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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18일조회 0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키면 어떻게 되나

해외 법인에 돈을 보냈다가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문의가 꾸준합니다. 정상적인 투자였다고 설명하시지만, 수사기관이 보는 것은 돈이 나간 경로와 그 돈을 국내로 되돌릴 의무가 있었는지입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는 행위를 따로 무겁게 받고 있고, 도피액의 크기에 따라 형의 하한이 계단처럼 올라갑니다. 어떤 행위가 도피로 평가되고 금액이 결과를 어떻게 바꾸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조문은 두 갈래 행위를 적어 두었다

제4조 제1항은 법령을 위반하여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거나, 국내로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하여 도피시킨 경우를 벌합니다.

문장을 가운데에서 끊어 읽으면 두 갈래가 보입니다.

앞쪽은 국내에 있던 재산을 밖으로 내보낸 국면입니다. 뒤쪽은 반대로 들어와야 할 돈이 아예 들어오지 않은 국면입니다. 수출 대금을 현지에 남겨 두거나 해외 계열사 명의로 돌려놓은 사안이 뒤쪽에 들어옵니다. 두 갈래 모두 재산이 국가의 관리 밖으로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재산국외도피
법령이 정한 절차를 어기고 국내 재산을 밖으로 옮기거나, 들여와야 할 재산을 밖에 남겨 숨기거나 처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재산이 오간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이동이 절차를 벗어났는지, 그리고 국가의 관리 아래로 되돌릴 의사가 있었는지가 판단의 축입니다.

법령을 위반하여라는 앞머리의 무게

이 다섯 글자가 조문의 문을 지킵니다. 절차를 지킨 송금은 아무리 액수가 커도 이 조문에 닿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문제 되는 것은 신고와 허가입니다. 외국환거래법이 정한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신고 내용과 실제 자금의 흐름이 다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무역 거래라면 대외무역법과 관세법이, 자본 거래라면 외국환거래법이 각각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어의 첫 축은 늘 같습니다.

어떤 법령의 어떤 절차를 어겼다는 것인지 특정되어야 하고, 그 절차 위반이 재산을 빼돌리려는 의사와 이어지는지가 다음 단계입니다. 신고를 빠뜨린 사실만으로 곧바로 도피가 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법령 위반으로 따로 처리되는 국면도 있습니다.

금액이 형의 하한을 끌어올린다

이 죄의 특징은 형의 상한이 아니라 하한이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도피액이 일정 선을 넘으면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폭 자체가 좁아집니다.

아래 표가 구간을 보여 줍니다.

구분법정형
기본 (제4조 제1항)징역 1년 이상, 또는 도피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입니다.
도피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징역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됩니다.
도피액 50억원 이상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으로 가중됩니다.
미수 (제4조 제3항)각 죄에 해당하는 형으로 처벌하므로 감경이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법인 등 (제4조 제4항)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법인이나 개인에게도 제1항의 벌금형을 과합니다.

구간을 나누는 기준이 이득액이 아니라 도피액이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돈을 벌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를 밖으로 내보냈는지가 기준입니다. 손해를 보고 되돌아온 자금이라도 나간 금액이 그대로 계산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다툼의 상당 부분이 금액 산정에 몰립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송금을 하나로 묶을 것인지, 정상적인 거래 대금을 어떻게 떼어 낼 것인지가 실제 쟁점입니다.

미수와 법인 처벌은 어떻게 붙나

제3항은 미수범을 각 죄에 해당하는 형으로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미수라는 이유로 형이 자동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송금을 시도하다 은행 단계에서 막힌 경우, 반출 직전에 적발된 경우가 여기에 들어옵니다.

제4항은 양벌규정입니다. 법인의 대표자나 대리인, 사용인이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 외에 법인이나 개인에게도 벌금형이 내려갑니다. 다만 위반을 막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면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어, 내부통제 자료가 실제 방어 수단이 됩니다.

주의
이 유형의 사건은 국내 계좌만으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현지 법인의 회계자료와 거래 상대방 조사가 뒤따릅니다. 자금이 돌아온 뒤에 서류를 맞추어 두면 그 정리 과정 자체가 새로운 정황이 됩니다. 계약서 일자를 소급해 작성하는 일은 피하십시오.

돈은 그대로 두는가

제10조 제1항은 제4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경우 범인이 도피시키거나 도피시키려고 한 재산을 몰수한다고 정합니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현지에 남아 있는 재산은 집행이 쉽지 않으므로 실제로는 추징이 주로 문제 됩니다. 벌금이 도피액의 배수로 정해지는 구조까지 겹치면 금전적 부담은 형기 이상으로 무거워집니다. 사건 초기에 자금의 흐름을 정확히 정리해 두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판결 뒤에 남는 제한

유죄가 확정되면 제14조가 작동합니다. 제4조 제2항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금융회사등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기관, 그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일정 기간 취업할 수 없습니다.

  • 징역형의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
  •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
  • 징역형의 선고유예기간

같은 기간 동안 대통령령이 정하는 관허업의 허가나 인가, 면허, 등록도 받을 수 없습니다.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예외입니다.

제한을 어기면 별도의 벌칙이 따르고, 법무부장관이 해임이나 허가 취소를 요구하면 그 기관은 따라야 합니다. 사업을 이어 가시려는 분에게는 형량보다 이쪽이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양형만 보고 대응 방향을 정하시면 곤란합니다.

정리

제4조는 법령을 어기고 재산을 국외로 옮기거나, 들여와야 할 재산을 밖에서 숨기거나 처분한 경우를 받습니다. 절차 위반이라는 앞머리가 성립의 문을 지키고, 도피액이 5억원과 50억원을 넘을 때마다 형의 하한이 올라갑니다.

미수도 각 죄의 형으로 처벌됩니다. 법인에게는 벌금이 따로 내려갑니다. 도피시킨 재산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가액을 추징합니다.

유죄가 확정된 뒤에는 취업과 관허업에 제한이 남습니다. 자금 흐름 자료를 먼저 정리하신 뒤 대응의 축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0조, 제1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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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신고를 빠뜨린 것만으로도 이 죄가 되나요?

절차 위반은 요건의 하나일 뿐이고, 재산을 국가의 관리 밖에 두려는 의사가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신고 누락 자체는 해당 법령 위반으로 따로 처리될 수 있으므로 두 축을 나누어 다투어야 합니다.

돈이 나중에 국내로 돌아왔는데도 처벌되나요?

회수 여부는 성립을 좌우하는 요건이 아니라 양형에서 고려되는 사정입니다. 다만 자진해서 되돌린 시점과 경위가 분명하다면 의미 있는 자료가 되므로 송금 내역과 이사회 결의를 함께 정리해 두십시오.

도피액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밖으로 나간 금액을 기준으로 삼고 이익이 났는지는 보지 않습니다. 여러 차례의 송금 가운데 정상적인 거래 대금이 섞여 있다면 그 부분을 떼어 내는 작업이 실제 쟁점이 됩니다.

회사 직원이 한 일인데 법인도 처벌되나요?

양벌규정이 있어 법인에게도 벌금형이 내려갈 수 있습니다. 위반을 막기 위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면할 수 있으므로 내부통제 규정과 결재 기록이 방어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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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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