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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9일조회 0

공무상 비밀을 밖으로 흘렸을 때

공직에서 일하다 보면 바깥 사람이 알 수 없는 정보를 먼저 보게 됩니다. 인사안, 단속 일정, 심의 결과, 계약 상대방의 제출 자료가 그렇습니다. 그 정보가 확정 전에 밖으로 나가면 형법 제127조가 문제됩니다. 조문은 두 줄이 되지 않을 만큼 짧지만, 누가 주체이고 무엇이 비밀이며 어디까지가 누설인지를 두고 다툼이 잦습니다. 조문의 구조부터 하나씩 열어 보겠습니다.

조문은 무엇을 벌하고 있나

주체와 객체, 행위가 한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합니다. 형량 자체는 무겁지 않아 보이지만 벌금형이 없다는 점이 이 조문의 특징입니다.

자격정지가 함께 놓인 이유도 여기서 읽힙니다.

공직을 수행할 자격 자체를 문제 삼는 조문이라는 뜻입니다.

공무원이었던 사람까지 포함한다는 점도 놓치기 쉽습니다. 퇴직하면 의무가 끝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조문은 그렇게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 조문이 지키려는 것은 무엇인가

보호 대상이 개인이 아니라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정보의 주인이 입는 손해보다, 그 정보가 새어 나갔을 때 국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막는 데 무게가 있습니다. 입찰 예정가가 미리 알려지면 경쟁이 무너지고, 단속 일정이 새면 단속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그래서 정보의 주인이 나중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사정만으로 사건이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고소가 있어야 시작되는 죄도 아닙니다.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
법령이 비밀로 분류하라고 정한 사항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비밀로 지킬 가치가 있고, 아직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으며, 공개되면 국가의 기능에 지장이 생기는 사항이면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도장이 찍혀 있어야 비밀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서에 대외비 표시가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조문의 비밀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되었거나 관보에 실린 사항이라면 표시가 남아 있어도 비밀성이 없습니다. 반대로 아무 표시가 없는 내부 검토안이라도 확정 전 단계의 정보라면 비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표시가 아니라 내용과 시점입니다. 다툼이 잦은 유형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 계약과 입찰의 예정가격, 평가 기준, 심사위원 명단
  • 확정 전의 인사안과 조직 개편안
  • 단속이나 점검의 일정과 대상
  • 민원인이나 신고자의 인적 사항
  • 심의와 의결의 경과, 개별 위원의 의견

실무에서는 공개 시점이 언제로 예정되어 있었는지가 자주 쟁점이 됩니다. 며칠 뒤 발표될 내용을 미리 알려 준 경우에도 그 며칠 사이의 정보 격차가 문제되기 때문입니다.

어디까지가 누설인가

알리는 방식은 가리지 않습니다.

말로 전하든 문서를 건네든 화면을 촬영해 보내든 결과는 같습니다. 파일을 그대로 넘기지 않고 요지만 설명한 경우, 질문에 사실상 답을 주는 방식으로 확인해 준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몇 명인지도 요건이 아닙니다. 한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그가 알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면 성립합니다. 전달받은 쪽이 다시 옮기지 않았다는 사정도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반대로 직무상 알 권한이 있는 내부 담당자에게 절차에 따라 전달한 것은 누설이 아닙니다. 경계는 전달받은 사람이 그 정보를 알아야 할 지위에 있었는지에서 그어집니다.

주의
업무용 자료를 개인 계정이나 개인 휴대전화로 옮겨 두는 습관이 사건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출 의도가 없었더라도 전송 기록이 남아 경위를 설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반출 경로와 시점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을 전제에 두고 일하셔야 합니다.

수사 중인 사건을 말한 경우는 어느 조문인가

갈라지는 지점입니다.

형법 제126조가 피의사실공표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 그 밖에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나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사람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피의사실을 공소제기 전에 공표한 경우가 대상이며, 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입니다.

제127조보다 주체가 좁고 형은 무겁습니다.

공표라는 표현을 쓴 만큼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알리는 국면을 겨냥한다는 점도 다릅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방어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앞의 조문은 비밀성을, 뒤의 조문은 공표 시점을 먼저 다투게 됩니다.

절차에서는 어떻게 다루어지나

수사와 재판 단계에도 관련 조문이 놓여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11조는 공무원이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직무상 비밀에 관한 것이라고 신고하면 소속 공무소나 감독관공서의 승낙 없이 압수하지 못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그 공무소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승낙을 거부하지 못합니다.

증언에 대해서는 제147조가 같은 구조를 두었습니다. 직무상 비밀에 속한다고 신고한 사항은 승낙 없이 증인으로 신문하지 못하며, 역시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거부할 수 없습니다.

승낙 여부를 두고 기관과 수사기관이 부딪히는 국면이 실제로 생깁니다.

정리

제127조는 공무원과 공무원이었던 사람을 주체로 삼고,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객체로 삼으며, 벌금형 없이 징역이나 금고와 자격정지를 정해 둔 조문입니다.

비밀인지는 표시가 아니라 내용과 공개 시점으로 가립니다. 누설인지는 받은 사람이 알아야 할 지위에 있었는지로 가립니다.

수사 중인 사건을 밖으로 알린 경우에는 제126조가 따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자료를 언제 어떤 경로로 다루었는지가 그대로 증거가 되므로, 조사 통보를 받으셨다면 전송 기록부터 정리해 변호사와 경위를 맞춰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127조, 제126조 · 형사소송법 제111조, 제147조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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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상급자의 지시로 자료를 보냈습니다.

지시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경위와 고의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지시의 내용과 방식이 남아 있는 기록을 확보하시고, 그 지시가 정당한 업무 절차 안에 있었는지를 함께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곧 발표될 내용이었는데도 문제가 됩니까?

발표 예정이라는 사정이 비밀성을 곧바로 없애지는 않습니다. 발표 전 단계에서 특정인만 미리 알게 되어 생기는 이익과 불이익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므로, 예정된 공개 시점과 실제 전달 시점의 간격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퇴직한 뒤에 말한 것도 해당하나요?

조문이 공무원이었던 자를 주체에 포함하고 있어 퇴직 여부로 갈리지 않습니다. 재직 중 직무를 통해 알게 된 사항이라면 대상이 되므로, 언제 알게 된 정보인지가 먼저 확인할 대목입니다.

기자에게 알려 준 경우는 어떤 조문입니까?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사 중인 피의사실을 공소제기 전에 알린 것이라면 제126조가, 그 밖의 직무상 비밀이라면 제127조가 문제됩니다. 전달한 정보의 성격과 시점을 기준으로 먼저 구분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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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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