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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4일조회 0

법관 기피 신청, 받아 주는 사유는 좁다

재판을 받다 보면 재판부가 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증거 신청을 계속 기각하거나, 상대편 주장만 길게 듣는 것처럼 보일 때가 그렇습니다. 그럴 때 떠오르는 방법이 법관을 바꿔 달라는 기피 신청입니다. 형사소송법에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조문이 정한 사유는 생각보다 좁고, 절차도 빠듯하게 짜여 있습니다. 무엇이 사유가 되고 어디서 걸러지는지를 제18조를 중심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제척, 기피, 회피는 어떻게 나뉘나

세 가지가 한 장에 묶여 있지만 작동 방식이 다릅니다.

구분근거누가 움직이나
제척제17조사유가 있으면 법률상 당연히 직무집행에서 빠짐
기피제18조검사 또는 피고인의 신청, 변호인은 제한적으로
회피제24조법관 스스로 소속법원에 서면으로 신청

제척은 신청이 필요 없습니다. 법관이 피해자인 때, 피고인이나 피해자의 친족인 때, 그 사건에서 증인이나 감정인이 된 때처럼 제17조가 열거한 아홉 가지에 해당하면 그 자체로 빠집니다.

기피는 다릅니다. 누군가 신청해야 움직입니다.

제24조의 회피는 법관이 제18조의 사유가 있다고 생각할 때 스스로 물러나는 길이고, 제25조는 이 장의 규정을 법원사무관등과 통역인에게도 준용합니다.

사유는 두 가지뿐이다

제18조 제1항은 검사 또는 피고인이 기피를 신청할 수 있는 경우를 둘로 적었습니다.

첫째는 법관이 제17조 각 호의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때입니다. 제척 사유가 있는데도 재판에 관여하고 있다면 신청으로 걷어 내라는 뜻입니다.

둘째가 실제로 문제 되는 조항입니다.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제2항은 변호인의 신청권을 제한합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때에 한하여 기피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원하지 않는데 변호인이 단독으로 낼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신청 전에 피고인의 뜻을 서면이나 접견 기록으로 남겨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17조 제7호
법관이 그 사건에 관하여 전심재판 또는 그 기초가 되는 조사와 심리에 관여한 때를 제척 사유로 정한 조항입니다. 1심을 맡았던 법관이 항소심에 다시 들어오는 상황을 막는 규정으로, 제25조가 법원사무관등에게 이 장을 준용하면서도 제7호만은 빼 두었습니다.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는 어떻게 읽히나

문언이 넓어 보이지만 실제 운용은 엄격합니다. 당사자가 느끼는 불만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법관과 사건 관계인 사이의 개인적 연고, 재판 밖에서 드러난 예단, 사건과 이해관계가 얽힌 지위 같은 사정이 여기에 놓입니다.

반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쪽은 분명합니다.

증거 신청을 기각했다거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거나, 심리 진행이 빠르다거나, 말투가 불친절했다는 사정은 소송지휘와 심증 형성의 영역으로 다루어집니다. 불리한 판단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염려가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그래서 기피를 준비한다면 재판 진행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법관 개인과 사건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 적어야 합니다.

신청은 어디에 어떻게 하나

제19조 제1항이 상대를 나눕니다. 합의법원의 법관에 대한 기피는 그 법관의 소속법원에 신청하고, 수명법관이나 수탁판사, 단독판사에 대한 기피는 해당 법관에게 신청합니다.

기한이 짧습니다.

제2항은 기피사유를 신청한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서면으로 소명하도록 정합니다. 신청서를 먼저 내고 자료를 나중에 붙이더라도 사흘을 넘기면 안 됩니다. 이 요건을 지키지 못하면 내용을 보기 전에 절차에서 걸립니다.

주의
제20조 제1항은 기피신청이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함이 명백하거나 제19조를 어긴 때에는 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이 결정으로 기각하도록 정합니다. 이 경우에는 기피당한 법관이 스스로 기각할 수 있고, 제22조 단서와 제23조 제2항에 따라 소송도 멈추지 않습니다. 선고를 미루려는 의도로 낸 신청이 아무 효과 없이 기록만 남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신청하면 재판은 멈추나

원칙은 정지입니다. 제22조 본문은 기피신청이 있는 때에 소송진행을 정지하도록 합니다.

예외가 둘 붙어 있습니다.

하나는 앞서 본 제20조 제1항의 간이기각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급속을 요하는 경우입니다.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있거나 구속 기간이 임박한 상황이 뒤쪽에 해당합니다.

기각 사유가 아니라면 기피당한 법관은 지체 없이 의견서를 내야 합니다. 제20조 제3항은 그 법관이 기피 신청을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결정이 있은 것으로 간주한다고 적었습니다. 본인이 수긍하면 별도의 재판 없이 빠진다는 뜻입니다.

누가 결정하고 어떻게 다투나

제21조 제1항은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을 기피당한 법관의 소속법원 합의부에서 결정으로 하도록 정합니다. 제2항에 따라 기피당한 법관은 그 결정에 관여하지 못합니다.

합의부를 꾸릴 수 없는 작은 법원이라면 제3항이 직근 상급법원으로 올려 보냅니다. 판단하는 곳이 바뀔 뿐 심사의 내용은 같습니다.

기각되면 다툴 수 있습니다.

제23조 제1항이 기피신청을 기각한 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고, 제405조는 즉시항고의 제기기간을 7일로 정합니다. 다만 제23조 제2항은 제20조 제1항의 간이기각에 대한 즉시항고에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을 주지 않았습니다.

신청 전에 무엇을 정리해야 하나

  1. 주장하려는 사유가 제17조 각 호에 해당하는지 먼저 대조합니다
  2. 해당하지 않는다면 법관과 사건 사이의 객관적 연결고리를 특정합니다
  3. 신청 상대가 소속법원인지 해당 법관인지 제19조 제1항으로 확인합니다
  4. 소명 자료를 3일 안에 서면으로 낼 수 있게 미리 준비합니다
  5. 기각될 경우를 대비해 즉시항고 기간 7일을 달력에 적어 둡니다
확인할 것
· 제척 사유 해당 여부
· 사유를 알게 된 날짜와 경위
· 신청서 제출처와 제출일
· 소명 서면의 마감일
·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 확인 여부

정리

제18조가 정한 기피 사유는 제17조의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때와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 둘뿐이고, 뒤쪽은 객관적 사정을 요구해 문턱이 높습니다.

불리한 결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신청은 제19조에 따라 상대를 가려 내고 3일 안에 서면으로 소명해야 하며, 지연 목적이 명백하면 제20조 제1항으로 곧바로 기각됩니다. 기각 결정에는 즉시항고가 열려 있으니 7일의 기간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7조, 제18조, 제19조, 제20조, 제21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제25조, 제40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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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재판부가 증거 신청을 계속 기각합니다. 기피 사유가 되나요?

증거 채부는 소송지휘의 영역으로 다루어져 그것만으로 제18조 제1항 제2호의 염려가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법관과 사건 관계인 사이의 개인적 연고나 재판 밖에서 드러난 예단처럼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사정을 찾아 소명하셔야 합니다.

기피 신청서를 냈는데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가 아직 없습니다.

제19조 제2항이 신청한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서면으로 소명하도록 정합니다. 기한을 넘기면 제20조 제1항에 따라 내용 심리 없이 기각될 수 있으므로, 확보된 자료만으로라도 기한 안에 서면을 제출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기피 신청을 하면 다음 기일이 미뤄지나요?

제22조 본문은 소송진행을 정지하도록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지연 목적이 명백하거나 제19조를 어긴 경우, 그리고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는 절차가 그대로 진행됩니다. 선고를 미루려는 목적만으로 신청하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기피 신청이 기각됐습니다. 다시 다툴 방법이 있습니까?

제23조 제1항에 따라 즉시항고를 할 수 있고 제기기간은 제405조의 7일입니다. 다만 제20조 제1항의 간이기각에 대한 즉시항고에는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어 그 사이 절차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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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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