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에서 적발되었는데 어떤 사람은 벌금으로 끝나고 어떤 사람은 구속영장이 청구됩니다.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만 보면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형법은 판에 낀 사람과 판을 차려 준 사람을 다른 조문에 나누어 두었습니다. 두 조문은 요구하는 것이 다르고 형의 폭도 다릅니다. 어느 쪽으로 읽히느냐에 따라 사건의 무게가 달라지므로, 경계가 어디에 그어져 있는지를 조문 순서대로 짚었습니다.
같은 자리인데 조문이 갈리는 이유
형법 제246조는 도박을 한 사람을 다루고, 제247조는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사람을 다룹니다.
두 조문은 겹치지 않습니다. 개설한 사람이 직접 판에 끼지 않아도 제247조는 성립하고, 반대로 판에 끼기만 한 사람에게 개설의 책임이 자동으로 붙지도 않습니다. 조문이 겨냥하는 행위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247조에는 조건이 하나 더 붙어 있습니다. 영리의 목적입니다. 자리를 마련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자리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뜻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수사의 방향도 갈립니다.
일시오락은 어디까지 봐 주나
제246조 제1항에는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문장입니다. 명절에 가족끼리 소액을 걸고 노는 상황을 처벌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예외입니다.
문제는 기준이 조문에 숫자로 적혀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실무는 여러 사정을 함께 봅니다. 판돈의 규모와 참가자들의 경제적 형편, 모인 사람들의 관계, 놀이가 이어진 시간, 장소가 어떤 성격의 공간이었는지가 자료가 됩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결론이 갈립니다. 오랜 지인들이 식사 자리에서 한두 시간 어울린 것과, 처음 만난 사람들이 별도로 빌린 방에서 밤을 새운 것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확인할 것
· 판돈의 총액이 아니라 1회 판당 금액과 참가자별 손익
· 참가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였는지, 처음 만난 사이인지
· 자리가 얼마나 이어졌고 몇 차례 반복되었는지
· 장소를 빌리는 데 돈이 들었는지, 누가 냈는지
· 진행을 맡거나 수수료를 뗀 사람이 있었는지
상습이라는 말이 붙는 순간
제246조 제2항은 상습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를 따로 둡니다. 여기서 형의 폭이 크게 벌어집니다. 제1항은 벌금형만 정해 두었지만 제2항에는 징역이 들어옵니다.
상습성은 전과의 개수만으로 판정되지 않습니다.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습벽이 있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전과가 없어도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반복된 기록이 확인되면 제2항으로 갈 수 있고, 오래전 전과가 하나 있더라도 그 뒤 공백이 길면 달리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계좌 내역이 결정적인 자료가 되는 것도 이 대목입니다. 송금과 출금이 규칙적으로 반복된 흔적은 습벽을 보여 주는 자료로 읽힙니다.
기간과 횟수를 먼저 정리해 보셔야 합니다.
| 조문 | 행위 | 법정형 |
|---|---|---|
| 제246조 제1항 | 도박을 한 경우 (일시오락은 예외) | 벌금 1천만원 이하 |
| 제246조 제2항 | 상습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 | 징역 3년 이하 / 벌금 2천만원 이하 |
| 제247조 | 영리 목적으로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경우 | 징역 5년 이하 / 벌금 3천만원 이하 |
| 제248조 제1항 | 법령에 의하지 않은 복표를 발매한 경우 | 징역 5년 이하 / 벌금 3천만원 이하 |
| 제248조 제3항 | 그 복표를 취득한 경우 | 벌금 1천만원 이하 |
장소나 공간을 열었다는 것은
제247조의 문장에서 눈여겨볼 단어는 장소나 공간입니다. 2013년 개정으로 공간이 들어오면서 물리적인 방만을 뜻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실무에서 개설로 평가되는 모습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 자리를 마련하고 참가자를 모은 뒤 판의 진행을 관리한 경우
- 판돈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떼어 온 경우
- 사이트나 채팅방을 만들어 참가 경로와 정산 방법을 정해 둔 경우
- 충전과 환전을 맡아 자금의 흐름을 통제한 경우
- 단속에 대비한 망보기나 자리 이동까지 조직한 경우
이 가운데 수수료와 정산이 특히 무겁게 읽힙니다. 이익을 얻으려는 뜻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사안에서는 역할이 잘게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버 관리, 홍보, 계좌 제공, 상담 응대가 각각 다른 사람에게 맡겨져 있으면 각자의 몫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단순히 계좌만 빌려준 사람에게 개설의 책임이 그대로 붙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에서 무엇이 자료가 되나
휴대전화가 가장 먼저 열립니다.
대화방의 초대 기록, 정산표 사진, 참가자 명단이 역할을 가르는 근거가 됩니다. 계좌는 그다음입니다. 같은 금액이 여러 사람에게서 들어오고 일부가 한 사람에게 모이는 형태가 확인되면 정산의 중심에 있었다는 평가로 이어집니다.
이때 진술을 서둘러 맞추려다 오히려 개설 쪽으로 끌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리를 만든 적은 없지만 자기가 연락을 돌렸다고 인정하는 식입니다. 연락을 돌린 행위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므로, 사실을 넓게 인정하기 전에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역할의 경계를 정리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몰수와 추징도 별도로 검토됩니다. 제48조는 범죄행위로 취득한 물건과 그 대가를 몰수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판돈과 수수료가 여기에 걸립니다.
주의
일시오락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판돈이 적었다는 설명만으로 서지 않습니다. 반복 횟수와 참가자 관계가 함께 확인되어야 합니다. 특히 같은 구성원이 여러 날 모인 기록이 남아 있으면 단서의 적용이 어려워지므로, 날짜별 정리를 먼저 하셔야 합니다.
정리
제246조와 제247조는 자리를 함께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서로 다른 행위를 겨냥합니다. 앞쪽은 판에 낀 행위를, 뒤쪽은 영리를 목적으로 판을 차린 행위를 받습니다.
제246조 안에서도 제1항과 제2항 사이에 큰 층이 있습니다. 상습으로 평가되면 벌금만 정해진 자리에서 징역이 있는 자리로 옮겨 갑니다. 그 판단은 전과의 유무보다 반복의 모습에서 나옵니다.
제247조 쪽은 영리 목적이 관문입니다. 수수료와 정산의 흔적이 있는지가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적발 직후에는 역할부터 정확히 그려 두셔야 합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46조, 제247조, 제248조, 제48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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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명절에 가족끼리 화투를 쳤는데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처벌되나요?
제246조 제1항 단서의 일시오락에 해당하면 벌하지 않습니다. 판당 금액과 참가자들의 관계, 이어진 시간이 함께 검토되므로 그날의 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과가 없는데도 상습으로 볼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상습성은 전과의 개수가 아니라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습벽으로 판단하므로,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이어진 기록이 확인되면 제2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계좌만 빌려줬는데 개설한 사람으로 묶이나요?
자동으로 묶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계좌가 충전과 환전의 통로로 쓰였고 대가를 받았다면 영리 목적이 인정될 여지가 커지므로, 어떤 경위로 제공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판돈은 돌려받을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형법 제48조는 범죄행위로 취득한 물건과 그 대가를 몰수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판돈과 수수료가 여기에 걸리고, 현물이 남아 있지 않으면 추징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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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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