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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4일조회 0

대표 자격 없이 대표 직함을 써서 만든 문서

동업자와 갈라선 지 두 달,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은 박 씨는 법인등기가 아직 바뀌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밀린 납품 대금을 받아야 했던 그는 예전처럼 대표이사 박 아무개라고 적고 회사 도장을 찍어 거래처에 채권 확인서를 보냈습니다. 서명은 분명 자기 이름이었습니다. 몇 주 뒤 새 대표 쪽에서 사문서 관련 고소장을 냈다는 연락이 옵니다. 남의 이름을 쓴 것도 아닌데 왜 문서 범죄가 되는지, 형법이 이 장면을 어떤 조문으로 보는지를 따라가 봅니다.

자기 이름으로 서명했는데 왜 문제가 되나

문서 범죄라고 하면 흔히 남의 이름을 몰래 쓰는 위조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형법은 이름은 진짜여도 그 이름 앞에 붙은 자격이 거짓인 경우를 따로 처벌합니다. 자격모용에 의한 사문서 작성죄입니다.

조문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행사할 목적으로, 타인의 자격을 모용해, 권리·의무나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 또는 도화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남의 이름을 꾸며 낸 사문서위조와 같습니다.

법이 이름과 자격을 나란히 보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사 문서를 받는 사람은 서명한 개인이 아니라 그 뒤의 법인을 믿고 거래합니다.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거짓이면 문서가 법인의 의사를 담았다는 믿음이 무너집니다. 이름을 속인 것과 결과가 다르지 않습니다.

모용이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나

자격이 없는 사람이 자격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갈림은 문서를 만들 당시 그 사람에게 대표할 권한이 있었느냐입니다.

자격모용과 위조의 경계
작성 명의는 본인 이름인데 그 앞에 권한 없는 직함을 붙였다면 자격모용 쪽입니다. 새 대표의 이름을 적고 그 사람이 서명한 것처럼 만들었다면 명의 자체를 꾸민 것이므로 사문서위조 쪽으로 넘어갑니다.

권한이 있었는데 그 권한을 회사에 불리하게 썼다면 사정이 또 다릅니다. 그때는 자격을 모용한 것이 아니라 가진 권한을 잘못 쓴 문제이므로, 문서 범죄보다는 배임 같은 다른 조문이 검토 대상이 됩니다.

회사 도장을 찍었다는 점도 따로 거론될 수 있습니다. 형법에는 타인의 인장을 행사할 목적으로 부정사용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조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도장이 문제의 문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찍힌 것이라면, 실무에서는 문서 범죄 하나로 묶어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상황이 어느 쪽으로 가나

회사에서 실제로 자주 생기는 장면을 모아 보면 이렇습니다. 최종 판단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상황주로 검토되는 방향
사임이나 해임 뒤 옛 대표 직함으로 계약서 작성권한이 사라진 뒤라면 자격모용
선임 결의 전에 미리 대표이사로 서명결의 시점과 효력에 따라 자격모용 여부가 갈림
공동대표인데 혼자 대표 명의로 서명단독 대표권이 없었다면 자격모용 쟁점
대표에게 위임받아 대표 명의 문서 작성위임 범위 안이면 모용 아님, 벗어나면 문제
새 대표 이름을 적고 서명까지 흉내사문서위조

앞머리 사례처럼 등기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정은 박 씨 쪽에서 자주 내세우는 방어입니다. 그러나 등기는 공시일 뿐이고 권한 자체는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로 이미 정리되었을 수 있습니다. 등기와 실제 권한이 어긋난 기간에 만든 문서라면 결의가 언제 효력을 가졌는지가 먼저 다투어집니다.

만들어서 보내기만 하면 성립하나

작성만으로 성립합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행사할 목적이지, 실제로 행사했느냐가 아닙니다.

보냈다면 죄가 하나 더 붙습니다. 형법은 이렇게 만들어진 문서를 행사한 행위도 같은 형으로 따로 처벌합니다. 작성과 행사가 각각 평가되므로, 거래처에 이메일로 보낸 것과 법원에 증거로 낸 것이 따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미수도 처벌합니다. 직함을 넣어 서식을 꾸미다 동료의 만류로 멈췄더라도, 보낼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다면 미수 조항이 검토됩니다.

한편 공문서 쪽 범죄에는 자격정지를 함께 매길 수 있는 조항이 있지만, 사문서 쪽에는 그런 병과 규정이 없습니다. 형의 무게 자체도 공문서 쪽보다 가볍게 짜여 있습니다.

행사할 목적이 없었다고 할 수 있나

이 요건은 생각보다 쉽게 인정됩니다.

문서를 받는 사람이 그것을 진정한 회사 문서로 믿게 하려는 뜻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채권 확인서, 계약서, 세금계산서 발행 요청서처럼 상대에게 보내려고 만든 문서라면 목적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내부 검토용 초안이었다거나 서명 전 서식에 직함이 미리 인쇄되어 있었을 뿐이라면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파일 생성 이력과 발송 기록이 이 대목의 증거가 됩니다.

회사 서식을 그대로 복사해 쓰다 보니 옛 직함이 남았다는 해명도 자주 나옵니다. 그 해명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같은 시기 다른 문서에서는 직함을 바르게 적었다는 사정 같은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고소를 당했다면 무엇부터 정리하나

시간표를 먼저 그리십시오. 이 사건은 날짜 싸움입니다.

  1. 사임서 제출일,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일, 변경등기일을 등기부 이력과 의사록으로 확인합니다.
  2. 문제 된 문서의 작성일과 발송일을 이메일, 메신저 기록으로 특정합니다.
  3. 그 무렵 대표 업무를 계속 해 달라는 요청이나 위임이 있었는지 찾습니다.
  4. 문서로 얻으려던 것이 회사를 위한 것이었는지, 본인 몫이었는지 정리합니다.

네 번째 항목은 법률상 요건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줍니다. 회사 채권을 회수하려던 것이라면 그 돈이 실제로 회사 계좌로 들어갔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지분 정리나 대금 분쟁과 함께 날아온 고소라면, 형사 사건만 따로 떼어 대응하기보다 두 분쟁을 한 번에 놓고 순서를 정해야 민사 협상에서 쓸 카드를 잃지 않습니다.

정리

대표 자격 없이 대표 직함을 붙여 만든 회사 문서는 서명이 본인 이름이어도 자격모용에 의한 사문서 작성죄가 될 수 있고, 그 문서를 보냈다면 행사죄도 따로 검토됩니다. 형은 사문서위조와 같습니다. 벌금형을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공문서 쪽보다는 선택지가 넓습니다.

갈림은 권한의 시점입니다.

결의일과 등기일, 문서 작성일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날짜 하나로 결론이 바뀔 수 있습니다. 등기부 이력과 의사록, 발송 기록을 먼저 확보하고 변호사와 함께 권한이 언제 사라졌는지부터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31조, 제232조, 제234조, 제235조, 제237조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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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등기부에 아직 대표로 올라 있으면 대표 직함을 써도 됩니까?

등기는 공시일 뿐이라 결의로 이미 권한이 사라졌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의가 언제 효력을 가졌는지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자격모용과 사문서위조는 형이 다릅니까?

두 죄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름을 꾸민 것인지, 자격만 거짓으로 붙인 것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집니다.

문서를 만들기만 하고 보내지 않았다면 괜찮습니까?

행사할 목적으로 작성했다면 작성만으로 성립합니다. 보냈다면 행사죄가 따로 검토되며, 미수도 처벌 대상입니다.

대표에게 구두로 허락받고 대표 명의로 계약서를 썼습니다.

위임 범위 안에서 작성했다면 모용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구두 위임은 입증이 어려우므로 당시 연락 기록을 확보해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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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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