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친구가 사업 대금을 받아야 하는데 자기 계좌가 문제 있다며 제 계좌로 받아 달라고 해서 500만 원을 받아 현금으로 뽑아 줬습니다. 몇 달 뒤 보이스피싱 공범이라고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정말 몰랐는데 어떻게 되나요?
본인 사안은 돈을 받아 건넬 당시에 무엇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말 몰랐다면 처벌되지 않지만, 몰랐다는 사실은 말이 아니라 친구와 주고받은 대화와 본인이 실제로 한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어서 그 자료를 지금 보전하는 일이 가장 급합니다.
■ 문제되는 죄를 먼저 나누어야 합니다
한 덩어리로 보면 대응이 어그러집니다. 이런 사안에서는 ① 사기의 공동정범 ② 사기방조 ③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④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 따로 검토되고, 요건이 각각 다릅니다. 특히 본인처럼 통장이나 카드를 건넨 것이 아니라 본인 계좌로 직접 받아 인출해 전달한 경우라면, 접근매체를 넘겼을 때 문제되는 전자금융거래법 조항에 곧바로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대신 무게가 실리는 것은 사기방조와 범죄수익은닉 쪽입니다. 어느 죄로 입건되었는지를 조사 전에 확인하십시오.
■ 전자금융거래법은 언제 걸립니까
여기서 오해가 가장 많습니다. 법은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빌려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① 대가를 주고받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하면서 빌려준 경우 ②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빌려준 경우를 금지합니다. 그러니 아무 대가 없이, 범죄에 쓰일 줄도 모르고 잠깐 빌려준 것까지 언제나 이 조항에 걸린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알면서 한 행위이지 알 수 있었는데 몰랐던 상태가 아닙니다. 다만 통장이나 카드 자체를 넘겨 준 경우라면 대가나 인식과 무관하게 양도로 평가될 수 있으니 구별해서 보셔야 합니다.
■ 몰랐다는 말이 통하려면
고의가 없으면 고의범으로 처벌하지 못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고의에 미필적 고의가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보이스피싱인 줄은 몰랐더라도 사기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해 준 것이라면 방조의 고의가 인정됩니다. 그래서 실무의 다툼은 알았느냐 몰랐느냐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는지로 옮겨 갑니다. 보이스피싱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정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참고로 방조로 인정되더라도 종범의 형은 정범보다 감경됩니다.
■ 정황이 갈리는 지점
불리하게 읽히는 정황은 ①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고액 입금 ② 받자마자 현금으로 뽑아 달라는 요구 ③ 서로 모르는 여러 사람의 입금 ④ 사례비나 수고비를 받은 사실 ⑤ 부탁한 사람이 잘 모르는 사이인 경우입니다. 반대로 유리하게 읽히는 정황도 분명합니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점,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었다는 점, 대가가 없었다는 점, 한 번으로 끝났다는 점, 알고 난 뒤 스스로 신고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친구가 무엇이라고 설명했는지를 담은 메시지와 통화 기록이 사건의 중심에 놓입니다. 원본 그대로 두시고 지우거나 편집하지 마십시오.
■ 첫 조사에서 갈리는 것
부탁을 받은 경위, 들은 설명, 본인이 한 행동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가시기 바랍니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입니다. 여기에 별생각 없이 그렇다고 답하면 그 한마디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남습니다. 당시에 실제로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그대로 말씀하시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으로 메우지 마십시오. 또 친구와 말을 맞추려는 시도는 증거인멸로 평가될 수 있으니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 계좌 지급정지와 민사 책임
형사와 별개로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하나는 계좌입니다. 피해금이 들어온 계좌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급정지되고, 명의인의 다른 거래까지 제한될 수 있으며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절차가 이어집니다. 본인의 돈이 함께 묶여 있다면 그 부분을 구분해 달라고 이의를 제기하십시오. 다른 하나는 민사입니다. 형사에서 혐의가 없다고 정리되더라도 피해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민사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공동불법행위로 인정될 수 있어 책임의 폭이 형사보다 넓습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47조, 제30조, 제32조, 제13조 ·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49조 ·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4조, 제5조, 제7조 · 민법 제750조, 제76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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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돈이 어디서 왔는지 정말 몰랐는데 처벌되나요?
몰랐다는 것이 정황으로 인정되면 사기 방조는 부정될 수 있습니다. 친구의 설명이 담긴 대화 기록, 대가가 없었던 점, 한 번뿐이었던 점, 알고 난 뒤의 행동이 그 정황입니다.
대가를 안 받았는데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인가요?
대가 없이 빌려준 것도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처벌됩니다. 다만 몰랐고 알 수 없었다면 이 죄도 부정될 수 있으므로 인식을 증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 계좌가 정지됐는데 제 돈도 못 찾나요?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는 지급정지되고 환급 절차가 진행됩니다. 본인의 돈이 섞여 있다면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에 이의를 제기해 구분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친구와 먼저 이야기를 맞춰 두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말을 맞추는 것은 증거인멸로 평가되어 구속 사유가 되고 별도의 죄가 될 수 있습니다. 있는 기록을 그대로 보전하고 사실대로 진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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