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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18일조회 0

직무를 저버린 공직자에게 묻는 책임

민원을 넣었는데 담당 공무원이 몇 달째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다며 고소를 검토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반대로 상급자의 지시와 규정 사이에서 손을 놓았다가 조사 대상이 되었다는 공직자 상담도 들어옵니다. 형법은 직권을 잘못 쓴 경우와 별도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를 따로 벌하는 조문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일이 늦어진 모든 국면이 여기에 닿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가 태만이고 어디부터가 형사 문제인지 정리했습니다.

조문이 적어 둔 두 갈래 행위

형법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를 벌합니다. 문장이 두 토막입니다.

앞쪽은 하라는 일을 못 하겠다고 거절한 경우입니다. 뒤쪽은 거절의 뜻을 밝히지도 않은 채 그냥 손을 놓아 버린 경우입니다. 실무에서 문제 되는 쪽은 대개 뒤쪽이고, 겉으로는 재직하며 출근하고 있으니 다툼이 복잡해집니다.

법정형에 자격정지가 선택형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신분에 직접 손을 대는 형이 예정되어 있다는 뜻이고, 유죄가 나면 직을 잃는 문제가 곧바로 따라옵니다.

직무유기
공무원이 자기에게 맡겨진 사무를 정당한 근거 없이 내버려 둔 상태를 벌하는 규정입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묻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그 일을 할 법령상 의무가 있었는지를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일을 늦게 처리하면 다 걸리나

여기서 오해가 가장 많습니다.

이 죄는 부작위를 벌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단순히 늦어진 것, 실수로 빠뜨린 것, 사무 처리가 서툴러 결과가 부실한 것은 징계의 영역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문이 겨냥하는 것은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내버려 둔 국면입니다.

그래서 조사에서 반복해 확인하는 것은 인식입니다. 처리 시한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 상급자나 민원인에게서 독촉을 받았는지, 다른 사건은 정상적으로 처리하면서 이 건만 남겨 두었는지가 자료가 됩니다.

결국 비교가 판단의 도구입니다. 같은 기간 같은 담당자가 처리한 다른 건의 기록이 결정적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당한 이유는 어떻게 인정되나

조문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이 단서가 실제 방어선입니다.

인정되는 쪽은 대체로 이런 모습입니다.

  • 법령이나 상급기관 지침이 처리를 보류하도록 정하고 있었던 경우
  • 다른 기관의 회신이나 감정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경우
  • 같은 시각에 더 급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경우
  • 인력이나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물리적으로 수행이 불가능했던 경우
  • 처리 권한이 본인에게 없어 다른 부서로 넘겨야 했던 경우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권한 자체가 없었다면 유기할 직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무분장표와 위임전결 규정이 이 단계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조문겨냥하는 국면과 법정형
제122조해야 할 사무를 내버려 둔 경우로, 징역이나 금고 1년 이하 또는 자격정지 3년 이하입니다.
제123조권한을 잘못 써서 결과를 만든 경우로, 징역 5년 이하, 자격정지 10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입니다.
제127조직무상 비밀을 흘린 경우로, 징역이나 금고 2년 이하 또는 자격정지 5년 이하입니다.
제151조 제1항벌금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을 숨겨 준 경우로,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500만원 이하입니다.
제155조 제1항남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의 증거를 없앤 경우로,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700만원 이하입니다.

직권남용과는 무엇이 다른가

두 조문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제123조는 권한을 휘두른 쪽이고, 제122조는 권한을 쓰지 않은 쪽입니다.

요건의 짜임도 다릅니다.

제123조는 남용의 결과로 상대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막았을 것을 요구하지만, 제122조에는 그런 결과 요건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민원인이 실제로 손해를 보았는지가 성립의 문턱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결과가 크면 양형에 반영됩니다.

한 사건에서 두 조문이 나란히 문제 되기도 합니다. 일부 업무는 방치하면서 다른 업무에는 권한을 무리하게 행사한 경우입니다.

언제까지 물을 수 있나

기간 계산이 까다로운 죄입니다.

제122조의 법정형은 장기 5년 미만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공소시효는 5년입니다. 문제는 기산점입니다.

제252조 제1항은 시효가 범죄행위가 끝난 때부터 진행한다고 정합니다. 직무를 내버려 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면 그 상태가 끝난 시점이 기준이 되므로, 몇 년 전 일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지나간 것이 되지 않습니다. 전보나 퇴직으로 그 직무에서 벗어난 날, 후임이 사무를 인계받아 처리한 날이 실무에서 거론되는 시점입니다.

그러므로 오래된 일이라는 설명만 앞세우시면 곤란합니다.

주의
이 유형의 조사는 결재 기록과 전자문서 시스템의 접속 이력에서 시작됩니다. 뒤늦게 서류를 작성해 날짜를 맞추어 두면 그 행위가 허위공문서작성의 문제로 번집니다. 미처리 상태를 그대로 두고 경위를 설명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른 죄가 함께 붙는 국면

직무를 내버려 둔 배경에 다른 목적이 있었다면 조문이 늘어납니다.

단속 대상을 봐주려고 처리를 미룬 사안이라면 범인은닉이나 증거인멸이 함께 검토되고, 금품이 오갔다면 뇌물 관련 조문이 붙습니다. 처리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면 문서에 관한 죄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징계 절차는 형사와 별도로 굴러갑니다.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성실 의무와 복종 의무가 정해져 있고, 형사 처분이 없어도 징계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무혐의가 나와도 징계가 유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절차에서 하는 진술이 서로 어긋나면 양쪽에서 불리해집니다. 순서와 내용을 미리 맞추어 두셔야 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정리할 자료는 정해져 있습니다.

  1. 본인의 사무분장표와 위임전결 규정, 인사발령 내역
  2. 해당 사건의 접수일과 처리 기한을 정한 법령이나 지침
  3. 같은 기간 처리한 다른 사건의 목록과 소요 일수
  4. 상급자의 지시나 보류 요청이 담긴 문서, 메신저 기록
  5. 인력과 예산 부족을 보여 주는 내부 보고 자료

순서가 중요합니다. 의무의 존재와 범위를 먼저 확정한 뒤에 정당한 이유를 붙여야 설명이 일관됩니다. 거꾸로 사정부터 늘어놓으면 의무를 인정한 것처럼 읽힙니다.

고소를 준비하시는 민원인 쪽이라면 처리 지연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리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내버려 둔 경우를 받습니다.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요건으로 삼지 않는 대신, 의무의 존재와 의식적인 방임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지연이나 착오는 징계의 영역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초에 권한이 없었다면 유기할 직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첫 관문은 늘 의무의 범위입니다.

공소시효는 5년이지만 방치 상태가 끝난 때부터 계산됩니다. 사무분장과 처리 기한 자료를 먼저 확보하신 뒤 대응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122조, 제123조, 제127조, 제151조, 제155조 ·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52조

관련 안내: 부산 형사변호사 · 형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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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처리가 늦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고소할 수 있나요?

지연 자체는 대체로 징계에서 다루어지고 형사 조문은 의식적인 방임을 겨냥합니다. 독촉한 기록과 같은 기간 다른 사건이 정상 처리된 자료가 있어야 실질적인 검토가 가능합니다.

상급자가 보류하라고 해서 멈춘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지시의 내용과 근거에 따라 정당한 이유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위법한 지시였다면 면책되기 어려우므로 지시가 문서나 메신저로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민원인에게 손해가 없었는데도 성립하나요?

이 조문은 결과 발생을 요건으로 적어 두지 않았습니다. 손해가 없었다는 사정은 성립이 아니라 양형에서 고려되는 요소로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몇 년 지난 일도 문제가 되나요?

공소시효는 5년이지만 방치된 상태가 끝난 때부터 진행합니다. 전보나 퇴직, 후임의 처리 시점이 기준으로 거론되므로 단순히 오래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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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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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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