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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17일조회 0

전자기록을 고치면 문서죄가 되나

회사 전산망의 숫자를 바꾸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종이에 손을 댄 적이 없으니 문서와 관련된 죄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형법은 화면 속 기록을 따로 받는 조문을 1995년에 마련해 두었습니다. 다만 그 조문은 종이 문서를 다루는 규정과 요건이 같지 않습니다. 무엇이 대상이 되고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하며 비슷한 다른 죄들과 어디에서 갈리는지를 문언에서부터 풀어 보겠습니다.

화면 속 기록을 받는 조문은 어디에 있나

형법 제232조의2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권리ㆍ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하거나 변작한 사람을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로 처벌합니다.

이 조문이 놓인 자리를 보면 성격이 드러납니다. 문서에 관한 죄를 모아 둔 장 안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종이 규정을 옮겨 놓은 것은 아닙니다. 사문서를 다루는 제231조가 행사할 목적을 요구하는 데 비해 이 조문은 목적을 다르게 적었고, 객체를 가리키는 말도 문서가 아니라 기록입니다.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사람이 바로 읽을 수 없고 전산장치를 거쳐야 내용을 알 수 있는 형태로 저장된 기록을 말합니다. 데이터베이스의 레코드, 회계 프로그램의 전표, 출입관리 서버의 로그가 여기에 듭니다. 반면 화면에 띄운 뒤 인쇄한 종이는 제237조의2가 문서로 보는 사본의 문제로 옮겨 갑니다.

타인의 기록이라는 요건이 왜 걸림돌인가

조문에 타인의라는 말이 붙어 있습니다. 자기 것을 고친 행위는 여기에 닿지 않습니다.

문제는 회사나 단체의 시스템입니다. 직원이 다루는 기록이라도 주체는 법인이므로 담당자에게는 남의 기록입니다. 계정을 받아 접속했다는 사정만으로 타인성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거꾸로 개인이 자기 컴퓨터에 만들어 둔 메모 파일은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권리ㆍ의무나 사실증명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함께 걸려 있습니다. 두 요건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이 조문은 비켜갑니다.

그래서 조사 초기에 확인할 첫 항목은 그 기록의 소유와 관리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입니다.

위작과 변작은 어떻게 갈리나

두 낱말은 나란히 적혀 있지만 겨냥하는 상황이 다릅니다. 위작은 없던 기록을 새로 만들어 내는 쪽이고, 변작은 이미 있는 기록을 뒤에 고치는 쪽입니다.

실무에서 다툼이 몰리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입력 권한을 가진 사람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넣은 경우입니다.

권한이 있으니 위작이 아니라는 주장과, 시스템이 예정하지 않은 내용을 넣었으니 위작이라는 주장이 맞섭니다. 이 지점은 종이 문서에서 명의를 속였는지 내용을 속였는지로 갈리던 구도와 결이 다릅니다. 전산기록은 명의라는 개념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문겨냥하는 상황과 법정형
제232조의2사인의 전자기록이 대상인 기본 조문이며, 징역은 5년 이하이고 벌금은 1천만원 이하입니다.
제227조의2공무원이나 공무소의 전자기록이 대상이면 징역 10년 이하로 올라갑니다.
제347조의2허위 정보나 부정한 명령으로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경우이며 형이 가장 무겁습니다.
제314조정보처리에 장애를 일으켜 업무가 막힌 경우를 받습니다.
제366조전자기록을 지우거나 못 쓰게 만든 경우로 손괴의 문제가 됩니다.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란 무엇인가

이 죄는 목적범입니다. 목적이 빠지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목적은 그 기록으로 처리될 사무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려는 의사입니다. 만들어 낸 기록을 진짜인 것처럼 쓰겠다는 의사와는 초점이 다릅니다. 시스템이 그 기록을 읽어 자동으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구조를 전제한 표현입니다.

그래서 단순한 오입력이나 시험용 입력은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고친 값이 곧바로 결재나 정산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면 목적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처리 흐름도가 방어 자료가 되는 이유입니다.

만든 다음 사용하면 무엇이 더해지나

제234조는 제231조부터 제233조까지의 죄로 만들어진 문서와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행사한 사람을 그 각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그 범위에 제232조의2가 들어가므로, 고친 기록을 내밀었다면 죄가 하나 더 붙습니다.

문서에 관한 죄의 미수를 벌하는 규정이 제235조이고, 이 조문도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결국 사건은 세 층으로 나뉩니다. 기록을 손댄 행위, 그것을 사용한 행위, 그로써 얻은 것이 무엇인지입니다.

재산이 오갔다면 어느 조문으로 가나

전산 조작으로 돈이나 이익이 넘어왔다면 사기 쪽 규정이 함께 검토됩니다.

제347조의2는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나 부정한 명령을 넣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ㆍ변경해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경우를 처벌합니다. 법정형이 징역 20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원 이하로 훨씬 무겁습니다.

업무가 막힌 경우에는 제314조가 나옵니다. 정보처리장치나 전자기록을 손괴하거나 부정한 명령을 넣어 정보처리에 장애를 일으킨 때가 여기입니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조문에 걸리면 제40조가 정한 상상적 경합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이 기준이 됩니다.

주의
전산기록은 접속 시각과 단말, 수정 이력이 로그로 남습니다. 지웠다고 생각한 흔적이 서버나 백업본에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억에 의존해 진술을 먼저 맞추려 하지 마십시오. 로그와 어긋난 진술은 그 자체로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어디를 다투게 되나

조사 통지를 받았다면 아래 항목부터 정리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 그 기록의 관리 주체가 누구이고 본인에게 어떤 권한이 있었는지
  • 권리ㆍ의무나 사실증명에 관한 기록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인지
  • 없던 항목을 만든 것인지, 있던 값을 고친 것인지
  • 입력한 값이 어떤 처리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시스템이었는지
  • 고친 기록을 외부에 제출하거나 제시한 사실이 있는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함께 적용되기도 합니다. 접근 권한 없이 남의 시스템에 들어간 경위가 문제 되는 경우입니다.

초기 진술 한 줄이 위작인지 변작인지의 판단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로그를 먼저 확보하신 뒤 변호사와 함께 대응의 방향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정리

제232조의2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권리ㆍ의무나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을 위작하거나 변작한 경우를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로 정합니다. 종이 문서와 달리 행사할 목적이 아니라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요건입니다.

공적 영역의 기록은 제227조의2가 더 무겁게 받고, 이익이 오갔다면 제347조의2가, 업무가 막혔다면 제314조가 함께 검토됩니다. 사용하면 제234조가 더해지고 미수도 처벌 범위입니다. 그러므로 대상 기록의 성격과 본인의 권한 범위부터 확정하셔야 합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32조의2, 제227조의2, 제231조, 제234조, 제235조, 제237조의2, 제314조, 제347조의2, 제366조, 제4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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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회사 계정으로 정당하게 접속해 입력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접속 권한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타인의 기록이라는 요건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시스템이 예정한 범위를 벗어난 내용을 넣었는지가 쟁점이 되므로, 업무 매뉴얼과 권한 설정 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잘못 입력한 것을 바로 고쳤는데 죄가 되나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요건이므로 단순한 오입력을 바로잡은 경우는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수정 시각과 그 사이에 후속 처리가 있었는지가 판단의 재료가 됩니다.

출력해서 제출한 종이만 문제 삼을 수는 없나요?

인쇄물은 사본의 문제로 다른 조문이 다루고, 저장된 기록 자체는 이 조문의 대상입니다. 두 행위가 따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제출한 서류와 원본 기록을 나누어 정리하십시오.

돈이 오가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이 죄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을 요건으로 삼지 않습니다. 이익이 오갔다면 제347조의2가 더해질 뿐이므로, 이익이 없었다는 점은 성립이 아니라 양형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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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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