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되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가족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릅니다. 다음 날 법원에서 심사가 열린다는데 준비할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이 절차는 하루 만에 결론이 나고, 그 결과가 이후 사건 전체의 조건을 정합니다. 구속된 상태로 조사를 받는 것과 집에서 다니며 받는 것은 방어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순서로 진행되고 무엇을 준비할 수 있는지, 결과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이 절차는 무엇을 정하는 자리인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만나 구속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영장실질심사라고도 부르며 1997년에 도입되었습니다. 유무죄를 가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정식 명칭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입니다. 판사가 서류만 보고 결정하지 않고 피의자를 직접 만나 묻는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말지는 서류만으로도 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피의자를 직접 부르도록 한 것은, 본인의 사정이 서류에는 잘 담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어떻게 쓰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여기서 다투는 것은 혐의가 아니라 구속의 필요성입니다. 혐의를 부인하는지 인정하는지와는 별개로, 수사와 재판을 불구속 상태로 받게 해도 되는지를 봅니다. 초점을 잘못 잡으면 준비한 자료가 힘을 잃습니다.
언제 열리고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
체포된 피의자에 대해서는 영장이 청구된 날의 다음 날까지 심문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시한이 법에 정해져 있어 미룰 수 없습니다. 그래서 준비할 시간이 하루 남짓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가 검토해 법원에 청구합니다(형사소송법 제201조).
- 법원이 심문기일을 정하고 피의자와 변호인, 검사에게 통지합니다.
- 판사가 범죄사실의 요지를 알려 주고 진술할 기회를 주며, 검사와 변호인이 의견을 냅니다(형사소송규칙 제96조의16).
- 심문이 끝나면 대체로 그날 안에 결정이 나옵니다.
통지를 받으면 기일과 법원, 시각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그 시각까지가 자료를 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심문 직전에 제출하는 서면도 판사가 읽습니다.
결과가 밤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어 가족은 그때까지 대기하게 됩니다. 심문에는 판사와 피의자, 변호인, 검사가 참여하고 가족이 방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합니다.
법원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
기준은 법에 적혀 있습니다. 범죄 혐의의 상당성을 전제로 주거가 일정한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지,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를 보고, 여기에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를 함께 고려합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그래서 준비는 이 항목들을 하나씩 지우는 방식이 됩니다.
| 법원이 보는 것 |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 |
|---|---|
| 주거가 일정한가 | 등기부, 임대차계약서, 전입세대확인서, 가족과 함께 사는 사실 |
| 도망할 염려가 있는가 | 재직증명서, 가족관계 서류, 신원보증서와 서약서 |
|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가 | 사건 관계인과 접촉하지 않았다는 사정, 자료를 그대로 보존한 사실 |
| 범죄가 중대하고 재범의 위험이 있는가 | 피해 회복의 경과, 건강 상태와 치료 기록, 전력에 관한 사정 |
혐의가 무겁다고 해서 언제나 구속되는 것은 아니고, 가볍다고 해서 반드시 풀려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죄명이라도 주거가 분명하고 가족과 함께 살며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력이나 수사에 응하지 않은 사정이 있으면 그 부분이 먼저 문제 됩니다.
말로 하는 다짐은 무게가 가볍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서류로 남기면 다르게 읽힙니다.
하루 안에 무엇을 준비할 수 있나
시간이 없다고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당일 발급이 가능한 서류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 주거를 보여 주는 자료: 등기부, 임대차계약서, 전입세대확인서
- 직업을 보여 주는 자료: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 가족관계 서류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정을 적은 진술서
- 건강 상태 자료: 진단서와 처방 기록
- 가족이나 직장 상사가 쓴 신원보증서와 서약서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사는 곳이 다르면 불리하게 읽힙니다. 사정이 있다면 그 이유를 적은 자료를 함께 내십시오. 신원보증서도 형식적인 문구보다 누가 어떻게 감독하겠다는지가 구체적으로 적힌 쪽이 낫고, 함께 거주하겠다는 약속이 그 예입니다.
연령과 건강은 중요한 참작 사유입니다. 구금 상태에서 치료를 계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병명만 적힌 서류가 아니라 치료 경과와 필요한 처치까지 담아 밝혀야 합니다. 외국인이라면 체류자격과 출국 이력이 도주 우려 판단에 영향을 주므로, 국내에 주거와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자료로 보여 주고 통역이 필요하면 미리 요청하십시오.
가족이 오늘 할 일
· 변호인을 선임하고 심문기일과 법원을 확인합니다
· 당일 발급이 되는 서류부터 떼어 전달합니다
· 신원보증서와 서약서를 직접 작성합니다
· 피해자에게는 연락하지 않습니다
피해 회복은 어떻게 보여 주나
합의가 끝나지 않았어도 보여 줄 것은 있습니다. 상대와 이야기가 오간 단계라면 진행 경과를 적은 서면이라도 내는 편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는 다르게 읽힙니다.
공탁도 하루 안에 접수할 수 있습니다. 형사사건의 피해자를 위한 공탁 제도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공탁법 제5조의2), 접수증만으로도 회복하려는 의사가 드러납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접어 둘 일이 아닙니다.
결과를 뒤집는 행동은 무엇인가
준비를 잘해 놓고 하루 사이의 행동으로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의
피해자나 같은 사건의 관련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마십시오. 사과의 뜻이었다는 설명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통화 한 번의 기록만으로 증거인멸의 염려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정리하거나 대화를 지우는 것도 같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본인이나 가족이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하려는 시도입니다. 같은 사건의 관련자와 연락한 이력이 남으면 말을 맞추려 했다는 판단이 굳어지고, 그 뒤에 무엇을 설명해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변호인을 통해 정리하십시오.
공범이 있는 사건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사건을 알게 된 뒤로는 연락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접촉하지 않았다는 점을 오히려 보여 주어야 합니다. 안부를 묻는 짧은 연락도 기록으로는 접촉으로 남습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정리한 흔적도 마찬가지입니다. 복구가 되는지와 무관하게 정리한 행위 자체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심문에서는 어떻게 답해야 하나
무죄를 길게 설명하려는 분이 많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실관계를 자세히 말하다 불리한 진술이 조서에 남고, 그 진술이 이후 수사에서 그대로 쓰입니다.
질문에는 짧고 정확하게 답하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그대로 말씀하십시오.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재범의 위험성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차분한 태도 자체가 자료가 됩니다.
변호인과 미리 맞춰 둘 것은 진술의 내용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무엇을 먼저 말하고 무엇을 자료로 대신할지를 정해 두면 짧은 시간에도 필요한 사정이 전달됩니다.
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나가지 않으면 법원은 서면만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자기 사정을 밝힐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셈입니다.
결과에 따라 다음은 어떻게 되나
기각되면 석방되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가 이어집니다.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연락이 닿는 상태를 유지하고 소환에 응해야 하며, 태도가 달라지면 영장이 새로 청구되기도 합니다.
발부되었다면 다음 단계를 준비합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체포·구속의 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기소된 뒤에는 보석을 청구하는 길이 있습니다(같은 법 제94조). 같은 자료를 다시 내는 것으로는 판단이 바뀌지 않으므로, 결정 이후에 새로 생긴 사정을 중심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결정문부터 확인하십시오. 어떤 사유가 인정되었는지가 적혀 있어 이후 대응의 방향을 잡는 기준이 됩니다.
수감되면 접견 시간이 제한되어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데만 몇 배의 시간이 듭니다. 서류를 주고받는 것도 쉽지 않아 바깥에서 대신 움직여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 차이가 준비의 질을 크게 갈라놓습니다.
정리
실질심사는 혐의가 아니라 구속의 필요성을 다투는 자리이고, 하루 안에 결론이 납니다. 주거와 직업, 신원보증, 피해 회복을 보여 주는 서류가 결과를 만듭니다.
반대로 결과를 가장 빠르게 망치는 것은 피해자나 공범에게 연락하는 일, 그리고 자료를 지우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준비할 시간이 하루뿐이라는 사실은 바꿀 수 없습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하루에 무엇을 모아 두느냐입니다.
연락을 받은 그날부터 움직이십시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70조, 제201조, 제201조의2, 제203조의2, 제214조의2, 제33조, 제94조 · 공탁법 제5조의2 · 형사소송규칙 제96조의16, 제96조의21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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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실질심사에서 무죄를 주장해야 하나요?
혐의를 다투는 자리가 아니라 구속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자리입니다. 주거와 직업, 증거인멸 우려의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준비할 시간이 하루밖에 없습니다.
재직증명서와 전입세대확인서 등은 당일 발급이 가능합니다. 형사공탁도 하루 만에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피해자에게 사과 연락을 해도 되나요?
피해야 합니다. 누가 했는지와 무관하게 접촉 시도로 읽혀 판단을 뒤집습니다. 반드시 변호인을 통하십시오.
심문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나요?
질문에 짧고 정확하게 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그대로 말하고 감정적인 대응은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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