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되었다는 통지를 받고 나면 가장 먼저 막히는 곳이 자료입니다. 무엇을 근거로 기소되었는지 알아야 다툴 방향을 정할 수 있는데, 수사기록은 검사가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이 국면을 위해 별도의 조문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신청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고, 거부당했을 때 법원을 움직이는 길과 그 결정에 따르지 않았을 때의 효과까지 함께 적혀 있습니다.
기소된 뒤에 왜 이 절차가 필요한가
공소장에는 범죄사실과 적용법조만 적힙니다. 그 뒤에 어떤 진술과 자료가 쌓여 있는지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첫 공판기일 전에 기록을 확보하는 일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어떤 증인이 예정되어 있는지, 본인의 진술이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지를 모르는 상태로는 의견서를 쓸 수 없습니다.
제266조의3은 이 필요를 정면으로 받아 둔 조문입니다. 공소제기 후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와 물건을 대상으로 삼습니다.
출발선이 같아야 다툴 수 있습니다.
증거개시
검사가 보관 중인 자료를 피고인 쪽이 미리 확인하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법정에서 처음 자료를 보고 즉석에서 대응하게 되는 상황을 줄이려는 취지이며, 열람과 등사, 서면의 교부가 모두 신청 대상에 들어갑니다.
무엇을 신청할 수 있나
제1항은 대상을 네 갈래로 쪼개 두었습니다. 첫째는 검사가 법정에 증거로 내겠다고 예정해 둔 서류입니다. 둘째는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사람의 인적 사항을 적은 서면과, 그가 법정에 서기 앞서 남겨 둔 진술 기록입니다. 셋째는 앞의 둘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를 가늠하게 해 주는 증명력 관련 자료이고, 넷째는 피고인 쪽이 내세운 법률상·사실상 주장에 걸리는 자료입니다.
네 번째 항목이 가장 넓습니다. 조문이 괄호로 관련 형사재판확정기록과 불기소처분기록까지 예로 들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넓다고 하여 저절로 열리지는 않습니다. 어떤 주장을 하고 있고 그 자료가 왜 그 주장과 이어지는지를 먼저 밝혀야 대상이 특정됩니다.
제1항에는 목록도 함께 들어 있고, 단서에 제약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으면 피고인 본인에게는 등사가 아닌 열람 쪽만 열립니다.
제6항은 범위를 넓혀 둡니다. 도면과 사진, 녹음테이프, 컴퓨터용 디스크처럼 문서가 아닌 특수매체도 포함되며, 다만 특수매체의 등사는 필요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됩니다.
| 항 | 내용 |
|---|---|
| 제1항 | 목록과 네 유형의 자료를 놓고 열람이나 등사, 서면 교부까지 구할 수 있습니다. |
| 제2항 | 국가안보나 증인보호, 증거인멸 염려 같은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내주지 않거나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
| 제3항 | 거부하거나 제한하는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
| 제4항 | 신청을 받은 때부터 48시간 안에 통지가 없으면 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
| 제5항 | 서류등의 목록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없습니다. |
| 제6항 | 특수매체도 포함되며 등사는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한합니다. |
거부당하면 어떻게 하나
제5항을 먼저 보십시오. 제2항의 거부 사유가 있더라도 목록만큼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 있는지조차 모르면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본체 자료가 막혔다면 순서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 검사에게 대상을 특정해 서면으로 신청합니다.
- 거부나 제한이 있으면 제3항에 따른 서면 통지를 받습니다.
- 신청한 때부터 48시간이 지나도록 통지가 없으면 제4항에 따라 법원으로 갑니다.
- 제266조의4 제1항에 따라 허용을 명해 달라고 신청합니다.
- 법원이 검사에게 의견 기회를 준 뒤 결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신청서의 특정도가 결과를 가릅니다. 수사기록 일체라고만 적으면 판단이 어려워지므로, 사건번호와 서류의 종류, 작성 시기, 필요한 이유를 나누어 적으셔야 합니다.
법원의 결정은 어떤 무게를 갖나
제266조의4 제2항은 법원이 허용을 명할 수 있다고 하면서 고려 요소를 열거합니다. 생길 폐해의 유형과 정도, 피고인의 방어와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한 필요성, 해당 서류의 중요성입니다. 시기와 방법을 지정하거나 조건을 붙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주목할 곳은 제5항입니다. 결정을 받고도 곧바로 따르지 않은 검사는 그 증인과 그 자료를 증거로 내겠다는 신청 자체가 막힙니다.
선언에 그치지 않는 규정입니다. 자료를 내주지 않은 채로는 그 자료를 법정에서 쓰지도 못하게 막아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정이 난 뒤의 이행 여부를 기일마다 확인할 실익이 있습니다.
기록에 남겨 두십시오.
검사가 거꾸로 요구해 오면
이 절차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제266조의11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공판기일이나 공판준비절차에서 현장부재, 심신상실, 심신미약 같은 주장을 한 때에 검사가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쪽에서 증거로 낼 서류, 부르려는 증인의 인적 사항을 적은 서면, 그 둘의 신빙성에 걸리는 자료, 그리고 문제 된 주장에 이어지는 자료가 대상이 됩니다.
맞물리는 장치도 있습니다. 제2항은 검사가 제266조의3 제1항의 신청을 거부한 때에는 이쪽에서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하되, 법원이 제266조의4 제1항의 신청을 기각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주장의 시점과 자료 제출의 순서를 미리 설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대목이므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행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른 열람 규정과는 어떻게 다른가
비슷해 보이는 조문이 두 개 더 있습니다. 대상과 상대방이 다릅니다.
- 제35조 제1항은 재판이 걸려 있는 동안 그 사건의 서류와 증거물을 법원에서 직접 보고 복사하는 길을 엽니다. 법정대리인이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도 위임장과 신분관계 증명 서류를 내면 같은 권리를 갖습니다.
- 제35조 제3항은 사건관계인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재판장이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제55조는 피고인이 공판조서의 열람이나 등사를 청구할 수 있게 하고, 그 청구에 응하지 않은 조서는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 제266조의3은 이들과 달리 검사가 보관 중인 자료를 겨냥합니다.
세 조문을 함께 써야 기록의 빈 곳이 줄어듭니다.
확인할 것
· 변호인 선임 여부에 따라 본인이 열람만 가능한지
· 목록을 먼저 받아 대상 서류를 특정했는지
· 신청 접수일과 48시간의 경과 시점을 적어 두었는지
· 거부 통지서에 적힌 사유가 제2항의 어느 항목인지
· 법원 결정 이후 검사의 이행 여부를 기일마다 확인했는지
정리
제266조의3은 기소된 뒤 검사가 보관 중인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한 조문입니다. 목록과 네 갈래의 자료가 대상이며, 변호인을 둔 피고인 본인에게는 등사를 뺀 열람 쪽만 열립니다.
거부에는 절차가 따라붙습니다.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48시간이 지나도록 통지가 없으면 법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목록 자체는 거부 대상이 아닙니다.
법원의 결정에는 이행을 강제하는 장치가 붙어 있습니다. 내주지 않은 자료는 법정에서 쓰지 못합니다. 신청서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쓰느냐가 결과를 좌우하므로 대상 특정부터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266조의4, 제266조의11, 제35조, 제55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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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는데도 신청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제266조의3 제1항 단서가 변호인을 둔 피고인에게는 등사를 빼고 열람 쪽만 열어 두었으므로, 선임 여부에 따라 신청의 주체가 달라집니다.
검사가 아무 답을 주지 않으면 계속 기다려야 하나요?
아닙니다. 제4항은 신청을 받은 때부터 48시간 안에 통지가 없으면 법원에 허용을 명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신청 접수일을 기록해 두십시오.
법원이 명령했는데도 검사가 내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제266조의4 제5항은 그런 경우 검사가 문제 된 증인과 자료를 증거로 내겠다고 신청하지 못하게 막아 둡니다. 이행 여부를 기일마다 확인하고 조서에 남겨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이나 녹음 파일도 복사해 올 수 있나요?
제6항이 특수매체를 포함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항은 특수매체의 등사를 필요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하고 있어 범위를 두고 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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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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