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원에서 폭행을 당했는데 정작 아이는 무서워서 고소하지 말라고 합니다. 반대로 부모가 가해자여서 아이가 고소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이런 국면을 위해 피해자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고소권을 주는데, 그중 법정대리인에게는 독립하여라는 세 글자를 따로 붙였습니다. 이 세 글자가 무엇을 바꾸는지, 피해자가 사망한 때의 유족과는 어떻게 다른지, 가해자가 부모일 때는 누가 나서는지, 여섯 달의 고소기간은 누구 기준으로 세는지를 제225조와 제226조를 중심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고소권은 원래 누구의 것인가
제223조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출발은 피해자 본인입니다.
거기에 제한이 하나 붙습니다. 제224조가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를 막고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맞은 아들은 이 조문 때문에 아버지를 고소할 수 없습니다. 이 제한이 뒤에서 제226조를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어리거나 판단 능력이 없다면 고소권이 있어도 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225조와 제226조가 피해자 아닌 사람에게 고소권을 나누어 줍니다. 법정대리인,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 그리고 특정 상황의 친족입니다.
독립하여는 무엇을 뜻하나
제225조 제1항의 문장에서 피해자의 법정대리인 앞에 붙은 말이 독립하여입니다. 미성년자의 친권자, 후견인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독립이라는 말은 피해자의 의사에 매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겠다고 해도 법정대리인은 고소할 수 있고, 피해자가 자기 고소를 취소했더라도 법정대리인의 고소는 그대로 남습니다. 대리인이 피해자를 대신해 행사하는 권리가 아니라 법정대리인 자신의 권리로 이해됩니다.
이 이해의 실익은 기간과 취소에서 드러납니다.
고유권
남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말합니다. 제225조 제1항의 법정대리인 고소권을 이렇게 보면, 피해자의 의사나 피해자 고소권의 소멸과 관계없이 법정대리인이 스스로 고소하고 취소할 수 있습니다.
유족의 고소권은 왜 독립하지 않나
같은 조 제2항은 피해자가 사망한 때 그 배우자, 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가 고소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단서를 붙였습니다.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제1항과 정반대입니다. 법정대리인은 피해자의 뜻을 거슬러 고소할 수 있는데, 유족은 그럴 수 없습니다. 생전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면 유족의 고소는 막힙니다.
이유는 보호의 방향에 있습니다.
법정대리인은 판단 능력이 부족한 피해자를 위해 그 의사를 넘어설 필요가 있지만, 사망한 피해자의 생전 의사는 존중하는 쪽으로 설계된 것입니다.
| 조문 | 고소권자 | 전제 상황 | 피해자 의사에 구속되나 |
|---|---|---|---|
| 제223조 | 피해자 본인 | 모든 범죄 | 본인의 의사 |
| 제225조 제1항 | 법정대리인 | 피해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있을 때 | 아니오, 독립하여 |
| 제225조 제2항 |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 피해자 사망 | 예, 명시한 의사에 반하지 못함 |
| 제226조 | 피해자의 친족 | 법정대리인이나 그 친족이 피의자 | 아니오, 독립하여 |
가해자가 부모라면 누가 고소하나
제226조가 이 상황을 다룹니다. 법정대리인 본인이 피의자이거나 그 친족이 피의자인 경우, 피해자의 친족에게 독립한 고소권이 주어집니다.
왜 필요한지는 앞의 제224조와 겹쳐 보면 보입니다. 아버지가 가해자인 경우 피해자인 아이는 제224조 때문에 아버지를 고소하지 못하고, 어머니가 남편을 감싸면 제225조 제1항의 법정대리인 고소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때 외조부모나 이모, 삼촌 같은 친족이 제226조로 나섭니다.
여기서도 독립하여입니다.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뜻에 매이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는 한 겹 더 열려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8조가 제224조의 적용을 배제해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를 허용하므로, 이 영역에서는 피해자 본인의 고소도 막히지 않습니다.
여섯 달은 누구를 기준으로 세나
친고죄라면 제230조 제1항의 고소기간이 문제됩니다.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월입니다.
고소권자가 여럿이면 제231조가 움직입니다. 고소할 수 있는 자가 수인인 경우 1인의 기간의 해태는 타인의 고소에 영향이 없다고 정했습니다. 피해자가 범인을 안 지 여섯 달이 지나 본인 고소권이 소멸했더라도, 법정대리인이 범인을 알게 된 날이 늦었다면 법정대리인의 기간은 그날부터 따로 계산됩니다.
주의
법정대리인의 고소기간이 따로 흐른다는 것은 법정대리인이 범인을 실제로 알게 된 날이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아이가 말하지 않아 몰랐다는 사정은 통보서, 상담 기록, 병원 진료일처럼 날짜가 남는 자료로 뒷받침해 두어야 합니다.
취소는 누가 어떻게 하나
제232조 제1항은 고소 취소의 시한을 제1심 판결선고 전으로 정하고, 제2항은 취소한 사람의 재고소를 막습니다.
고유권으로 보면 취소도 각자의 것입니다. 법정대리인이 한 고소는 법정대리인이 취소하고, 피해자가 한 고소는 피해자가 취소합니다. 한쪽이 취소했다고 다른 쪽의 고소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피해자 본인의 취소서만 받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제233조의 고소불가분은 다른 방향의 규정입니다. 친고죄의 공범 중 한 사람에 대한 고소나 취소는 다른 공범에게도 효력이 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공범 사이의 문제입니다.
실무에서는 어떤 순서로 정리하나
- 피해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 가족관계증명서로 확정합니다
- 가해자가 법정대리인이거나 그 친족인지 확인해 제225조와 제226조 중 어느 조문인지 정합니다
- 친고죄라면 각 고소권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을 따로 적습니다
- 고소장에 어느 조문의 고소권자인지를 명시합니다
- 합의를 하더라도 누구의 고소를 취소하는지 취소서에 분명히 적습니다
확인할 것
· 법정대리인의 자격, 친권자인지 후견인인지
· 가해자와 법정대리인의 관계
·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적이 있는지
· 고소권자별로 범인을 안 날짜
· 취소서의 작성 주체
정리
제225조 제1항의 법정대리인과 제226조의 친족은 독립한 고소권자입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매이지 않고, 고소기간도 각자 범인을 안 날부터 따로 흐르며, 취소도 각자의 것입니다.
유족은 다릅니다.
제225조 제2항의 유족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고소하지 못합니다. 가해자가 부모라면 제224조의 벽을 제226조가 넘어 주고, 성폭력범죄는 특례법 제18조가 그 벽 자체를 치웁니다. 사건을 맡기 전에 누가 어느 조문으로 고소하는지부터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23조, 제224조, 제225조, 제226조, 제230조, 제231조, 제232조, 제233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8조 · 민법 제91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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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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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중학생 아이가 고소하지 말라고 합니다. 부모가 고소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1항은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하므로, 친권자인 부모는 아이의 반대와 관계없이 고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면 입증이 어려워지므로 진행 방식은 함께 정하셔야 합니다.
아이 고소기간이 지났다는데 부모 기간은 따로인가요?
따로입니다. 제231조는 고소권자가 여럿일 때 한 사람의 기간 해태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법정대리인이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월을 따로 계산하되, 그 날짜를 보여 줄 자료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가해자가 아이 아버지입니다. 어머니도 남편을 감싸는데 방법이 있나요?
제226조가 이런 경우를 위해 피해자의 친족에게 독립한 고소권을 줍니다. 외조부모나 이모, 삼촌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성폭력범죄라면 특례법 제18조에 따라 피해자 본인도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본인이 고소를 취소했으면 사건이 끝나나요?
법정대리인이 따로 고소했다면 아닙니다. 고유권으로 이해되는 법정대리인의 고소는 피해자의 취소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제232조에 따라 각자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자기 고소를 취소할 수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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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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