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로 병원에 머물게 하는 처분이 내려지면, 이미 구속되어 있던 사람은 두 개의 신체 구속을 동시에 받는 셈이 됩니다. 형사소송법은 이런 겹침을 그대로 두지 않고 하나를 잠시 멈추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그 장치가 제172조의2입니다. 조문은 두 항짜리 짧은 규정이지만 구속기간 계산과 석방 시점에 곧바로 영향을 줍니다. 무엇이 멈추고 언제 다시 살아나는지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감정유치는 무엇을 하는 절차인가
근거는 제172조 제3항입니다. 피고인의 정신 또는 신체에 관한 감정에 필요한 때에 법원이 기간을 정하여 병원이나 그 밖의 적당한 장소에 피고인을 유치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같은 항 뒤쪽에는 종료에 관한 문장도 함께 붙어 있습니다. 감정이 완료되면 즉시 유치를 해제하여야 합니다. 기간이 남아 있어도 감정이 끝났다면 더 붙잡아 둘 근거가 없다는 뜻입니다.
절차의 형식도 정해져 있습니다. 제4항은 유치를 할 때 감정유치장을 발부하여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서면이 있어야 집행이 가능한 처분입니다.
제5항은 필요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피고인을 수용할 병원이나 장소의 관리자 신청에 따라 사법경찰관리에게 간수를 명할 수 있게 열어 두었습니다.
감정유치
피고인의 정신이나 신체에 관한 감정을 위해 기간을 정하여 병원 등에 머무르게 하는 처분을 말합니다. 감정유치장이 발부되어야 집행할 수 있고, 감정이 끝나면 정해진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곧바로 해제하여야 합니다.
구속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제172조 제7항이 다리를 놓았습니다. 구속에 관한 규정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이 유치에 준용한다고 정하면서, 보석에 관한 규정만은 그렇지 않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그래서 구속에 붙어 있는 절차적 보호 장치들이 대체로 따라옵니다. 다만 보석은 빠집니다.
이유는 처분의 목적에 있습니다. 보석은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를 조건으로 관리하면서 풀어 주는 제도입니다. 감정유치는 감정 자체를 위해 그 장소에 머무르게 하는 처분이라 보증금을 걸고 나가는 방식이 성질에 맞지 않습니다.
불복의 통로는 따로 있습니다. 제416조 제1항 제3호는 재판장이나 수명법관이 감정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유치를 명한 재판을 준항고의 대상으로 적어 두었고, 같은 조 제3항은 그 청구를 재판의 고지가 있는 날부터 7일 이내에 하도록 정했습니다.
구속 중이던 사람에게 집행되면 어떻게 되나
여기가 제172조의2의 자리입니다. 제1항은 구속 중인 피고인에 대하여 감정유치장이 집행되었을 때, 피고인이 유치되어 있는 기간 동안 구속은 그 집행이 정지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적었습니다.
간주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법원이 따로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조문이 그렇게 본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이 조항이 갖는 의미는 구속기간의 계산에 있습니다. 구속의 집행이 정지된 것으로 보는 기간에는 구속영장의 효력이 사라지지 않은 채로 시계만 멈춘 상태가 됩니다. 유치가 길어졌다는 이유로 구속기간이 먼저 만료되어 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한 설계입니다.
유치가 끝나면 무엇이 되살아나나
제2항이 뒷문을 닫습니다. 유치처분이 취소되거나 유치기간이 만료된 때에는 구속의 집행정지가 취소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정했습니다.
멈춰 있던 구속이 그 시점에 자동으로 다시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별도의 결정이나 새로운 영장 없이 원래의 구속 상태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유치 해제일은 날짜 단위로 관리해야 합니다. 감정이 예정보다 일찍 끝나면 제172조 제3항에 따라 즉시 해제되고, 그 순간부터 구속기간이 다시 흐릅니다.
하루 차이가 석방일을 바꿉니다.
기간은 누가 정하고 바꿀 수 있나
정하는 주체는 법원입니다. 제172조 제3항이 기간을 정하여 유치하게 할 수 있다고 했으므로 감정유치장에 기간이 적힙니다.
제6항은 그 뒤의 조정을 허용합니다. 법원은 필요한 때에 유치기간을 연장하거나 단축할 수 있습니다. 감정 진행 상황에 따라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변호인 입장에서는 연장 여부를 계속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장이 이루어지면 구속의 집행정지 기간도 함께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최종 석방 시점이 뒤로 밀립니다.
그 기간은 형기에서 빠지나
빠집니다. 제172조 제8항은 제3항의 유치를 미결구금일수의 산입에 있어서는 구속으로 간주한다고 정했습니다.
병원에 머문 기간이 구금에서 제외되어 형기가 그만큼 길어지는 결과를 막기 위한 조항입니다. 구속의 집행은 정지된 것으로 보면서도, 형기 계산에서는 구속과 같이 취급하는 이중의 설계입니다.
두 조항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어 헷갈리기 쉽습니다.
- 구속기간 계산: 제172조의2에 따라 집행이 정지된 것으로 간주
- 형기 계산: 제172조 제8항에 따라 구속으로 간주하여 산입
유치 일수를 일 단위로 기록해 두어야 나중에 다툴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법원이 아니라 판사가 판단합니다. 제221조의3 제1항은 검사가 감정을 위촉하는 경우에 제172조 제3항의 유치처분이 필요하면 판사에게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제2항은 판사가 그 청구를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 유치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적으면서, 제172조와 제172조의2를 이 경우에 준용한다고 이어 두었습니다. 구속의 집행이 정지된 것으로 보는 규칙이 수사 단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관련 처분에 관한 규정도 옆에 있습니다. 제221조의4는 감정 위촉을 받은 사람이 판사의 허가를 얻어 신체 검사 등 제173조 제1항의 처분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허가의 청구는 검사가 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확인할 것
· 감정유치장에 적힌 유치 장소와 기간, 그리고 발부일
· 감정이 실제로 끝난 날과 해제가 이루어진 날의 간격
· 기간 연장이나 단축 결정이 있었는지와 그 시점
· 구속영장의 만료일과 집행정지로 멈춘 일수
· 유치 일수가 미결구금일수로 정리되어 있는지
정리
감정유치는 제172조 제3항이 근거이고, 구속 중인 사람에게 집행되면 제172조의2 제1항에 따라 구속의 집행이 정지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유치가 끝나면 제2항이 그 정지를 자동으로 되돌립니다.
결정 없이 조문이 알아서 움직입니다.
보석은 준용에서 빠져 있지만 준항고라는 불복 통로가 열려 있고 기간은 고지일부터 7일입니다. 구속기간에서는 멈춘 것으로, 형기 계산에서는 구속으로 보는 두 규칙이 동시에 작동하므로 유치 일수를 날짜 단위로 남겨 두셔야 합니다. 감정유치장을 받으셨다면 기간과 해제 예정일을 먼저 확인하고 변호사와 함께 일정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72조, 제172조의2, 제173조, 제221조의3, 제221조의4, 제416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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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감정유치 중에는 보석을 신청할 수 없습니까?
제172조 제7항이 구속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면서 보석만 제외했습니다. 유치 자체를 다투려면 제416조 제1항 제3호의 준항고를 이용하게 되며 기간이 고지일부터 7일이므로, 유치 결정을 받으신 즉시 대응 여부를 정하셔야 합니다.
병원에 있던 기간이 형기에서 빠집니까?
제172조 제8항은 그 유치를 미결구금일수 산입에서 구속으로 간주하도록 정했습니다. 다만 일수가 정확히 집계되어야 반영되므로 입원일과 퇴원일, 해제일이 적힌 서류를 확보해 두시기 바랍니다.
감정이 일찍 끝났는데도 계속 병원에 있어야 합니까?
제172조 제3항은 감정이 완료되면 즉시 유치를 해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기간이 남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지할 근거는 없으므로 감정서 제출 시점을 확인해 해제를 구하는 의견을 내는 편이 낫습니다.
구속기간이 지나 버리면 자동으로 석방되는 것 아닙니까?
유치 기간에는 제172조의2 제1항에 따라 구속의 집행이 정지된 것으로 보므로 그만큼 만료일이 뒤로 밀립니다. 유치가 끝나면 정지도 취소된 것으로 간주되니, 멈춘 일수를 계산해 실제 만료일을 다시 확인해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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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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