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한 지 2년 된 사람이 같은 종류의 사건으로 다시 조사를 받으면 공소장에 누범이라는 글자가 붙습니다. 전과가 있으니 무겁게 본다는 정도로 이해하기 쉽지만, 형법의 누범은 양형 사정이 아니라 법정형 자체를 늘리는 가중 규정입니다. 형의 장기가 두 배가 되고 집행유예의 문도 닫힙니다. 어떤 요건이 갖추어져야 누범인지, 3년은 어느 날부터 세는지, 가석방과 집행유예는 어떻게 취급되는지, 판결 뒤에 드러나면 어떻게 되는지를 형법 제35조와 제36조를 축으로 분석했습니다.
누범은 어떤 조건에서 성립하나
제35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을 누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요건을 나누면 셋입니다.
| 요건 | 내용 | 해당하지 않는 예 |
|---|---|---|
| 전과 |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것 | 벌금형, 구류, 과료 전과 |
| 집행 |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되었을 것 | 집행 중, 집행유예 기간 중 |
| 기간과 죄 | 종료·면제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 | 3년이 지난 뒤의 범행, 벌금형만 있는 죄 |
두 번째 요건이 자주 오해됩니다. 형을 선고받은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집행이 끝났거나 면제되어야 합니다. 복역 중에 저지른 죄는 누범이 아니라 경합범의 문제입니다.
세 번째 요건의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는 법정형에 금고 이상이 들어 있는 죄를 뜻합니다. 실제 선고형이 아니라 조문에 적힌 형이 기준입니다.
3년은 어느 날부터 세나
출발점은 집행 종료일 또는 면제일입니다. 만기 출소라면 출소한 날입니다.
가석방은 다릅니다. 제76조 제1항을 보면 가석방 처분이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고 가석방기간을 다 채운 시점에 비로소 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가석방으로 나온 날이 아니라 가석방기간이 끝난 날부터 3년입니다. 남은 형기가 1년이었다면 실제 출소일로부터 4년 가까이 누범 기간이 이어지는 셈입니다.
면제는 제77조의 형의 시효가 대표적입니다. 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받지 않은 채 시효가 완성되면 집행이 면제되고, 그날부터 3년이 시작됩니다.
주의
가석방자는 출소일을 기준으로 3년을 계산하면 안 됩니다. 제76조에 따라 가석방기간 만료일이 집행 종료일이므로, 그날부터 3년 안의 범행이 누범입니다. 출소 후 3년이 지났다고 안심하다 누범 가중을 받는 사례가 여기서 나옵니다.
집행유예 전과는 누범이 되나
집행유예는 형의 집행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유예기간이 무사히 지나면 제65조에 따라 선고의 효력 자체가 사라집니다.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것이 아니므로 제35조의 두 번째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유예기간이 지난 뒤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다는 첫 번째 요건도 사라집니다.
그렇다고 집행유예가 누범과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유예기간 안에 고의로 저지른 죄로 실형 판결이 확정되면 제63조에 따라 유예가 실효되고, 미루어 두었던 형이 집행됩니다. 그 집행이 끝난 날부터는 누범 기간이 새로 시작됩니다.
형은 얼마나 무거워지고 집행유예는 되나
제35조 제2항은 누범의 형을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고 정합니다. 단기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법정형이 1년 이상 10년 이하라면 누범 가중 뒤의 범위는 1년 이상 20년 이하가 됩니다.
상한이 있습니다. 제42조는 유기징역을 가중할 때 50년까지로 한다고 정했으므로 2배를 해도 50년을 넘지 못합니다.
순서도 정해져 있습니다.
제56조는 가중과 감경 사유가 겹칠 때 각칙 조문에 따른 가중, 제34조 제2항의 가중, 누범 가중, 법률상 감경, 경합범 가중, 정상참작감경의 차례로 적용하도록 합니다. 누범 가중은 세 번째이고, 그 뒤에 감경이 들어옵니다.
법정형과 처단형
법정형은 조문에 적힌 형의 범위이고, 처단형은 여기에 누범 가중이나 정상참작감경 같은 수정을 거쳐 실제로 선고할 수 있게 된 범위입니다. 누범은 법정형의 장기를 두 배로 늘려 처단형의 상한을 올리는 장치입니다.
집행유예도 문제입니다. 제62조 제1항 단서가 벽입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시점부터 집행 종료 또는 면제 뒤 3년이 되는 날까지 사이에 저지른 죄에는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기간은 누범 기간을 그대로 포함하고 더 넓습니다. 누범은 집행 종료 뒤 3년만 보지만, 제62조의 단서는 판결 확정 시점부터 세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누범에 해당하는 범행은 예외 없이 집행유예 결격이고, 형이 선고되면 실형이 됩니다.
누범이 무서운 진짜 이유는 장기 2배보다 이 실형 강제에 있습니다.
판결 뒤에 누범이 드러나면 어떻게 되나
제36조가 답합니다. 판결선고 후 누범인 것이 발각된 때에는 그 선고한 형을 통산하여 다시 형을 정할 수 있습니다. 전과를 숨기거나 조회가 누락되어 누범 가중 없이 선고된 경우를 위한 규정입니다.
단서가 있습니다. 선고한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에는 다시 정할 수 없습니다. 이미 형을 다 살고 나온 사람에게 뒤늦게 누범을 이유로 형을 더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변론에서 무엇을 살펴야 하나
- 전과의 형이 금고 이상인지,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는 아닌지 판결문으로 확인합니다
- 집행 종료일을 특정합니다. 가석방이면 가석방기간 만료일을 씁니다
- 이번 범행일이 그 날부터 3년 안에 있는지 날짜 단위로 계산합니다
- 이번 죄의 법정형에 금고 이상이 포함되는지 확인합니다
- 요건이 갖추어졌다면 제56조의 순서에 따라 감경 사유를 최대한 확보합니다
확인할 것
· 전과 판결문의 형 종류와 확정일
· 만기 출소일, 가석방자는 기간 만료일
· 집행유예 전과라면 실효 여부
· 이번 범행일과 3년 기산일의 간격
· 공소장에 기재된 누범 전과의 정확성
정리
누범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뒤 3년 안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경우이고, 제35조 제2항에 따라 장기가 두 배로 늘며 제62조 단서로 집행유예가 막힙니다.
가석방자는 만료일부터 셉니다.
집행유예 전과는 실효되지 않는 한 누범 전과가 아니고, 판결 뒤 발각되면 제36조로 형을 다시 정할 수 있되 집행이 끝난 뒤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공소장의 누범 기재를 보셨다면 집행 종료일과 범행일부터 다시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5조, 제36조, 제42조, 제56조, 제62조, 제63조, 제65조, 제76조, 제77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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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출소한 지 3년이 지났는데 공소장에 누범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가석방으로 나오셨다면 제76조에 따라 가석방기간 만료일이 집행 종료일입니다. 그날부터 3년을 다시 계산해 보시고, 만기 출소였다면 범행일 특정에 오류가 없는지 공소장과 대조해 다투셔야 합니다.
이전 형이 벌금 500만원이었는데 누범이 되나요?
아닙니다. 제35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만 누범 전과로 봅니다. 벌금형 전과는 양형에서 불리하게 고려될 수는 있어도 법정형을 두 배로 늘리는 누범 가중의 근거는 되지 않습니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뒤 저지른 죄입니다. 누범인가요?
실효나 취소 없이 유예기간을 넘겼다면 제65조에 따라 선고 자체가 효력을 잃으므로 누범 전과로 잡히지 않습니다. 다만 유예기간 중의 범행으로 실형이 확정되어 유예가 실효된 경우에는 그 집행 종료일부터 누범 기간이 시작됩니다.
누범이면 집행유예는 아예 불가능한가요?
그렇습니다. 제62조 제1항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 확정 후 집행 종료·면제 뒤 3년까지의 범행에 집행유예를 허용하지 않으며, 누범 기간은 이 안에 들어갑니다. 형이 선고되면 실형이므로 제56조의 순서에 따른 감경 사유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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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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