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원룸에 월세로 살고 있는데 제가 출근한 사이 집주인이 열쇠로 들어와 옷장과 책상 서랍까지 열어 본 것 같습니다. 물어보니 월세가 밀려서 확인한 것뿐이라고 합니다. 없어진 물건은 없는데 이것도 죄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남이 살고 있는 공간을 뒤진 행위가 어느 조문에 걸리는지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형법이 수색 행위를 따로 벌하고 있어, 소유자라 하더라도 세입자가 쓰는 방을 뒤졌다면 죄가 됩니다. 들어간 행위와 뒤진 행위가 각각 따로 평가된다는 점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 형법은 뒤지는 행위 자체를 벌합니다
형법 제321조는 사람의 신체와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자동차, 선박이나 항공기, 그리고 점유하는 방실을 수색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이 조문에서 눈여겨보실 대목은 법정형입니다. 다른 재산범죄와 달리 벌금이 선택지에 없고 징역만 3년 이하로 정해져 있습니다. 제322조는 이 장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두었으므로 뒤지다가 중단한 경우도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수색이란 무엇을 찾으려고 뒤지는 행위를 뜻하고, 실제로 찾아냈는지 또는 가져갔는지는 성립과 별개입니다.
■ 열쇠를 가진 집주인이어도 같습니다
조문이 적어 둔 표현은 소유하는 방실이 아니라 점유하는 방실입니다. 임대차가 살아 있는 동안 그 공간을 점유하는 사람은 세입자이므로, 등기부상 소유자라는 지위가 뒤질 권한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계약서에 집주인이 점검을 위해 출입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조항은 수리나 안전 점검처럼 목적이 정해진 출입을 예정한 것이지, 옷장과 서랍을 열어 보는 것까지 허락한 내용으로 읽히기 어렵습니다. 월세가 밀렸다는 사정도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밀린 차임은 민사 절차로 받아 내야 하는 문제입니다.
■ 들어간 행위와 뒤진 행위는 따로 셉니다
두 행위는 조문이 다릅니다. ① 동의 없이 들어간 부분은 제319조 제1항이 받고,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버틴 부분은 같은 조 제2항이 받습니다. ② 여럿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들어갔다면 제320조가 더 무겁게 받습니다. ③ 그 안에서 뒤진 부분이 제321조입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서랍을 열어 보았다면 주거침입과 수색이 함께 문제 됩니다. 고소장을 쓰실 때 두 행위를 시간 순서대로 나누어 적으셔야 수사에서 빠지는 부분이 생기지 않습니다.
■ 물건이나 편지에 손을 댔다면
뒤지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면 조문이 더 붙습니다. ① 물건을 가져갔다면 제329조의 절도가, ② 부수거나 못 쓰게 만들었다면 제366조의 손괴가 검토됩니다. ③ 봉투에 담겨 봉해진 편지나 서류를 뜯어보았다면 제316조 제1항이, 기술적 수단으로 그 내용을 알아낸 경우라면 같은 조 제2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서랍만 열어 보고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더라도 수색은 그대로 남습니다. 손해가 없으니 문제없다는 설명이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대응합니까
먼저 기록을 확보하십시오. ① 도어록의 출입 이력과 시각 ② 건물 현관과 복도 폐쇄회로 화면 ③ 들어오기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실내 사진 ④ 집주인과 주고받은 문자나 통화 녹음 ⑤ 물건이 사라졌다면 그 목록입니다. 폐쇄회로 영상은 보관 기간이 짧게는 일주일 안팎이니 관리사무소에 보존을 먼저 요청하셔야 합니다. 형사 절차는 주소지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내는 것으로 시작하고,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민법 제750조와 제751조를 근거로 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잠금장치 교체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함께 정리해 두시고, 사실관계가 복잡하다면 고소장 작성 전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21조, 제322조, 제319조, 제320조, 제316조, 제329조, 제366조 · 민법 제750조, 제75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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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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