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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0일조회 0

배심원에게 선처 부탁 전화 한 통이 청탁죄가 된다

동생이 국민참여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선정기일이 끝난 저녁, 배심원 가운데 한 사람이 같은 동네 상가에서 가게를 하는 분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형은 그 가게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습니다. 동생이 착한 아이니 잘 봐 달라는 말 한마디였고, 돈이나 선물 이야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통화는 그 자체로 별도의 범죄가 되고, 동생의 재판에도 영향을 줍니다. 조문이 무엇을 금지하는지, 어디까지가 접촉이고 어디부터가 청탁인지, 가족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살펴봅니다.

배심원과 연락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나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51조 제1항은 누구든지 당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배심원이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알아낼 목적으로 배심원이나 예비배심원과 접촉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접촉의 수단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전화, 문자, 찾아가는 것 모두 접촉입니다.

조문의 무게는 목적에 있습니다. 재판에 영향을 줄 목적이 있으면 말의 내용이 부드러워도 금지선을 넘습니다.

잘 봐 달라는 말은 바로 그 목적을 담은 말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재판이 끝난 뒤의 접촉도 다룹니다. 배심원이었던 사람에게 평의 내용을 알아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금지되며, 연구에 필요한 경우만 예외입니다.

처벌 조문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제56조가 청탁죄입니다. 배심원이나 예비배심원에게 그 직무에 관하여 청탁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제2항은 아직 선정되지 않은 배심원후보자에게 청탁한 경우도 같은 형으로 묶었습니다.

청탁이라는 말에 대가가 붙어 있지 않다는 점을 보셔야 합니다. 돈을 건넨 경우는 제59조가 따로 다루고, 그쪽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무겁습니다. 제56조는 돈 없이 부탁만 한 경우를 겨냥한 조문입니다.

직무에 관한 청탁
배심원이 맡은 일, 곧 사실 인정과 법령 적용, 양형 의견에 대해 특정한 방향으로 판단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말합니다. 유죄나 무죄를 말하지 않고 선처만 부탁해도 양형 의견이라는 직무에 관한 것이므로 여기에 들어갑니다.

겁을 주지 않았는데도 위협죄가 문제되나

제57조는 다른 유형입니다. 배심원이나 예비배심원,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이나 그 친족에게 전화, 편지, 면회, 그 밖의 방법으로 겁을 주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위협행위를 한 경우이고, 형은 제56조와 같습니다.

형이 건 전화가 어느 쪽인지는 통화 내용에 달렸습니다. 선처를 부탁하는 데 그쳤다면 청탁이고, 동네에서 계속 볼 사이라는 식의 말이 섞였다면 위협으로 평가될 여지가 생깁니다. 받는 사람이 불안을 느꼈는지가 함께 따져집니다.

  • 제56조 청탁죄: 직무에 관한 부탁, 대가 없음,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 제57조 위협죄: 겁을 주거나 불안감 조성, 친족까지 보호, 같은 형
  • 제59조 금품 공여: 재물이나 이익의 약속·공여·의사표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셋 모두 배심원 쪽이 응했는지와 무관하게 부탁하거나 위협한 쪽에서 성립합니다.

동생의 재판은 어떻게 되나

전화를 받은 배심원은 이 사실을 재판장에게 알리게 됩니다. 제41조 제2항은 배심원이 재판절차 밖에서 사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평의 전에 견해를 밝히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외부 연락을 숨기는 것이 배심원 자신에게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은 제32조입니다. 법원은 배심원에게 불공평한 판단을 할 우려가 있으면 직권이나 검사, 피고인, 변호인의 신청으로 해임할 수 있습니다. 전화를 받은 배심원이 빠지고 예비배심원이 들어오거나, 예비배심원이 없으면 절차를 다시 꾸려야 합니다.

더 큰 위험은 제9조에 있습니다.

법원은 배심원이나 그 친족의 생명, 신체, 재산에 대한 침해 우려로 출석이 어렵거나 직무를 공정하게 수행하지 못할 염려가 있으면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가족의 전화 한 통으로 동생이 원했던 재판 방식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후보자 단계의 접촉은 왜 더 위험한가

선정기일 전에는 누가 배심원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26조에 따라 법원은 선정기일 2일 전까지 검사와 변호인에게 후보자의 성명, 성별, 출생연도가 적힌 명부를 보냅니다. 이 명부가 가족에게 흘러가 연락이 시작되는 일이 가장 경계되는 상황입니다.

제56조 제2항이 후보자 청탁을 같은 형으로 정한 이유입니다. 제52조는 후보자의 성명과 주소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므로, 명부를 가족에게 보여 준 사람에게도 책임이 따릅니다.

후보자가 선정 절차에서 거짓 진술을 하면 제60조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연락을 받은 후보자가 그 사실을 숨기고 배심원이 되려 해도 걸림돌이 많습니다. 결국 부탁한 쪽과 받은 쪽 모두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확인할 것
· 배심원이나 후보자와 아는 사이인 가족, 지인이 있는지
· 선정기일 전후로 피고인 측에서 외부에 사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지
· 변호인이 받은 후보자 명부가 가족에게 전달되지 않았는지
· 재판 기간 중 가족의 통화와 메시지에 배심원 관련 내용이 없는지
· 이미 접촉이 있었다면 그 내용과 시각을 변호인에게 바로 알렸는지

이미 전화를 걸었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숨기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배심원이 재판장에게 알리는 순간 통화 기록으로 발신자가 특정되고, 숨긴 사실까지 더해져 동생의 양형 자료에 불리하게 적힙니다.

변호인에게 즉시 사실을 알리고, 변호인이 법원에 그 경위를 먼저 밝히는 편이 낫습니다. 피고인 본인이 모르는 가족의 행동이었다는 점, 대가가 전혀 없었다는 점, 통화가 한 번으로 끝났다는 점을 통화 기록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연락하지 않아야 합니다.

제51조 제2항 때문에 재판이 끝난 뒤에도 그 배심원에게 평의 내용을 묻는 연락은 금지됩니다. 사과를 하고 싶더라도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전달하는 방식이어야지, 직접 찾아가서는 안 됩니다.

정리

배심원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전화는 제51조가 금지하는 접촉이고, 대가가 없어도 제56조의 청탁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이를 수 있습니다. 후보자 단계의 부탁도 같은 형입니다. 돈이 오갔다면 제59조로 더 무거워집니다.

동생의 재판도 흔들립니다.

배심원 해임, 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 양형 자료의 악화가 따라오므로 가족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무 연락도 하지 않는 것이고, 이미 했다면 변호인을 통해 먼저 밝히는 것입니다. 국민참여재판을 앞둔 가족이라면 이 규칙을 재판 전에 변호사와 함께 짚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26조, 제32조, 제41조, 제51조, 제52조, 제56조, 제57조, 제58조, 제59조, 제6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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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돈을 주지 않았는데도 처벌됩니까?

제56조는 직무에 관하여 청탁을 한 것만으로 성립하고 대가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금품이 오간 경우는 제59조가 더 무겁게 다루는 별개의 조문이므로, 돈이 없었다는 사정은 제56조를 벗어나는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배심원이 먼저 연락해 와서 대화한 경우는 어떻습니까?

제51조는 접촉의 방향을 가리지 않고 재판에 영향을 미칠 목적의 접촉을 금지합니다. 배심원이 먼저 연락했더라도 사건 이야기에 응하면 문제가 되므로, 응답하지 말고 그 사실을 변호인에게 알려 법원에 전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피고인 본인이 모르는 가족의 행동인데 재판에 불이익이 있습니까?

제56조의 처벌은 전화를 건 가족에게 돌아가지만, 배심원 해임이나 제9조의 배제 결정은 재판 자체에 영향을 줍니다. 피고인이 몰랐다는 점을 통화 기록과 경위서로 보여 주어야 양형 자료로 불리하게 쓰이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배심원에게 감사 인사를 해도 됩니까?

제51조 제2항은 평의 내용을 알아낼 목적의 접촉을 금지하므로 단순한 인사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화가 평의 내용으로 이어지면 배심원에게도 제58조의 비밀누설 문제가 생기니, 인사는 법원이나 변호인을 통해 전달하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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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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