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아직 조사만 몇 차례 받았을 뿐인데 제 실명이 가려진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조사에서 오간 이야기와 압수된 물건까지 그대로 적혀 있어 주변에서 바로 알아봤습니다. 이런 것도 문제 삼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수사 중인 내용이 외부로 알려진 경위와 그에 붙는 조문을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형법 제126조가 피의사실공표를 범죄로 정해 두고 있으며, 다툴 상대와 절차가 형사와 민사, 언론 쪽으로 각각 나뉩니다.
■ 조문은 누구를 겨냥하고 있습니까
제126조의 주체는 아주 좁습니다. 검찰, 경찰 그 밖에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 그리고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사람입니다. 사건과 무관한 공무원이나 기사를 쓴 기자는 이 조문의 주체가 아닙니다. 행위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피의사실을 공소제기 전에 공표한 것이고, 형의 상한은 징역 3년이며 자격정지가 선택형으로 함께 규정되어 있습니다. 2020년 12월 8일 개정으로 문장이 현재의 형태로 다듬어졌습니다. 공표라는 말은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알리는 것을 뜻하므로, 기자 한 사람에게 흘린 경우라도 그 경로를 통해 퍼질 것을 알았다면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 어느 시점까지가 공소제기 전입니까
기소가 이루어진 뒤에 알려진 내용은 이 조문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투실 때 가장 먼저 확정해야 할 것이 ① 기사가 나간 날짜와 시각 ② 공소장이 접수된 날짜입니다. 두 날짜의 선후가 사건의 성패를 가릅니다. 기사에 적힌 내용이 수사기관만 알 수 있는 사항인지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피해자나 참고인이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을 옮긴 것이라면 유출의 출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압수한 물건의 품목, 조사 회차, 진술의 세부처럼 바깥에서 알 수 없는 사항이 실려 있다면 그 부분을 따로 표시해 두십시오.
■ 왜 처벌까지 가는 사례를 보기 어렵습니까
현실적인 벽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출처의 특정입니다. 기사에 취재원이 드러나지 않으면 누가 말했는지를 밝히기 어렵고, 취재원을 밝히지 않는 관행도 함께 작용합니다. 다른 하나는 국민의 알 권리와의 충돌입니다.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공보 절차를 거쳐 내놓은 설명은 직무 수행의 일부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조문이 잠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소가 접수되면 유출 경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그 과정 자체가 본안 사건의 진행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 밟을 수 있는 절차는 어떤 것입니까
네 갈래로 나누어 보시면 됩니다. 첫째, 형사입니다. 제126조 위반을 이유로 고소하거나 진정을 내고, 사안에 따라 공무상 비밀누설을 정한 제127조가 함께 검토됩니다. 둘째, 감찰입니다. 소속 기관의 감찰 부서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수 있습니다. 셋째, 언론 쪽입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나 반론보도, 기사 삭제를 구하는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넷째, 금전 배상입니다. 국가배상법에 따른 청구가 별도로 가능하며, 형사절차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지금 무엇을 남겨 두면 됩니까
자료는 사라지기 쉬우니 순서대로 확보하십시오. 첫째, 기사의 주소와 전체 화면을 날짜가 보이도록 저장하고 수정 전 원문도 함께 남깁니다. 둘째, 같은 내용을 옮긴 후속 기사와 게시글의 목록을 만듭니다. 셋째, 기사에 실린 문장 가운데 수사기관만 알 수 있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 대조표를 만듭니다. 넷째, 본인이 조사받은 날짜와 진술한 범위를 정리해 기사의 내용과 견주어 봅니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2항은 수사에 관계있는 사람에게 비밀 엄수 의무를 지우고 있으니 이 조항도 함께 지적하시면 됩니다. 본안 사건이 진행 중이라면 대응의 수위와 시기를 변호사와 먼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126조, 제127조 · 형사소송법 제19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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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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