아 있는지
· 법원의 감정 명령인지 제179조의2의 촉탁인지
· 감정서에 판단의 이유가 적혀 있는지
· 받은 자료의 목록과 그 한계를 기재했는지
· 통역이라면 녹음이나 녹화가 남아 있는지

감정 결과를 다투려는 쪽은 무엇을 하나

형사 고소가 첫 수단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제171조 제4항은 필요한 때에 감정인에게 설명하게 할 수 있다고 정했고, 제177조는 감정에 관하여 증인신문의 장을 준용하도록 했습니다. 구인에 관한 규정만 빠집니다. 즉 감정인을 법정에 불러 묻는 통로가 이미 열려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자료의 범위와 기법의 한계를 드러내는 편이 실효가 큽니다. 재감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함께 검토됩니다.

고소는 그 뒤의 선택지입니다.

정리

제154조는 선서를 한 감정인과 통역인, 번역인에게만 붙는 조문이고 형은 위증죄에서 빌려 옵니다. 기본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모해할 목적이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올라갑니다.

선서를 했는지가 모든 판단에 앞섭니다.

제179조의2의 촉탁으로 이루어진 감정은 선서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이 조문의 사정권 밖에 놓입니다. 결론이 틀렸다는 사정만으로 허위가 되지도 않으므로, 다투는 쪽이든 조사를 받는 쪽이든 감정서의 이유 기재와 자료 범위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확정 전이라면 제153조의 감경과 면제가 살아 있으니 시점을 놓치지 마시고 변호사와 대응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152조, 제153조, 제154조 · 형사소송법 제169조, 제170조, 제171조, 제177조, 제179조, 제179조의2, 제180조, 제181조, 제182조, 제183조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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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감정 결과가 나중에 틀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처벌받게 됩니까?

결론이 사후에 뒤집혔다는 사정만으로 허위가 되지는 않습니다. 감정 당시의 자료와 기법 안에서 소견대로 판단했는지가 기준이므로, 사용한 자료의 목록과 판단 과정을 적어 둔 기록을 먼저 확보해 두시기 바랍니다.

수사기관 의뢰로 작성한 감정서도 이 조문에 걸립니까?

제154조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경우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선서 절차 없이 이루어진 의뢰라면 이 죄로 묻기는 어렵지만 사안에 따라 다른 죄명이 검토될 수 있으므로, 의뢰 경위와 절차를 정리해 두십시오.

통역 과정에서 일부를 빠뜨렸는데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빠뜨린 부분이 결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와 그 누락이 알면서 이루어진 것인지가 갈립니다. 녹음이나 녹화가 남아 있다면 원진술과 통역 내용을 대조한 자료를 만들어 두시는 편이 방어에 도움이 됩니다.

감정서가 잘못되었다고 보는데 어떻게 다투어야 합니까?

제171조 제4항에 따라 감정인에게 설명하게 하거나, 제177조가 준용하는 증인신문 절차로 법정에서 묻는 방법이 먼저입니다. 재감정 신청도 함께 검토되며, 형사 고소는 그 과정에서 드러난 사정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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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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