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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18일조회 0

짬짜미 입찰은 어디서부터 죄가 되나

관급 공사나 물품 입찰을 준비하다 보면 같은 업계 사람끼리 순번을 정하거나 투찰 금액을 맞추어 두는 일이 생깁니다. 제 살 깎아 먹기를 피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형법에는 경매와 입찰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상태 자체를 지키는 조문이 따로 있습니다. 발주처가 실제로 손해를 보았는지를 묻기 전에 성립이 갈리는 구조여서, 업계 관행이라는 설명이 방어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무엇이 공정을 해하는 행위인지 문언에서부터 풀어 보겠습니다.

조문이 지키려는 것은 낙찰가인가

형법 제315조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 방법으로 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한 자를 벌합니다. 문장이 짧아 놓치기 쉬운 부분이 뒤쪽에 있습니다. 이 조문이 지키는 것은 발주처의 재산이 아니라, 값이 제대로 정해지도록 여러 사람이 자유롭게 겨루는 절차의 온전함입니다.

그래서 조문에 손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예정가보다 싸게 낙찰되었다거나 발주처가 이득을 보았다는 사정을 들고 오셔도 성립 자체를 뒤집기는 어렵습니다. 값에 변화가 없었더라도 겨루는 모양새만 꾸며 낸 것이라면 문언은 그대로 채워집니다. 다툴 자리는 결과가 아니라 절차 쪽입니다.

입찰방해죄
가격이 경쟁을 거쳐 정해지도록 마련된 절차를 왜곡하는 행위를 벌하는 규정입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낸 입찰만이 아니라 사기업이 연 입찰, 법원이 진행하는 경매도 대상에 들어갑니다. 절차가 공개적으로 진행되었는지가 아니라 경쟁을 전제로 설계된 절차인지가 기준입니다.

합의만 하고 그만두었다면 어떻게 되나

여기가 상담에서 가장 자주 갈리는 지점입니다.

모임에서 순번 이야기가 나왔다가 흐지부지된 경우와, 그 합의대로 서류를 꾸며 투찰까지 마친 경우는 평가가 다릅니다. 조문이 공정을 해할 것을 요구하므로 합의가 절차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말만 오간 단계라면 공정이 흔들렸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실행의 문턱은 생각보다 낮습니다. 미리 정해 둔 대로 한쪽이 높은 금액을 써 넣어 겨루는 시늉만 했다면, 낙찰자가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그 회차의 경쟁은 이미 허물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확인할 것은 합의의 존재가 아니라 그 합의가 투찰에 반영되었는지입니다. 회의 메모와 실제 투찰가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 부분이 드러납니다.

현장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나

수사기관이 자료로 삼는 정황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 낙찰받을 업체를 미리 정하고 나머지가 높은 금액으로 들러리를 서는 경우
  • 회차마다 순번을 돌려 돌아가며 낙찰받기로 정해 둔 경우
  • 투찰하지 않는 대가로 금품이나 하도급 물량을 받기로 한 경우
  • 한 사람이 여러 법인의 명의를 빌려 형식만 여러 곳이 참여한 것처럼 만든 경우
  • 발주처 담당자에게서 예정가격 정보를 미리 건네받은 경우

마지막 유형은 성격이 다릅니다. 정보를 준 쪽과 받은 쪽이 함께 문제 되고, 여기에 금품이 오갔다면 뇌물 관련 조문까지 검토 대상에 들어옵니다.

견적을 맞춰 달라는 부탁에 서류만 내주었다는 경우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겨루는 사람 수를 채워 주는 역할 자체가 절차를 꾸미는 데 쓰였기 때문입니다.

조문받는 상황과 법정형
제315조경매나 입찰의 공정을 해한 경우로, 징역 2년 이하 또는 벌금 700만원 이하입니다.
제314조 제1항위계나 위력으로 업무 자체를 막은 경우로,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천500만원 이하입니다.
제137조위계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경우로,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입니다.
제225조공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로, 징역 10년 이하입니다.
제231조사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로,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입니다.

혼자 저질러도 이 죄가 되나

담합이라는 말 때문에 여럿이 짜야만 성립한다고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조문에는 그런 제한이 없습니다. 위계 또는 위력 기타 방법이라고만 적혀 있어 한 사람이 서류를 꾸며 자격을 갖춘 것처럼 보이게 한 경우, 실적 증명을 손본 경우, 다른 업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위협한 경우가 모두 들어옵니다. 여럿이 짠 사안은 제30조가 정한 공동정범으로 처리될 뿐입니다.

서류를 손댄 부분은 따로 남습니다.

실적 확인서나 재직 증명을 고쳐 냈다면 사문서에 관한 죄가, 관청이 발급한 서류를 손댔다면 공문서에 관한 죄가 더해집니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조문에 걸리는 국면이면 제40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이 기준이 됩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죄명의 개수보다 어느 조문이 형을 끌고 가는지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업무방해나 공무집행방해와는 어디서 갈리나

세 조문은 겨냥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제314조는 사람의 업무가 굴러가는 것을 지키고, 제137조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지키며, 제315조는 겨루는 절차 자체를 지킵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이 둘 이상에 걸리는 국면이 자주 나옵니다.

관급 입찰에서 담당 공무원을 속여 자격 심사를 통과한 사안이라면 입찰의 공정이 깨진 부분과 심사 업무가 왜곡된 부분이 함께 문제 됩니다. 사기업이 연 입찰이라면 제137조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법정형의 차이도 눈에 띕니다. 위의 표에서 보시듯 제315조 쪽이 오히려 가벼워, 절차를 흔든 행위보다 업무를 막은 행위를 더 무겁게 보고 있습니다. 죄명이 어느 쪽으로 정리되는지가 결과를 바꾸는 이유입니다.

주의
입찰 관련 사건은 견적서와 투찰 내역, 통화 기록이 발주처와 전자조달 시스템에 그대로 남습니다. 같은 인터넷 주소에서 여러 업체의 투찰이 이루어졌는지, 투찰가의 끝자리가 일정한 규칙을 따르는지가 먼저 확인됩니다. 기억에 의존해 다른 참여자와 말을 맞추려 하시면 그 통화 자체가 새로운 정황으로 쌓입니다.

형사 절차 밖에서 따라오는 것

형사 처분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공공 입찰이라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정당업자로 지정되어 일정 기간 입찰 참가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사업을 이어 가시는 분께는 벌금보다 이쪽이 더 큰 타격입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사가 별도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발주처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계약서에 담합이 드러나면 계약금액의 일정 비율을 물도록 정한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형사 사건에서 한 진술이 그대로 민사 자료가 되므로, 조사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술의 범위를 정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제315조는 위계나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경매나 입찰의 공정을 해한 경우를 받습니다. 발주처의 손해나 낙찰가의 변동은 요건이 아니고, 겨루는 절차가 형식만 남았는지가 판단의 축입니다.

합의에 그친 단계와 그 합의가 투찰에 반영된 단계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혼자서도 성립하며, 서류를 손댄 부분은 문서에 관한 죄로 따로 남습니다. 공공 입찰이라면 참가자격 제한과 과징금, 손해배상이 뒤따릅니다.

관행이었다는 설명이 통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15조, 제314조, 제137조, 제225조, 제231조, 제30조, 제4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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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실제로 낙찰가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조문은 값의 변동이나 발주처의 손해를 요건으로 적어 두지 않았습니다. 겨루는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값이 낮아진 사안에서도 성립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들러리로 서류만 내 준 경우도 같은가요?

참여 업체 수를 채워 주는 역할 자체가 절차를 꾸미는 데 쓰인 것이므로 가볍게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사정을 모르고 견적만 건넨 경우라면 고의를 다툴 여지가 있으니 연락이 오간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십시오.

사기업이 연 입찰도 해당되나요?

경쟁을 전제로 설계된 절차라면 발주 주체가 민간인지 공공인지를 가리지 않습니다. 다만 공무원의 직무가 개입되지 않으므로 공무집행방해 조문은 검토 대상에서 빠집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형사 사건이 같이 진행되나요?

두 절차는 근거 법률과 담당 기관이 달라 별개로 움직입니다. 한쪽에서 한 진술과 제출 자료가 다른 쪽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응 방향을 처음부터 맞추어 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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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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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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