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 리딩방에 석 달간 돈을 넣은 사람이 있습니다. 출금이 막히자 방장은 공지로 방을 곧 정리하겠다고 알렸고, 몇몇 참여자의 계정은 이미 탈퇴 상태로 바뀌었습니다. 고소장을 내러 간 경찰서에서는 메신저 회사 서버에 있는 자료를 받으려면 영장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 사이 대화가 사라지면 어떻게 하나 싶어 마음이 급해집니다. 이 틈을 메우려고 만든 제도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보전요청입니다. 영장이 나오기 전에 서버의 자료를 지우지 말고 묶어 두라고 요청하는 절차인데,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의 경계가 분명합니다.
보전요청은 정확히 무엇을 하는 제도인가
형사소송법 제215조의2에 따라 검사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그 회사가 관리하거나 보관하는 전자정보 중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부분에 한정해 보전하라고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서면에는 요청 사유, 사건과의 관련성, 필요한 정보의 범위가 적혀야 합니다.
보전은 보관입니다. 수사기관이 내용을 받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요청을 받은 회사는 멸실을 막는 조치를 즉시 취하고 그 결과를 수사기관에 통보합니다. 수사기관이 실제로 대화 내용을 손에 넣으려면 이후에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받거나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른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요청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합니다. 보전요청은 그 절차가 끝날 때까지 자료가 사라지지 않게 붙잡아 두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어떤 사건이면 보전을 요청할 수 있나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 피의자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을 것
-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청구하거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을 요청하기 위해 필요할 것
- 증거가 없어지거나 바뀔 우려 등으로 미리 영장이나 법원 허가를 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을 것
첫 요건 때문에 가벼운 사건은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앞의 사례처럼 사기가 문제라면 형법상 사기죄의 법정형이 20년 이하의 징역이어서 첫 요건은 충족됩니다. 모욕처럼 법정형이 낮은 죄는 이 제도를 쓸 수 없으니 다른 방식으로 증거를 지켜야 합니다.
세 번째 요건이 실무의 관건입니다. 방 폐쇄 공지, 계정 탈퇴, 게시물 삭제 같은 멸실 징후를 고소인이 구체적으로 보여 줄수록 긴급성을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누가 요청하고 기간은 얼마나 되나
10월 2일 시행된 개정 문언에서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따라 검사가 요청하는 구조입니다. 증거가 곧 없어질 것 같아 검사에게 신청할 시간조차 없을 때는 사법경찰관이 직권으로 먼저 요청할 수 있지만, 즉시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지 못하면 곧바로 요청을 취소해야 합니다.
| 단계 | 내용 | 기간·조건 |
|---|---|---|
| 최초 보전 | 사건 관련 전자정보에 한정해 서면 요청 | 60일의 범위 |
| 연장 |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한 차례 | 30일의 범위, 법원 허가 필요 |
| 재요청 | 같은 보전대상 전자정보 | 다시 요청할 수 없음 |
| 해제 | 기간 안에 영장 등이 집행되지 않거나 취소 통지 | 회사가 보전조치를 해제 |
최대로 잡아도 90일입니다. 같은 정보에 두 번 요청할 수 없으니, 보전을 건 뒤 그 기간 안에 영장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자료를 붙잡을 기회가 다시 오지 않습니다. 피해자도 이 시계를 의식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피해자는 무엇을 준비해 가야 하나
보전요청은 수사기관의 권한이어서 피해자가 회사에 직접 요청하는 제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수사관이 요청서를 빨리 쓸 수 있게 재료를 건네는 일은 피해자가 할 수 있습니다.
- 메신저 서비스 이름과 대화방 이름, 초대 링크
- 상대방 계정의 표시 이름, 아이디, 프로필 화면 캡처
- 문제의 대화가 오간 기간과 입금 날짜
- 방 폐쇄 공지, 탈퇴 표시 등 멸실 징후를 보여 주는 캡처
- 입금 내역과 거래 상대 계좌
고소장이나 진술 때 보전요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분명히 적어 두십시오. 요건을 하나하나 짚어 쓰면 수사관이 검사에게 신청할 근거가 됩니다.
그와 별개로 내 휴대전화에 남은 대화는 스스로 보관해야 합니다. 화면 캡처, 대화 내보내기, 다른 기기로의 백업을 오늘 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수사를 받는 쪽에서는 무엇을 알아야 하나
보전요청이나 보전조치에 관여한 공무원과 회사 직원은 직무상 알게 된 사항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피의자는 자기 대화가 보전되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전만으로 대화 내용이 수사기관에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내용이 증거로 쓰이려면 결국 영장이 필요하고, 그 영장의 범위와 집행 절차는 나중에 다툴 수 있는 대상입니다.
주의
수사가 시작된 뒤 대화방을 없애거나 기록을 지우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져 구속 여부를 가를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서버에 보전되어 있다면 지운 흔적만 남기는 셈이 됩니다.
보전이 끝나도 영장이 안 나오면 어떻게 되나
회사는 보전 기간 안에 영장이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요청이 집행되지 않으면 보전조치를 해제해야 합니다. 검사가 더는 영장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취소를 통지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제된 뒤에는 회사의 일반적인 보관 정책에 따라 자료가 지워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라면 보전 기간 중 수사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소인에게는 수사가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 등 수사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도 새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보전 기간이 그보다 훨씬 짧으니, 보전을 걸었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때부터는 영장 진행 여부를 챙기십시오.
정리
보전요청은 영장이 나오기 전에 메신저 회사 서버의 사건 관련 자료가 지워지지 않도록 최대 90일 붙잡아 두는 제도입니다. 장기 3년 이상의 범죄, 영장 등을 위한 필요성, 긴급성이라는 세 요건이 모두 필요합니다.
보전은 열람이 아닙니다.
피해자는 멸실 징후와 계정 정보를 정리해 수사기관이 빠르게 신청할 수 있게 돕고, 내 기기의 대화는 스스로 백업해야 합니다. 수사를 받는 쪽이라면 기록 삭제가 오히려 불리하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증거 확보 시점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때에는 변호사와 함께 고소 단계부터 요청 내용을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01조, 제215조의2, 제245조의11 · 형법 제347조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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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가 메신저 회사에 직접 보전을 요청할 수 있습니까?
형사소송법상 보전요청은 검사, 긴급한 경우 사법경찰관이 하는 것입니다. 피해자는 고소 때 대화방 정보와 멸실 징후를 정리해 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사기관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보전요청을 하면 경찰이 대화 내용을 바로 볼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보전은 회사가 자료를 지우지 않고 보관하게 하는 조치일 뿐이고, 내용을 받으려면 압수·수색·검증 영장이나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른 절차가 따로 필요합니다.
보전 기간은 얼마나 됩니까?
60일의 범위에서 요청할 수 있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30일의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습니다. 같은 정보에 대해 다시 요청할 수는 없습니다.
모욕 사건에서도 보전요청을 쓸 수 있습니까?
보전요청은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가 의심될 때만 가능합니다. 법정형이 이보다 낮은 죄라면 화면 캡처와 백업 등으로 직접 증거를 보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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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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