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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19일조회 0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으면 죄가 아닌가

조사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형법에는 그런 사정을 받아 주는 조문이 있습니다. 다만 그 문은 생각보다 좁고, 무엇을 보여 주어야 열리는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는 느낌만으로는 부족하고, 왜 그 방법이었는지와 다른 길이 있었는지까지 설명이 이어져야 합니다. 조문이 열거한 세 갈래와 실무가 쓰는 판단 요소를 정리했습니다.

한 줄에 담긴 세 갈래

제20조는 문장이 하나입니다.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그 밖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세 갈래가 나란히 놓여 있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앞의 둘은 근거가 밖에 있습니다. 법령이나 업무의 내용을 가리키면 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근거가 밖에 없습니다. 개별 조문에 적혀 있지 않은 상황을 받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서, 판단의 몫이 고스란히 남습니다. 그래서 실무의 다툼은 대부분 여기에 몰립니다.

넓어 보이지만 그만큼 문턱이 높습니다.

정당행위
구성요건에는 해당하지만 위법하다고 평가하지 않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행위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과는 다릅니다. 그 행위를 했다는 점은 전제로 두고, 그럼에도 법이 금지한 범위 밖에 있다고 다투는 구조입니다.

법령과 업무를 근거로 드는 경우

첫 번째 갈래는 근거 조문을 짚을 수 있을 때 성립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12조는 현행범인을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했고, 이에 따른 제압은 법령에 의한 행위로 평가됩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과거에 자녀 징계의 근거로 언급되던 민법 제915조는 삭제되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체벌을 법령에 의한 행위라고 설명하는 방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갈래는 업무의 내용 자체가 근거가 되는 경우입니다. 의료인의 침습적 처치, 규칙을 지킨 운동경기의 신체 접촉, 취재나 감정처럼 직업상 예정된 행위가 여기 듭니다.

다만 업무라는 이름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업무에서 통상 예정된 범위를 넘어서면 보호가 끊깁니다. 자격과 절차, 상대방의 동의가 함께 검토되는 이유입니다.

사회상규는 무엇으로 재나

조문에는 기준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툼이 길어집니다. 대신 실무가 다섯 가지 축으로 나누어 살핍니다.

  1. 동기와 목적이 정당했는지
  2. 선택한 수단과 방법이 상당했는지
  3. 지키려던 이익과 침해된 이익 사이에 균형이 있었는지
  4. 그 상황이 급박해 미룰 수 없었는지
  5. 다른 방법이 남아 있지 않았는지

다섯 가운데 실무에서 결론을 끌고 가는 것은 뒤의 셋입니다. 동기가 딱하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되지만, 균형과 보충성에서 막히는 사안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가 결정적입니다. 경찰에 알릴 수 있었는데 직접 나섰다면, 내용증명을 보낼 수 있었는데 찾아갔다면 그 지점에서 평가가 뒤집힙니다.

조문전제되는 상황효과
제20조법령·업무에 근거가 있거나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경우벌하지 아니합니다.
제21조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법익을 방위한 경우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아니하고, 초과하면 감경이나 면제가 가능합니다.
제22조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경우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아니합니다.
제23조법정 절차로는 청구권을 보전할 수 없는 경우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아니합니다.
제24조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으로 법익을 훼손한 경우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벌하지 아니합니다.

옆에 있는 조문들과 어디가 다른가

네 조문은 각자 전제가 뚜렷합니다. 제21조는 침해가 현재 진행 중일 것을 요구하고, 제22조는 위난을 피하는 구조이며, 제23조는 법정 절차로는 청구권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을 전제합니다. 제24조는 승낙이 출발점입니다.

제20조는 이 전제들에 들어맞지 않을 때 남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제21조부터 제24조까지에 해당하는지 보고, 어느 것에도 닿지 않을 때 제20조를 검토합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주장이 약해집니다. 처음부터 사회상규만 앞세우면 더 구체적인 조문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조문 선택이 곧 전략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걸리는 장면

상담에서 반복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 받을 돈이 있어 상대의 사업장을 찾아가 항의한 경우입니다. 채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제23조가 요구하는 절차의 불가능성이 별도로 검토됩니다.
  • 소란을 피우는 사람을 붙잡아 둔 경우입니다. 제압의 강도와 시간, 경찰 신고 여부가 함께 평가됩니다.
  • 증거를 남기려고 상대의 물건이나 공간에 손을 댄 경우입니다. 목적이 정당해도 수단에서 막히는 대표적인 국면입니다.
  • 가족이나 지인을 말리는 과정에서 물리력이 사용된 경우입니다. 관계가 가깝다는 사정이 면책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네 유형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동기는 설명되는데 수단과 보충성에서 걸린다는 점입니다.

주장하려면 무엇을 준비하나

이 주장은 사실을 부인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행위를 인정한 뒤 평가를 다투는 구조이므로, 자료의 성격도 달라집니다.

필요한 것은 그 순간의 상황을 복원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시간대별 통화 내역과 위치 기록, 현장의 영상, 그 전에 어떤 방법을 시도했는지 보여 주는 문자와 신고 이력이 여기 듭니다. 특히 먼저 정상적인 방법을 시도했다가 막힌 기록이 남아 있으면 보충성 판단에서 힘이 됩니다.

진술의 순서도 중요합니다. 행위를 넓게 인정해 두고 뒤늦게 사정을 붙이면 평가가 이미 굳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 방향을 정하셔야 합니다. 어떤 조문으로 갈지, 어느 자료를 먼저 낼지를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리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주의
정당행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그 사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양형에서 참작되는 자료로 남습니다. 다만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하지 않고 하나의 논리만 밀고 나가면 피해 회복이나 합의 시기를 놓치게 되므로, 두 갈래를 함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정리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업무로 인한 행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앞의 둘은 근거를 밖에서 가져오지만 세 번째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 번째 갈래는 다섯 가지 축으로 평가됩니다. 동기와 목적, 수단의 상당성, 이익의 균형, 긴급성, 보충성입니다. 실무에서 결론을 가르는 것은 뒤쪽입니다.

순서를 지키셔야 합니다. 제21조부터 제24조까지를 먼저 살피고, 어느 것에도 닿지 않을 때 제20조로 갑니다. 그리고 그 순간을 복원할 자료를 먼저 모아 두십시오.

참조 조문

형법 제20조, 제21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 형사소송법 제212조 · 민법 제915조(삭제)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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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맞아서 반격한 경우에도 이 조문을 드나요?

그 상황에는 제21조의 정당방위가 먼저 검토됩니다. 침해가 현재 진행 중이었는지와 방위 행위가 상당했는지가 쟁점이며, 제20조는 그 요건에 닿지 않을 때 남는 자리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훈육하다 생긴 일은 법령에 의한 행위인가요?

과거 근거로 언급되던 민법 제915조가 삭제되어 그런 설명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정에 따라 제20조의 세 번째 갈래에서 다투게 되지만 인정 범위는 넓지 않습니다.

받을 돈을 직접 받으러 간 것도 인정될 수 있나요?

제23조의 자구행위는 법정 절차로 청구권을 보전할 수 없는 경우를 전제합니다. 소송이나 지급명령 같은 방법이 남아 있었다면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시도한 절차의 기록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동의했다고 말하면 문제가 없어지나요?

제24조는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을 요구하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예외로 둡니다. 승낙의 시점과 범위, 처분 가능한 법익인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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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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