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법원에 한 번 나오라는 통지를 받고 당황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선고를 받는 자리도 증인을 부르는 자리도 아닌데 왜 따로 여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심리에 들어가기 전 쟁점과 증거를 미리 추리는 절차를 두었고, 그 자리에서 정해진 것이 이후 재판의 틀이 됩니다. 어떤 사건이 여기에 부쳐지고 그날 무엇이 결정되며 빠뜨린 것이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어떤 사건이 이 절차에 부쳐지나
제266조의5는 재판장이 집중적인 심리를 위하여 사건을 공판준비절차에 부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부치는 주체가 재판장이라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진행 방식은 두 갈래입니다. 주장과 입증계획을 서면으로 준비하게 하는 방식, 그리고 기일을 열어 얼굴을 맞대는 방식입니다. 서면만으로 끝나는 사건도 적지 않습니다.
같은 조문은 검사와 피고인, 변호인에게 증거를 미리 수집하고 정리해 협력할 의무를 지웁니다. 다투는 자리가 아니라 다툴 자리를 고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 앞 단계로 제266조의2가 공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와 이 절차에 관한 의견을 적은 의견서를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일은 누가 잡고 누가 나가나
제266조의7은 법원이 검사와 피고인, 변호인의 의견을 듣고 기일을 지정하도록 합니다. 당사자 쪽에서 지정을 신청할 수도 있는데, 그 신청에 대한 결정에는 불복하지 못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출석 규율은 제266조의8에 있습니다. 이 기일에는 검사와 변호인이 출석하여야 하고,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선정합니다.
피고인은 다릅니다. 법원이 필요하다고 보아 소환할 수 있을 뿐이고, 소환이 없더라도 본인이 나가는 것은 가능합니다. 나간 피고인에게 재판장은 진술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기일은 공개가 원칙입니다. 다만 진행이 방해될 우려가 있으면 열지 않을 수 있고, 합의부원이 수명법관으로 진행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공판준비기일
유무죄를 가리는 심리가 아니라 무엇을 가릴지 정하는 기일입니다. 증인을 부를지, 어떤 서류를 증거로 삼을지, 조사 순서를 어떻게 할지가 여기서 정해져 조서에 남습니다.
그 자리에서 무엇이 결정되나
제266조의9는 법원이 이 절차에서 할 수 있는 행위를 열두 가지로 적어 두었습니다. 성격이 비슷한 것끼리 묶어 보면 윤곽이 잡힙니다.
공소사실과 적용법조를 명확히 하거나 그 추가ㆍ철회ㆍ변경을 허가하는 일이 한 묶음이고, 주장할 내용을 분명히 해 쟁점을 정리하는 일도 여기 붙습니다.
다른 묶음은 증거입니다. 증거신청을 하게 하고, 입증 취지를 분명히 하게 하며, 의견을 확인하고, 증거의 채부를 결정하며, 조사의 순서와 방법을 정합니다. 열람ㆍ등사 신청의 당부와 공판기일의 지정ㆍ변경도 조문에 들어 있습니다.
| 근거 | 그 조문이 정하는 것 |
|---|---|
| 제266조의2 | 공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내는 의견서 |
| 제266조의6 | 주장의 요지와 입증취지를 적은 서면의 제출과 그 명령 |
| 제266조의9 | 쟁점 정리와 증거 채부 등 법원이 할 수 있는 열두 가지 행위 |
| 제266조의10 | 종료 시 정리결과의 고지와 이의 확인, 조서 기재 |
| 제266조의12 | 절차를 끝내야 하는 세 가지 사유 |
| 제266조의13 | 기일에서 내지 못한 증거를 뒤에 낼 수 있는 두 경우 |
서류는 어디까지 미리 오가나
이 절차의 실익은 상대의 자료를 미리 본다는 데 있습니다.
제266조의3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검사에게 서류등의 목록과 인정 여부나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서류등을 열람하거나 등사하게 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게 합니다. 검사가 증거나 증인으로 신청할 것에 관한 서류, 그 증명력과 관련된 자료, 피고인 쪽 주장과 관련된 자료가 대상입니다.
거부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국가안보나 증인보호처럼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범위를 제한할 수 있지만, 목록만은 거부하지 못한다고 조문이 못 박았습니다. 신청을 받고 48시간 안에 거부 이유를 서면으로 알리지 않으면 법원에 결정을 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의 명령을 검사가 곧바로 따르지 않으면, 해당 증인과 그 서류를 증거로 신청하는 길이 막힙니다. 제266조의4가 정한 효과입니다. 반대로 피고인 쪽이 현장부재 같은 주장을 내놓으면 검사도 제266조의11로 같은 요구를 합니다.
주의
제266조의16은 열람하거나 등사한 서면을 그 사건이나 관련 소송의 준비 외의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건네거나 보여 주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받아 본 기록을 지인에게 전달하는 행위도 여기에 닿을 수 있습니다.
기일이 끝날 때 무엇이 남나
제266조의10은 절차를 종료할 때 법원이 쟁점과 증거에 관한 정리결과를 알려 주고 이의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합니다. 그 결과는 공판준비기일조서에 적힙니다.
형식적인 절차로 보이기 쉬우나, 조서에 적힌 정리결과가 이후 심리의 지도가 되므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지를 들을 때 빠진 쟁점이 없는지 그 자리에서 짚어야 합니다. 조서는 뒤집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못 낸 증거는 나중에 낼 수 있나
원칙은 막혀 있습니다. 제266조의13이 그 문을 좁혀 두었습니다. 기일에서 신청하지 못한 증거는 다음 두 경우에만 공판기일에 낼 수 있습니다.
- 그 신청으로 소송을 현저히 지연시키지 아니하는 때
- 중대한 과실 없이 기일에 제출하지 못하는 등 부득이한 사유를 소명한 때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는 길은 따로 열려 있으나, 그것은 법원의 판단이지 당사자의 권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진단서나 계좌 거래내역처럼 발급에 시간이 걸리는 자료는 통지를 받은 즉시 신청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절차는 언제 끝나고 다시 열 수 있나
제266조의12는 종결사유를 셋으로 듭니다. 쟁점과 증거의 정리가 끝난 때, 절차에 부친 뒤 3개월이 지난 때, 검사나 변호인 또는 소환받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입니다.
뒤의 두 경우에는 준비를 계속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끝내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제266조의15는 제1회 공판기일 뒤에도 사건을 다시 이 절차에 부칠 수 있게 합니다. 피고인이 나오기 어렵다면 제266조의17에 따라 중계장치나 인터넷 화상장치로 기일을 여는 길도 있습니다.
정리
공판준비절차는 재판장이 사건을 부쳐 서면으로 또는 기일을 열어 진행하며, 검사와 변호인이 출석한 그 자리에서 쟁점과 증거가 정리되고 조사의 순서까지 정해집니다.
열람ㆍ등사로 상대의 자료를 미리 볼 수 있고 목록은 거부의 대상이 아닙니다. 못 낸 증거는 지연이 없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소명될 때에만 뒤늦게 낼 수 있으므로, 통지를 받은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266조의2, 제266조의3, 제266조의4, 제266조의5, 제266조의6, 제266조의7, 제266조의8, 제266조의9, 제266조의10, 제266조의11, 제266조의12, 제266조의13, 제266조의15, 제266조의16, 제266조의17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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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이 꼭 나가야 하나요?
제266조의8은 검사와 변호인의 출석을 요구할 뿐이고 피고인은 법원이 소환한 때에 나갑니다. 소환이 없어도 출석할 수 있으므로, 정리 과정을 직접 듣고 싶다면 변호인과 상의하십시오.
검사가 수사기록을 보여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거부하거나 범위를 제한한 때에는 법원에 허용을 명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 후 48시간 안에 이유를 서면으로 알리지 않은 경우에도 같은 신청이 가능하며, 서류등의 목록은 애초에 거부 대상이 아닙니다.
준비기일에서 빠뜨린 증거는 재판에서 못 내나요?
소송을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거나 중대한 과실 없이 내지 못한 부득이한 사유를 소명하면 공판기일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명 책임이 신청하는 쪽에 있으므로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절차가 몇 달째 이어지는데 언제 끝나나요?
쟁점과 증거의 정리가 끝난 때 외에도, 절차에 부친 뒤 3개월이 지나면 종결 사유가 됩니다. 다만 준비를 계속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이어지므로 진행 상황을 변호인을 통해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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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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