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이 확정되었는데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이 흐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벌금 고지서를 받지 못했거나, 형이 확정된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그대로 남아 있는 사안입니다. 형법에는 그렇게 남아 있는 형에 기한을 정해 둔 조문이 있습니다. 다만 그 기한은 모든 형에 붙어 있지 않고, 중간에 멈추거나 끊어지는 장치도 함께 마련되어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기다리면 끝나는 영역인지 조문 순서대로 짚었습니다.
집행되지 않은 형은 어떻게 되나
제77조가 출발점입니다. 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하여 시효가 완성되면 그 집행이 면제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주의할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조문은 집행이 면제된다고만 했지 형의 선고가 없었던 것으로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유죄판결 자체는 그대로 남고, 집행할 수 있는 상태만 사라집니다.
그리고 괄호가 붙어 있습니다. 사형은 제외한다는 문구입니다. 이 괄호가 뒤에서 다룰 큰 변화와 이어집니다.
기한이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형의 시효
확정된 형을 국가가 집행하지 않은 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집행권을 잃게 하는 제도입니다. 재판이 열리기 전 단계에서 기소 자체를 막는 장치와는 적용 시점도 근거 법률도 다릅니다.
기소를 막는 기간과 무엇이 다른가
두 제도는 이름이 비슷해 자주 뒤섞입니다. 나누는 기준은 판결의 확정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가 정한 기간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 기간이 지나면 검사가 기소할 수 없고, 그럼에도 기소되었다면 법원은 면소로 사건을 닫습니다.
형법 제77조 이하는 그보다 뒤쪽 단계입니다. 이미 재판이 끝나 형이 확정된 상태에서 그 형을 집행하지 못한 기간을 셉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에서 두 제도가 함께 문제 되는 일은 없습니다. 하나가 끝나야 다른 하나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기억해 두시면 혼동이 줄어듭니다.
| 선고된 형 | 제78조가 정한 기간 |
|---|---|
| 사형 | 해당 호가 삭제되어 시효 규정이 없습니다. |
| 무기의 징역 또는 금고 | 20년 |
|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 | 15년 |
|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 10년 |
| 3년 미만의 징역이나 금고, 5년 이상의 자격정지 | 7년 |
| 5년 미만의 자격정지, 벌금, 몰수 또는 추징 | 5년 |
| 구류 또는 과료 | 1년 |
사형에는 왜 기간이 없나
표의 첫 줄을 다시 보십시오. 사형 자리에 기간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제78조 제1호가 삭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사형에는 시효 기간이 존재하지 않고, 제77조도 괄호로 사형을 빼 두어 두 조문이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기다린다고 하여 집행할 수 없게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오래된 자료나 설명 가운데는 사형의 시효를 30년으로 적어 둔 것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현행 조문과 다르므로 그대로 믿으시면 안 됩니다. 인용하실 일이 있다면 조문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멈추는 경우
기간은 확정일부터 자동으로 흘러가기만 하지 않습니다. 제79조가 두 가지 정지 사유를 두고 있습니다.
- 제1항은 형의 집행이 유예되거나 정지된 기간, 가석방 기간, 그 밖에 집행할 수 없는 기간 동안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 제2항은 형이 확정된 뒤 집행을 받지 않은 사람이 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 동안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 제2항은 목적을 요구합니다. 유학이나 주재처럼 다른 이유로 나가 있던 기간까지 당연히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 다만 출국의 경위와 체류 기간, 귀국 시도의 유무가 자료로 검토되므로 설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출입국 기록이 실제 판단의 중심이 됩니다.
시간이 끊기는 경우
멈추는 것과 끊기는 것은 다릅니다. 멈춘 시간은 사유가 사라지면 이어서 흐르지만, 끊기면 그때까지 쌓인 기간이 사라집니다.
제80조는 중단 시점을 형의 종류에 따라 나누어 적었습니다. 징역과 금고, 구류는 수형자를 체포한 때이고, 벌금과 과료, 몰수, 추징은 강제처분을 개시한 때입니다.
두 번째 부분이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됩니다. 벌금이 오래 남아 있는 사안에서 재산에 대한 절차가 한 차례 시작되면 그 시점에 기간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여기셨더라도 기록에는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확인 없이 계산하시면 어긋납니다.
주의
기간이 지났으리라 짐작하고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선택은 위험합니다. 정지와 중단 사유가 하나만 확인되어도 계산이 달라지고, 그 사이의 회피 자체가 새로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집행 여부를 먼저 조회한 뒤에 대응 방향을 정하십시오.
시효가 완성되면 전과도 없어지나
아닙니다. 집행이 면제될 뿐 선고 사실은 남습니다.
기록을 정리하는 조문은 따로 있습니다. 제81조는 징역이나 금고의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사람이 피해자의 손해를 보상하고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않은 채 7년이 지난 때에, 본인이나 검사의 신청으로 그 재판의 실효를 선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제82조는 자격정지를 선고받은 사람이 같은 조건을 갖추고 정지기간의 2분의 1을 지난 때에 자격 회복을 선고할 수 있게 했습니다.
두 조문 모두 손해의 보상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시간만으로 정리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절차와 요건이 사안마다 다르므로, 신청을 준비하신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자료부터 갖추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제77조는 시효가 완성되면 집행이 면제된다고 정하면서 사형을 괄호로 빼 두었습니다. 제78조는 형의 종류에 따라 20년에서 1년까지 기간을 나누어 두었고, 사형에 해당하던 제1호는 삭제되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기간은 그냥 흐르지 않습니다. 제79조의 정지 사유가 있으면 흐름이 멈춥니다. 제80조의 중단 사유가 생기면 그때까지 쌓인 기간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완성되더라도 선고 사실은 남습니다. 기록을 정리하려면 제81조와 제82조의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하고, 두 조문 모두 피해 보상을 요건으로 두고 있습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77조, 제78조, 제79조, 제80조, 제81조, 제82조 · 형사소송법 제24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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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벌금이 오래전에 확정됐는데 아직 내지 않았습니다. 지났을까요?
벌금은 제78조 제6호에 따라 5년이지만, 재산에 대한 강제처분이 한 차례라도 시작되었다면 제80조에 따라 중단됩니다. 집행 기록을 먼저 확인하신 뒤 계산하셔야 합니다.
해외에 오래 있었으면 그 기간도 계산에 들어가나요?
제79조 제2항은 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 동안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목적이 요건이므로 출국 경위와 체류 사정이 함께 검토됩니다.
사형의 시효가 30년이라고 들었습니다. 맞나요?
현행 조문과 다릅니다. 제78조에서 사형에 해당하던 제1호가 삭제되었고 제77조도 사형을 제외한다고 적고 있어, 사형에는 시효 기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효가 완성되면 전과기록도 지워지나요?
집행이 면제되는 것과 기록이 정리되는 것은 다릅니다. 제81조의 형의 실효나 제82조의 복권은 별도의 요건과 신청을 요구하며, 피해자의 손해 보상이 앞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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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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