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확정된 뒤 수감 생활을 시작했는데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거나 집에 돌볼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는 일이 생깁니다. 형사소송법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집행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길을 두 조문에 나누어 적어 두었습니다. 하나는 반드시 멈추어야 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멈출 수 있는 경우입니다. 사유의 목록과 허가의 절차, 그리고 멈춘 기간이 형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멈추어야 하는 경우와 멈출 수 있는 경우
두 조문의 어미가 다릅니다.
제470조 제1항은 징역, 금고 또는 구류의 선고를 받은 사람이 심신의 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는 때에 그 장애가 회복될 때까지 형의 집행을 정지한다고 적었습니다. 정지할 수 있다가 아니라 정지한다는 문장입니다.
반면 제471조 제1항은 일곱 가지 사유를 열거하고 그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에는 판단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신청서를 쓰실 때 어느 조문을 근거로 삼는지가 달라집니다.
형집행정지
확정된 형의 집행을 일정한 사유가 있는 동안 멈추어 두는 처분입니다. 형이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것이 아니며, 사유가 사라지면 남은 형의 집행이 다시 이어집니다.
일곱 가지 사유는 무엇인가
제471조 제1항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호 | 사유 |
|---|---|
| 제1호 | 형의 집행으로 인하여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
| 제2호 | 연령 70세 이상인 때 |
| 제3호 | 잉태 후 6월 이상인 때 |
| 제4호 | 출산 후 60일을 경과하지 아니한 때 |
| 제5호 | 직계존속이 연령 70세 이상 또는 중병이나 장애인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 |
| 제6호 | 직계비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 |
| 제7호 |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
제5호와 제6호를 눈여겨보십시오. 본인의 사정이 아니라 가족의 사정을 근거로 삼는 조항입니다.
다만 두 호 모두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을 것을 요구합니다. 형제자매나 배우자가 돌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족관계를 보여 주는 서류와 함께 다른 친족이 실제로 돌볼 수 없는 사정을 적어야 합니다.
누구의 허가를 받아야 하나
지휘의 주체는 검사입니다.
제471조 제1항은 형을 선고한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의 검사 또는 형의 선고를 받은 사람의 현재지를 관할하는 검찰청의 검사가 지휘하도록 정합니다. 두 곳 가운데 어느 쪽이든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제2항은 한 단계를 더 둡니다. 검사가 그 지휘를 하려면 소속 고등검찰청검사장 또는 지방검찰청검사장의 허가를 얻어야 합니다.
제1호를 근거로 하는 사안에는 별도의 기구가 있습니다. 제471조의2는 건강과 생명을 이유로 한 정지와 그 연장을 심의하기 위해 각 지방검찰청에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위원장 1명을 포함한 10명 이내로 구성하되 학계와 법조계, 의료계, 시민단체 인사 등을 위촉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건강을 이유로 한 신청은 의료 자료의 밀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확인할 것
· 어느 호를 근거로 삼을지, 두 개 이상 해당하는지
· 진단서와 진료 기록이 현재 상태를 보여 주는지
· 교정시설 안에서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한 소견이 있는지
· 가족 사유라면 다른 친족이 돌볼 수 없는 사정이 적혀 있는지
· 주거와 연락처, 정지 기간 중 머무를 장소가 정해져 있는지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의 처리
제470조는 정지 이후의 조치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제2항은 집행을 정지한 경우에 검사가 그 사람을 감호의무자 또는 지방공공단체에 인도하여 병원이나 그 밖의 적당한 장소에 수용하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지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제3항이 특히 중요합니다. 집행이 정지된 사람은 그 처분이 있을 때까지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구치하고, 그 기간을 형기에 산입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인도 처분을 기다리는 동안의 시간은 형기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정지가 이루어져 시설 밖에 있는 기간은 형기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정지가 끝나면 남은 날수가 그대로 다시 시작됩니다.
사형과 그 밖의 조문
사형은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제469조 제1항은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 심신의 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이거나 임신 중인 여자인 때에 법무부장관의 명령으로 집행을 정지하도록 하고, 제2항은 회복 또는 출산 후에 다시 법무부장관의 명령으로 집행하도록 했습니다. 검사의 지휘로 처리되는 자유형과는 결이 다릅니다.
소송비용은 제472조가 따로 맡습니다. 제487조에 규정된 신청기간 안과 그 신청이 있는 때에는 소송비용부담 재판의 집행이 그 신청에 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정지됩니다.
집행을 위해 부르는 절차는 제473조입니다. 구금되지 않은 사람을 검사가 소환하고, 응하지 않으면 형집행장을 발부해 구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거나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는 소환 없이 형집행장을 발부할 수 있습니다.
정지가 끝난 뒤
사유가 사라지면 집행이 다시 이어집니다.
형이 둘 이상인 경우의 순서는 제462조가 정합니다. 자격상실과 자격정지, 벌금, 과료, 몰수를 제외하고는 무거운 형을 먼저 집행하되, 검사가 소속 장관의 허가를 얻어 무거운 형의 집행을 정지하고 다른 형을 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지 기간에 정해진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주거를 옮기거나 연락이 끊기는 일이 가장 흔한 문제입니다.
한편 제470조와 제471조, 제471조의2에는 2026년 10월 2일 시행 예정인 개정 문언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검찰청이라는 기관 명칭이 각급 공소청과 지청으로 정비되는 내용이며, 사유의 목록과 허가 구조는 그대로입니다. 지금 신청하시는 사건에는 현행 조문이 적용됩니다.
신청서를 준비하실 때 함께 챙기실 것은 이 정도입니다.
- 근거로 삼을 호를 명시한 신청서와 사유별 소명 자료
- 진단서, 진료 기록, 검사 결과지처럼 현재 상태를 보여 주는 서류
-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등 돌볼 친족의 유무를 보여 주는 서류
- 정지 기간 중 머무를 장소와 치료를 받을 기관의 확인 자료
- 연락이 닿을 번호와 주거를 적은 서면
신청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간이 정해져 나오면 연장을 다시 구해야 하므로 자료를 계속 보완하셔야 하고, 그 과정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
제470조는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를 이유로 집행을 반드시 멈추도록 하고, 제471조는 일곱 가지 사유를 두어 멈출 수 있도록 합니다.
일곱 가지 가운데 제1호는 건강과 생명, 제2호부터 제4호까지는 연령과 임신, 출산, 제5호와 제6호는 돌볼 사람이 없는 가족의 사정, 제7호는 그 밖의 중대한 사유입니다. 건강을 이유로 한 사안은 심의위원회를 거칩니다.
지휘는 검사가 하되 상급자의 허가가 필요하고, 사형은 법무부장관의 명령에 따릅니다. 정지된 기간은 형기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남은 날수는 그대로 남습니다. 근거로 삼을 호를 먼저 정하고 자료를 맞추십시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470조, 제471조, 제471조의2, 제469조, 제472조, 제473조, 제462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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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건강이 나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신청이 받아들여지나요?
제471조 제1항 제1호는 형의 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을 것을 요구합니다. 교정시설 안에서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한 소견이 함께 검토됩니다.
부모님을 돌볼 사람이 없습니다. 이것도 사유가 되나요?
제5호가 직계존속이 70세 이상이거나 중병 또는 장애가 있고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경우를 적고 있습니다. 다른 친족이 돌볼 수 없는 사정까지 소명하셔야 합니다.
정지된 기간도 형을 산 것으로 쳐 주나요?
시설 밖에 있는 기간은 형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다만 제470조 제3항은 인도 처분이 있을 때까지 구치된 기간을 형기에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청은 어느 검찰청에 하나요?
제471조 제1항은 형을 선고한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의 검사와 현재지를 관할하는 검찰청의 검사를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지휘에는 상급 검사장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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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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